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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 유채축제 속에 숨은 낙동강과 남강의 역사와 생태적 가치글, 사진 이인식 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4.04.11 20:23
길따라 볕쬐는 할머니

꽃비가 내린다. 하늘도 사람 사는 세상도 무겁다. 그래도 봄은 진심이다. 꽃을 피우고 민초들이 마음 줄 곳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애기 보듬고 만년교 위에서 활짝 웃으니 자연의 봄처럼 살아내자고 그 순간만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과 기후위기 공부를 하고 교정과 학교 근처 길거리에서 손팻말을 들고 외친다. "쓰레기를 줄이고, 전기를 아끼자" 돌아오는 길에 학교 앞 가게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선물하자, 아이들은 활짝 웃으며 맛있게 먹는다. 그 모습이 진정한 봄이다. 꽃은 져도 우리 아이들은 매일매일이 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하여 노인 세대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손주들이 살아갈 땅과 하늘을 맑고 아름답게 가구어야 하지 않겠는가?

봄날, 낙동강과 남강이 만든 유채축제
유채 축제가 한창 인 남지 용산마을 앞 낙동강에서 노을 내리는 남강을 바라보며 풍광에 취해 옛일을 생각한다. 1952년 임진왜란은 이 땅의 많은 재야선비들이 의병장으로 나섰다. 바다에서는 관군인 이순신이 육지에서는 곽재우, 고경명, 김면, 손인갑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낙동강을 깃점으로 전국 곳곳에서 고을을 지키면서 상호연대하여 나라와 백성을 구하는 데 앞장섰다. 대부분 선비(의병)들이 살고 있던 고향 땅 주변에서 게릴라 전을 펴면서 전선을 확대해 나갔다. 특히 낙동강을 따라 남강을 오르내리던 왜적들이 의령과 진주성에서 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유는 강변의 마을 곳곳에서 일어난 의병들이 1차 진주성 싸움에서는 모두가 연대하여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유채축제 장에서 맞은편 남강의 물줄기를 보면서 오른쪽 의령군 지정면 옛 기강나루 터에 위치한 손인갑과 곽재우의 나라사랑 흔적이 오늘따라 애절하다. 의령군 지정면의 유일한 등록문화재 보덕각과 쌍절각 있는 곳은 옛 기강나루터 자리이다. 이곳에서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 굽이치는 물길이 남지대교로 흘러간다. 맞은편 함안 대산면 용화산 기슭의 낙동강 가에는 합강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 기강 나루터는 낙동강 주물연진에서 올라오는 배가 계속 낙동강을 따라 올라가거나 방향을 틀어 남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수송로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임진왜란 때는 왜적이 진주성 공격을 위하여 보급로를 확보하여 의령을 거쳐 진주성으로 향하는 중요 거점 지역이었다. 이곳을 방어하지 못하면 물길을 따라 내륙 깊숙이 적군이 들어가게 되어 있다. 임진왜란의 역사적 기록들이 낙동강과 남강에서 일어난 당시의 처절했던 의병들의 기록이 관군들의 초기에 전란을 대비했던 행동을 압도한 것은 시대적 비극이지만 당대의 조선 재야선비들의 기개와 마을과 가문을 지키겠다는 가치와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 행동이었다.

영산 만년교 꽃비

유채축제 속에 선조의 역사가 숨어있다
강물은 무심히 흐르지만, 맞은편 용화산에 있는 반구정과 합강정을 바라보며 옛일을 회고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봄날 유채 축제를 즐기며 행복한 것은 선조들의 피와 가치 때문임을 알고 살아가야 한다. 유채 축제장에서 맞은편 용화산을 바라보며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역사도 되새겨 본다. 유채 축제 기간에 반구정을 보거나 반구정에서 유채 축제장을 내려다보는 풍광은 아름답고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의병장 곽재우와 함께 낙동강과 남강의 길목을 따라 임진, 정유재란 때 큰 공을 세운 선비의 공부방이다. 반구정은 낙동강과 남강이 합쳐서 용화산 산기슭을 휘감아 돌아 절경을 이룬다. 강물이 한 면을 깎아 기암절벽이 우뚝 솟는 영남의 명승지로, 낙동강변을 끼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한여름에는 강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아름다워 악앙루의 석양과 함께 함안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반구정 근처 합강정(合江亭)은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함안군에 있으며, 이곳은 낙동강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역사적인 장소이다. 합강정은 조임도(趙任道)라는 인물이 자연 속에서 독서하고 시를 읊으며 생활한 곳이다. 반구정(伴鷗亭)은 조방(趙邦)이 세운 정자로, 조방은 생육신 조려(趙旅)의 후손이며,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 곽재우 장군 휘하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합강정

