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우리나라 차의 역사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전 고조선 시대(BC2333~108년)부터 차를 마셨으며 삼국유사<가락국기>에 허 왕후(김수로왕의 비)가 예물로 차 씨앗을 들여왔다(남방전래설)는 기록이 있지만, 삼국사기 신라 흥덕왕 3년 828년에 대렴이 당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차 씨앗을 들여와 왕명에 의해 지리산 남쪽 지방에 심었다는 기록을 정설(북방 전래설)로 본다.

 1)가 야
  삼국유사<가락국기>에 낙동강 하류에 있는 가야(BC1C~AD562) 지방에는 일찍부터 음다飮茶 풍속이 있었으며, 한국 차나무의 기원을 설명한(죽로차 : 대나무밭에서 자란 찻잎) 이능화(1869~1943)의 조선 불교 통사(1918)에서“AD 48년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비(우리나라 최초의 국제결혼) 허 왕후가 차 씨를 인도(아유타국)에서 가져와 김해 백월산에 심었다.” 그리고 “신라 30대 문무왕(원년661)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묘에 제사를 지내라“ 라고 하여 차를 사용한 기록이 있으며 그 이후로 왕의 제사에서는 왕명王命으로 술과 단술을 빚고 떡, 밥, 차, 과일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올렸다고 한다.

 2)고구려
  지리적으로 중국과 인접하여 차가 일찍 전래되었고, 불교와 도교가 들어오면서 차 문화도 발전되었다, 그러나 기후 조건으로 보면 차는 생산될 수 없었고 중국, 신라, 백제에서 차를 들여와서 마셨다고 볼 수 있고, 고구려는 중국과 인접하여 고구려 벽화에는 찻잔을 들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3)백제
  백제는 중국의 문물을 신라보다 일찍 받아들여 수준 높은 차 문화가 있었다고 짐작하나 문헌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고, 백제의 땅이던 전라도가 오늘까지도 차의 주생산지인 것으로 보아 차가 성행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차와 茶具를 일본에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4)신라
  일찍이 차를 마셨던 가야를 흡수한 신라는 일반 백성들도 차를 기호 음료로 즐겨 마셨을 것이며, 흥덕왕 3년 대렴이 당나라 사신으로 가져온 차 씨앗을 심어 이때부터 차 문화가 성행하게 되었다.
  신라의 차 문화는 국선도와 불교의 영향으로 화랑, 승려 등에게 귀하게 여겨졌으며 화랑은 심신을 단련하기 위해 산천을 주유周遊하는 가운데 야외용 다구를 이용해서 차를 끓여 마셨으며, 이들이 남긴 흔적은 경포대와 한송정이 있고 차를 끓여 마셨다는 것은 문인들이 남긴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승려들은 차를 귀하게 여겨 부처님께 공양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는 차인으로는 원효, 김교각, 설총, 보천과 효명태자, 충담사, 최치원 등이 있다. 신라 경덕왕 때 충담사가 삼짇날 다구가 들어 있는 벚나무 통을 짊어지고 남산에 올라 차를 달여 삼화령 미륵 세존에게 공양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5)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융성과 더불어 우리나라 차 문화의 전성기로서 왕과 귀족, 관리, 백성들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차를 즐겨 마셨다.
  차는 귀중한 예물로 왕이 신하에게 하사下賜 하였으며, 궁중의 여러 행사를 준비하는 다방(茶房;문종 원년 1047년 고려사에 기록)이라는 관청을 두었고, 일반 백성들이 차를 사서 마실 수 있는 다점茶店을 설치하여 차를 마시는 풍속이 사회 전반에 성행하였으며 국가적 차원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다시제도)을 갖도록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뇌원차는 병차餠茶(떡차)로 맷돌에 갈아 썼으며 기록상 최초의 상품명이며, 그리고 송나라에서 수입된 차도 많이 쓰였으며 귀족과 문인사회에도 음다飮茶풍속이 매우 성행하여 명석茗席(찻자리)을 마련하여 여러 사람이 모여 차를 마시며 담소하기도 하였고,
  이규보, 이인로, 정몽주, 이색 등의 차인들은 차 생활의 멋과 풍류를 다시茶詩로 표현하였으며 지금까지 많은 다시가 남아 있다.

