김민선 기자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을 촬영한 여성과 이를 사주한 30대 남성이 체포됐다.

한동안 세상을 뜨겁게 달군 ‘워터파크 몰카’ 사건은 서울과 강원도의 유명 워터파크 여성탈의실을 몰래 촬영한 영상으로 피해 여성만 100여 명이 넘는다.

촬영 대가로 건당 100만 원을 받기로 했지만, 이것도 지켜지지 않아 고작 200만원 안팎의 돈을 받았다는 피의자 최 씨는 같은 여성의 성을 돈을 받고 판 파렴치한이면서 몰카 범죄에 이용된 피해자가 됐다.

그러나 여론은 사주한 남성보다, 몰카를 촬영한 최 씨에게 더 냉정했다. 비밀이 보장돼야 마땅한 장소에서 같은 여성이 양심을 저버린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몰카 범죄는 최근 5년 사이 6배 가까이 폭증하는 추세로, 매일 18건씩 일어나고 있다.

곳곳에 범죄를 예방하고, 24시간 녹화되는 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 일종의 몰카는 형태는 다르지만 여러 곳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몰카에 대한 낮은 처벌과 죄의식이 범죄를 부추긴다는 입장이다.

특히 범죄의 특성상 촬영물이란 결과물이 있기에 유죄 판결을 피하는 것은 어렵지만 강화된 성폭력특례법에도 불구하고,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뿐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하다.

몰카 범죄는 한번 피해를 보면 피해복구가 어렵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촬영이 범죄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이를 범죄라 여기지 않는 낮은 인식이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요즘은 휴대폰의 터치 한 번만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거리낌 없고,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카메라부터 들이밀고 보는 게 사실이다.

일종의 사생활 침해 논란도 일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기술이 양심을 벗어난 형태로 변화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초소형카메라, 스파이캠 등 검색만 하면 수많은 판매업자들의 인터넷 주소와 인기상품을 가격별로 쉽게 찾을 수 있고, 안경, 시계, 리모컨, 만년필 등에 장착된 초소형 카메라도 판매돼는 실정이다.

판매업체들은 국림전파연구원의 인증심사를 거쳐 판매가 허용된 합법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들어 제품홍보에 나서고, 소비자 역시 아무 제재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얼마 전 화재경보기로 위장한 몰카로 현관비밀번호를 알아내, 금품을 훔친 범죄도 발생했듯이 날로 진화하는 지능적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적인 부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양심을 지킨 사람들에게 양심냉장고를 주는 힐링프로였지만, 요즘 몰카는 남녀 가리지 않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심각한 범죄로 자리매김했다.

공중화장실을 갈 때 누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하고, 자신의 집에 들어갈 때도 번호 키를 가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것이다.

세상이 발전한 만큼 법적인 제도 역시 한 발 앞장서 바꿔야 하진 않을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태’는 이제 그만해야 할 때다.

물론 몰카범죄가 마음먹고 촬영하면 쉽게 발견되지도 않을뿐더러, 단속하기도 힘든 실정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판매 제재와 단속범위 확대 같은 노력이 필요하고,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퍼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재미나, 상업적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촬영하는 것은 범죄 행위다.

사람들의 인식개선과 강력한 처벌 기준을 통해 더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민선  sun25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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