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아름다움과 전통이 살아 숨쉬는 안동 하회마을 
부용정에 올라야 하회마을을 봤다 할수 있어
옥연정사와 겸암정사를 잇는 잔도길(개비리길)

오종식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

부용대서 본 하회마을 전경

○ 물돌이동, 하회마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회마을은 풍산류씨들이 600여 년간 대를 이어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 같은 성씨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기와집과 초가가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조선 시대 유학자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이다.
마을 이름을 하회(河回)라 한 것은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 안고 돌아 흐르는 데서 유래되었다. 풍수지리적으로 태극형(太極形) ·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 행주형(行舟形) 형국이다. 조선 시대부터 사람 살기 가장 좋은 곳으로 유명했다. 
마을 동쪽 태백산에서 뻗어 나온 화산(花山, 271m)이 있다. 그 화산 줄기가 낮은 구릉을 만들면서 마을 서쪽 끝까지 뻗어있는데, 6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마을의 가장 높은 중심부다.
집들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강을 향해 있어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 한국의 다른 마을의 집들이 정남향 또는 동남향을 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큰 기와집을 중심으로 초가들이 원형으로 둘러져 있다. 하회마을은 서민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 ‘선유줄불놀이’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생활문화와 옛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출처 : 하회마을 홈페이지)

하회마을 가을

부용대 정상

○ 부용대(芙蓉臺)
부용대는 부용(=연꽃)을 보는 언덕이다. 
하회마을은 풍수지리에서 땅의 모양이 물 위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 즉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 형국이다.
부용대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마을이 물 위에 떠 있는 한 송이 연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낙동강이 굽이쳐 마을을 휘돌아 나가는 모습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순천만 용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란 갈대군락이 연상된다. 새들이 창공을 날아올라 내려다보는 모습이 조감도(鳥瞰圖)다. 
부용대에 올라서면 내가 한 마리 새가 되어 내려다보는 풍경이 된다. 
역시 멋있고 의미 있는 것들은 배운 자들의 차지다.
부용대를 오르는 길은 옥연정사 옆 화천서원 담장을 끼고 오르는 길과 반대편 겸암정사에서 오르는 길 두 곳이 있다.

화천서원 담장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 약 300ｍ 오르막 산길을 오르면 된다. 

부용대는 강물이 깎아 만든 절벽이다. 처음 북쪽 언덕, 북애(北厓)라 했다.
부용대 절벽의 암석은 제법 큰 자갈돌, 모래 등이 섞여 만들어진 퇴적암의 한 종류 역암 지대(礫巖地帶)다.
부용대 정상에 서면 뱀이 기어가는 모습의 사행천(蛇行川) 낙동강과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답사 전문가들은 부용대에 올라야 하회마을에 가 보았다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진정한 한국 내셔널 지오그래픽(Korean National Geographic)이다.
한 곳에만 눈길을 주지 말고 파노라마로 봐야 한다. 시선을 고정하고 조금씩 방향을 바꿔가며 천천히 둘러보면 경관이 제대로 볼 수 있다. 자연을 가슴에 담는 방법 중 하나다.

하회마을 여름 풍경

○ 만송정(萬松亭) 숲

하회마을 비보숲 만송정

하회마을 북서쪽은 강을 따라 넓은 모래밭 있다. 그 모래밭에 조선 선조 때 서애 류성룡의 형인 류운룡이 심은 소나무숲이 있다. 만그루를 심어 만송정이다.

비보(裨補)숲으로 강 건너 절벽 부용대(芙蓉臺)의 거친 기운을 완화하고 북서쪽의 허한 기운을 메우기 위함이다.

비보기능 외에 홍수와 겨울의 북서풍을 막아주는 방풍(防風)기능, 모래를 막는 방사(防沙)기능은 물론 마을의 휴식·문화공간을 만들어 주는 고마운 숲이다.

숲에는 90~150년 된 소나무 100여 그루와 마을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심는 작은 소나무들이 함께 자란다.

소나무는 건조하고 척박한 자갈 섞인 모래밭에서 잘 자라는 개척식물(선구식물)이다. 그래서 마을 앞 모래밭의 비보림과 방풍림은 대부분 소나무다. 

○ 선유줄불놀이
북애(北崖)란 하회마을 북쪽에 있는 언덕이란 뜻이다. 하회마을 출신인 서애 류성룡 선생은 호는 북애라 하지 않고 서애(西厓)라 했다. 
부용대는 선유줄불놀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부용대(높이 80m)에서 강 건너 만송정(200여m)까지 긴 동아줄 5가닥을 건다. 만송정에서 밧줄에 쑥 심지에 불을 붙인 45cm 정도의 숯 봉지를 1m 간격으로 매단다. 부용대에서 불붙은 숯 봉지가 달린 밧줄을 끌어 올리는 놀이다.
1,200개의 불붙은 숯 봉지가 타며 불붙은 숯이 강 위로 떨어지면 만송정과 부용대을 잇는 낙동강이 불꽃놀이로 일대 장관을 이룬다.
함안 이수정 낙화놀이와 비슷한 조선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놀이다. 

○ 하회 16경과 잔도(棧道, 개비리길)

8경 道棧行人(도잔행인), 잔도로 지나는 나그네

부용대 절벽에 숨어있는 개비리길 

조선 시대 하회마을의 대표적 그림은 이의성의 하외도(李義聲 河隈圖) 10폭 병풍 속 제6곡 하회(河回)이다. 하외(河隈)는 하회를 말한다.

6곡 하회도로 하회 16경을 표시했다.

​하회16경은 류성룡의 손자 졸재 유원석(拙齋 柳元之, 1598~1674)의 저서 졸재집(拙齋集)에 있다. 졸재집 권 12 겸암옥연이정사16경기(謙庵玉淵二精舍十六景記)에 하회마을의 16곳의 경치와 위치, 모양등이 적혀 있다.

하회마을의 전체 모습과 하회16경에 대한 이름의 유래까지 설명해 놓았다. 하회16경 중 도잔행인은 강변 벼랑길인 개 비리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를 8경으로 꼽았다.

졸재는 황간·진안 등지의 현감을 지냈고 화천서원에 모시고 있다.

「⑧ 道棧行人(도잔행인) : 잔도로 지나는 나그네, 棧在村西 江外 紆數里(서쪽 강 건너 비탈에 몇 마장 길이로 놓인 잔도)」

잔도(棧道)는 옥연정사~겸암정사를 잇는 절벽 길로 형제간의 따뜻한 정을 이어주는 상징적인 길이다. 층길 또는 친길이라고 부른다. 이 길은 500여 미터로 한 사람이 겨우 발을 디딜 정도의 길인데 서애 선생이 아침저녁으로 형인 겸암 선생이 있는 겸암정사로 인사를 하러 다녔다. 

이처럼 절벽 벼랑에 나 있는 길은 개비리길, 벼리길, 비렁길, 피랑길 등으로 불린다. 한자로 견천(犬遷, 합천 호연정 앞), 개연(介硯, 난중일기), 잔도(棧道, 중국에서 선반처럼 달아서 낸 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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