 6)조선시대
  조선 초기에는 고려시대에 행해지던 헌다를 이어받아 왕실과 조정의 의례儀禮에서도 차가 사용되었고, 제사祭祠, 혼례婚禮, 사당祠堂의 제례 祭禮 등에 차를 올리는 헌다獻茶의 법도가 있어 양반 관료 사회에 음다 풍속이 성행되었다.
  숭유억불 정책으로 선비들의 소박한 음다 풍습이 시행되기도 하였고, 사헌부의 다시청茶時廳에 관원들이 날마다 한 번씩 모였으며(낮에 모이면, 다시茶時, 밤에 모이면 야다시夜茶時 차를 마시면서 중요한 공사公事를 의논하였다) 김시습金時習(1435~1498), 김종직金宗直(1431~ 1492)등 유학자들은 그들의 윤리 의식에 차를 유입하여 충절이나 정절을 나타냈다.
  특히 한재寒齋 이목李穆(1471~1498;조선 성종~연산군 시대의 문인)은 1498년 무오사화 때 27세의 일기로 안타깝게 순직하였지만 “다부茶賦”를 저술하여 차에 대하여 깊이 논論 하였으며 우리나라 차의 정신精神인 선비정신을 일깨워준 차인 茶人이었다.
  우리나라 차 문화의 전성기는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융성으로 사찰에서 스님들이 주로 많이 마셨고 사찰에서 관리하던 차밭도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의 정책으로 사찰을 억압하면서 그동안 사찰에서 관리하던 차밭이 엉망이 되기 시작했고 임진왜란(1592년 선조 25년∼1598년 선조 31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를 침입한 일본과의 싸움) 이후에는 차에 대한 세금 징수까지 더해지면서 열악한 시장과 도로교통 부족 때문에 좋은 차를 생산하더라도 소비할 수요자층에게 전달 판매하기가 어려웠고 결국 농민은 차밭을 불태워 버리고 농사를 지었으며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수질이 좋아서 흐르는 깨끗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었기에 굳이 차를 끓일 이유도 없었으며 우리나라의 차 문화가 발전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동아시아에서 차 문화는 불교계와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불교가 위축된 조선시대의 영향으로 차 문화가 일상 속으로 완벽하게 스며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는 성행하지 못한 편이다. 
  차나무는 원래 아열대식물인 관계로 기온이 높은 중국의 남부지방, 일본의 규슈, 시코쿠 등 남부지방에서 차 재배가 성행하였으며 우리나라에는 전남 보성이나 경남 하동지역에서 재배되어 차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우리나라의 차 문화가 사찰과 일부 사대부들에 의해 계속 유지 계승되어 오다가 그 당시 차가 얼마나 고가품이었는지 다른 모든 음식은 하인들이 만들었지만, 찻잎만은 주인이 직접 다루며 잠금장치가 딸린 차(茶) 전용 보관 상자까지 두었으며, 한번 사용한 찻잎을 다시 말려서 재사용은 기본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난 것은 19c 다산 정약용(1762년 영조 38년~1836년 헌종 2년 조선 후기 실학자)이나 초의선사(1786년 정조 10년~1866년 고종 3년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하신 분 그래서 다성茶聖이라고 함)와 같은 인물이 나타난 뒤부터이다.

※ 조선 후기 차 문화 발전의 주인공이신 다산-초의-추사
 ○다산 정약용 : 차에 대한 저서 다신계절목茶神契節目, 각다고&#20629;茶考, 걸명소乞茗疏, 아언각비雅言覺非, 부풍향차보扶風香茶譜를 비롯하여 다시茶詩와 茶에 관한 글 40여 편을 지었던 조선 후기의 대표적 실학자이다.

 ○초의선사 : 동다송東茶頌, 다신전 茶神傳 등 외 차에 대한 저서가 있고 동다송에서 차의 여러 효능을 통해서 우리나라 차가 중국의 차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칭송했으며, 초의 선禪 사상은 다선일미茶禪一味로 집약된다, 그의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은 차를 마시되 법희선열法喜禪悅을 맛본다는 것이다.
  즉 부처님의 진리(法)와 명상(禪)의 기쁨이 차에 다 녹아 있다는 것 그는 “차의 진예塵穢(더러운 티끌 먼지)없는 정기精氣를 마시거늘 어찌 큰 도를 이룰 날이 멀다고만 하겠는가!” 초의에게는 &#56194;&#56402;茶와 禪이 둘이 아니고, 詩와 禪이 둘이 아니다&#56194;&#56403;라며 차 생활을 몸소 실천하신 진정한 차인 이시다.

 ○추사 김정희 :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 항상 차를 마셨고, 제주도 유배 시절에는 차나무를 직접 심어 가꾸었다고 한다, 다성茶聖 초의와, 서성書聖 추사와의 교우는 각별하여 평생을 통해 지속되었던 茶道伴도반으로 유명하다.
 ○이덕리 : 200여 년 만에 알려진 동다기東茶記(18C 정약용이 감탄한 비운의 실학자), 19세에 처음 차와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당시 중국과 일본에서는 차 문화가 발달해 차가 생필품 수준이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대중화되지 않은 시기에 동다기를 통하여 차를 알리는데 일조한 인물이다.
 ○한재 이목 : 우리나라 최초의 차 전문서에 해당하는 ‘다부茶賦‘를 지어 남겼으며 차인들이 이루어야 할 상태인 다심일여茶心一如의 경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술의 문화가 상당히 발달하였고 한국인들에게는 커피가 차의 자리를 크게 대체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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