낙동강이 역사, 생태 문화적 강으로 되살아나야
4월은 정치 사회적 안타까움과 그 슬픔을 극복하여 세상을 열어가는 역사적 사건으로 한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그러나 현존하는 낙동강의 흐름을 차단하고 곧 닥칠 여름 녹조로 수질악화로 질병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러도 경북, 대구의 기득권 정치 사회적 카르텔로 지구촌 기후위기시대에 민초들의 삶의 질을 위험 수준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적어도 보수집단이라고 해도 내 손주 세대가 살아갈 고향 땅과 물을 더럽혀 놓고 황혼을 맞을 것인가? 보수집단의 지식인을 비롯한 건강한 시민들은 91년 페놀 사건으로 구미에서 일어난 사건이 대구, 창원, 부산까지 얼마나 환경문제로 고통을 받았던가. 심지어 태어날 생명까지 제대로 역학조사 없이 임산부들에게 슬픔을 준 사실조차 지금은 슬그머니 잊혀졌다. 지금 대구 시민이라면 가장 큰 사회적 문제였던 페놀 사태를 재조명하고 현재 낙동강 흐름을 차단한 경북 대구 지역의 보 문제와 영주댐, 석포제철소가 내보낸 각종 중금속이 퇴적된 안동댐 문제 등을 깊이 들여다보고 사회적 과제로 풀어나가야 할 때다.

개인적으로는 수돗물에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얼마 전 썼던 글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4.10총선을 전후하여 특히 황혼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특별한 시대적 과제인 낙동강 물 문제가 단순한 수질 문제를 넘어 역사-생태 문제임을 상기하면서 함께 논의해가기를 제안해 본다. 예로부터 낙동강은 민중의 삶터였고, 역사를 품은 강이었다. 이제는 산업화-민주화-재자연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때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사회가 안정을 찾을 무렵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반구정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한 사람들이 모여서 뱃놀이를 즐긴 기록이 있다. "무리 중 한강, 여헌이 큰 별처럼 빛나니/ 아름다운 배가 곧 출발하려 하므로/망우당이 손을 이끌었네"라고. 선조들은 강 문화를 통해 나라가 어려울 때 강변에서 가문을 이루고 살았던 마을들이 선비정신을 발휘하여 일제가 침략할 때마다 의병을 일으키고 자금을 마련하여 나라를 지켜냈다.

합강정

낙동강 시대를 꿈꾸며
마침 엊그제 신문에 부산·경남 6개 지자체가 낙동강을 매개로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낙동강 시대'를 선언했다. 그 선언 내용의 핵심이 낙동강을 매개로 6개 도시가 모두 참여하는 문화·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낙동강을 마주하고 있는 지자체가 낙동강 뱃길 복원 추진 의지를 담아 '낙동강 시대' 선언식에 맞추어 부산시 북구 화명생태공원에서 생태 탐방 선을 타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 황산공원 물금선착장에 도착하기까지 다양하게 강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을 것이다. 한편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낙동강하구에서 잡은 어획물이 낙동강 상류까지 자유롭게 오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생기면서 강을 통한 물산의 이동은 멈추었다. 다행히 2019년부터 낙동강 하굿둑 수문이 열리면서 강 생태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문을 시범 개방한 전후로 은어, 연어, 뱀장어, 숭어, 문절망둑, 점농어, 농어 등 다양한 기수 어종이 포착되며 생태 소통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것을 관찰했다. 이 모습을 본 박형준 부산시장도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추진하면서 낙동강하구 생태계 복원사업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어린 연어와 동남참게 등을 방류하고, 철새들의 먹이인 새섬매자기 식재에도 나섰다. 더하여 낙동강하구 대표적인 생물 종인 재첩 복원을 위한 작업도 해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4월, 부산시는 2030년 엑스포를 앞두고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첫 부산 일정이 진행된 4일 오후 부산 사하구 을숙도생태공원으로 실사단을 초청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야외방생장에 서 있던 실사단 8명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관계자들 앞에서 큰고니 한 마리가 뒤뚱거리며 인공습지 쪽으로 걸어갔다. 이날 새 5마리를 직접 야생 방사한 실사단은 연신 “와우”란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고 한다. 생태공원 내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마친 철새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자연과의 지속가능한 삶’을 주제로 내건 부산엑스포의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벤트인 셈이었다. 부산시도 과거 을숙도 쓰레기 매립장을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전하여 2000년대부터 철새 서식 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됐다. 흙더미와 파밭 등을 걷어내고 습지와 생태탐방로 등을 설치했다. 이후 철새들이 다시 섬을 찾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이즈음에 창원시도 2006년 환경수도를 선언하며 산업도시를 친환경도시로 전환하는 아젠다를 당시 박완수 창원시장이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경상남도도 2008년 창원람사르협약총회 개최를 통해 주남저수지와 우포늪 등을 야생동물 서식지보호와 생태관광지로 이용하기 위한 정책을 실천한 경험이 있다. 다시 낙동강하구의 수문개방으로 은어가 밀양강으로 돌아오듯이 최소한 함안보라도 수시개방하여 은어와 연어 등이 남강과 황강에 돌아올 수 있도록 환경의 날을 맞아 경남도가 앞장서기를 간곡히 빌어본다. 나아가 경북, 대구-경남, 부산이 유럽의 라인강처럼 지자체간 상호협치를 통해 진정한 강을 어떻게 자연성을 유지하면서 식수원과 수변 생태공원으로 활용하여 사람과 야생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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