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하는 일은 공부다. 학생에게 공부는 단순히 ‘하는 일’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이니 곧 임무다. 그렇지만 모든 학생이 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요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이 공부를 못해도 걱정이 들지만, 공부를 하지 않으면 걱정은 태산이다. 특히 중고생 자녀를 둔 경우가 그렇다. 초로의 할머니가 찾아와 손자의 걱정을 늘어놓았다. 중학 2학년인 손자가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는데, 중학교에 들어가더니 공부와 담을 쌓는다고 했다. 공부를 안 하는 것도 걱정이지만 툭하면 학교를 가지 않고 불량스런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놀고 다니다 밤늦게 들어오는가 하면 외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심지어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도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그 부모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손자의 사주를 살피니 그는 작년과 올해는 공부는 뒷전이고 노는 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운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었다. 향후 2년은 더 흉하여 사고를 쳐서 경찰서를 들락거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고 2학년부터는 공부에 매진하여 성적을 쑥쑥 올려 대학 진학이 문제없는 때가 오므로, 올해를 포함한 3년 동안의 생활만 잘 다스려 지도해주라고 조언을 해드렸다. 
 그리고 본디 마음이 여리고 심약하니 나무람보다는 격려와 칭찬으로 대하고, 우유부단하여 친구의 꾐에 빠지기 쉬우니 자신감과 자존감을 심어주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고 3년 아들을 둔 아버지가 찾아왔다. 아들이 초등 때부터 공부는 젬병이어서 공부와 담을 쌓더니 중학 진학할 무렵 느닷없이 예능 방면으로 가겠다고 해서 밀어주었단다. 그런데 이마저 소홀히 한 채 노는 것을 좋아하고 가출도 하곤 하더니 대학 입학을 앞두고는 진로를 또 바꾸겠다고 하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생의 명운(命運) 역시 초등생 때부터 21세까지는 공부에 관심이 없는 시기에 봉착해 있었다. 다만 40세 이후는 학습이 잘 되고 인생이 순항하므로, 앞만 보는 학부모의 마음이 아니라 멀리 보는 부모의 마음으로 지도 편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었다.  그럼, 앞의 두 학생은 왜 공부를 안 할까?
 공부에 해당하는 코드 중 하나가 학문에 해당하는 인성(印星)이다. 이것이 제 기능을 못 하는 운을 맞이하면 아무리 좋은 머리를 타고나도 공부에 흥미가 없다. 인성이 제 기능을 못 하도록 방해하는 코드 중 하나가 재성(財星)인데, 재성은 재물과 유흥에 관계되는 코드로서 인성을 가차 없이 파괴한다. 중학생은 2년 동안 재성이 인성을 파괴되는 운이 와서 그랬고, 고등학생은 무려 20년 동안 재성이 인성을 박살내는 운이 와서 그랬다.   자녀가 공부에 애착을 보이지 않으면 학문성인 인성의 동태를 살펴서 답을 찾아야 한다. 공부에 계속 매달려야 할지, 기술 쪽으로 가야 할지, 일찌감치 장사 쪽으로 가야 할지 진로를 모색하고 좋은 때는 언제 오는지를 탐색해 주는 것이 부모의 임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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