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지질학)

산 그림자에 묻힌 따오기 모습은 한편의 수묵화다. 늪이 얼었다. 밤새 웅크리고 깊은 잠 들지 못한 큰고니와 기러기들이 날이 밝자 얼음 판 위에서 편안하게 잠들어 있다. 오전 10시부터 어둠이 내린 시간까지 늪 가를 걷고. 장 교수와 함께 온 대학원생들을 비밀의 정원으로 안내했다. 작은 연못가에 앉아 자연 명상을 하면서 너무 기쁜 감동을 쏟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동네 카페에서 세미나까지 마치고 돌아가는 분들을 배웅하고, 노을이 내리는 시간에 다시 늪으로 들었다. 우포늪에서 걷고 겨울 철새들을 보고 세미나까지 마치고 돌아가면서 내년 4월에 다시 대학원생들과 오겠다고 한다. 우포에서 1박 2일 동안 저녁노을과 아침 햇살을 느끼며 공부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마을에서 먹고 자고 자연 안에서 쉴 수 있도록 부탁하고 떠났다. 이런 것이 내용 있는 생태관광의 한 유형이다. 본인들이 스스로 느끼고 감동할 때 다시 방문하고 싶은 셈이다. 다음 날 청소년 쉼터 아이들도 "쓰러진 왕버들 가지에서 뿌리를 내려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내 자리에서 꼭 무엇인가를 해내겠다." 는 다짐을 하는 모습도 우포늪에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인연들이 나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 간다. 어둠이 내린 왕버들 가지에 따오기들도 쉴 곳을 찾아 날아들고 있다. 늪안의 기러기류와 고니류의 청아한 울음소리에 온몸이 물결치는 밤이다. 낮에 생태관 앞 잔디밭에서 사뿐사뿐 춤사위로 오가는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따오기 춤도 보기 좋았다. 도심에서 우포에 들어 예인으로서 살구꽃 내음처럼 고운 몸짓이 고맙고 아름다운 나빌레라. “선생님처럼 자연에 진 빚을 갚으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 많았으면 합니다.”라는 댓글처럼 우포에는 그런 사람들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따오기 산 그림자

우포에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사는 분들을 본다.
2박 3일 동안 제주교육청이 주관한 2023년 아시아 습지 학교 네트워크 창립 준비 국제 워크숍이 있었다. 필자도 자문위원 자격으로 다녀왔다. 이 자리는 경남교육청과학교육원 우포생태교육원,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와 공동으로 여는 이번 워크숍에는 중국, 일본,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필리핀, 태국 등 8개국 습지 관련 관계자가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경남·인천·전남·제주교육청 소속 27개 습지 학교와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등이 참여하는 '한국 습지 학교 네트워크'를 비롯해 환경부 관계자, 전국 시도교육청 기후환경교육 업무 담당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제14차 람사르 총회 습지 교육 결의문 이행 현황과 습지 교육 사례를 공유와 제주의 뛰어난 자연환경 현장을 방문하였다. 이 자리에서 2024년 아시아 습지 학교 네트워크 창립식 일정과 프로그램 협의, 아시아 습지 학교 네트워크 규정 검토, 습지 교육·생태환경교육 관련 강연, 제주 생태교육 현장방문과 교류 활동 등도 이뤄졌다. 특히 나라별 공교육 과정에서 습지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 발표는 8개국 현장 교원들과 관계자들이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아시아 습지 학교 네트워크를 통해 공교육에서의 습지 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류와 협력이 확대되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편 나라별 참가자들은 학교 교육과정 안에서 습지 교육이 확대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인천 발표에서는 교사가 새가 좋아 학교까지 옮기면서 학교 앞 하천에 저어새가 둥지를 트도록 만든 인공섬을 아이들과 관찰하면서 지역의 환경-예술단체와 함께 저어새 축제에 참여하여 환경의식을 높힌 발표는 좋았다. 제주 교사는 제비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제주에 모여 머무는 모습관찰 기록과 아이들과 학교 벽 공간을 제비의 활동을 디자인하여 아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자신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즐거움도 소개했다. 더하여 이런 활동에 더하여 기후위기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채식 급식과 제비로 연결된 지역의 생태관광으로 이어지는 ‘교육공동체 제주 갯벌 생태 체험 활동’까지 진화하고 있다. 캄보디아 교원은 캄보디아 사원을 보여주면서 “캄보디아 하면 어떤 국가 이미지가 떠오릅니까?”라고 묻는다. ‘킬링필더’를 생각하나요? 아니면 자연환경과 사원이 아름다운 나라로 인식하는지를 묻는다. 150만 명이 킬링필더로 목숨을 잃은 나라이다. 그럼에도 교사는 캄보디아 국가 30%가 습지라고 소개한다. 생물다양성이 큰 국가로서국가 중심에 톤레샵이라는 큰 호수습지가 자리 잡고 있다. 메콩강 하류로 흐르는 습지가 삶의 터전이고 지역사회 역량 강화를 통해 국립공원, 람사르지역 보호 논의, 습지 탐험, 조사로 서식지를 보전하면서 아이들은 등굣길에 작은 배에 플라스틱을 모아서 학교로 가는 사진을 보여줄 때 참가자들은 캄보디아의 미래를 응원했다. 필리핀은 청년 생태 그룹이 호수 보전을 위하여 생태보전 활동을 하면서 2012년부터는 재난 위험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매뉴얼에 따라 에코 캠프 3일간을 개최한다. 학교와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에코 캠프는 수질 모니터링을 배운 것을 프리젠테이션으로 발표하고 시와 음악 등 다양한 예술활동까지 진행하여 참가자들이 열띤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재난에 취약한 지역의 학교방문을 통하여 청소, 페인팅. 리사이클링 행동을 같이 한다. 이 캠프는 다음해 활동 계획도 세우면서 졸업 후에도 함께 행동한다. 페북 그룹 만들어 지속적인 행동과 재난 경감 프로젝트를 지방 정부 재정 지원으로 지속적으로 이어나간다는 발표에 박수를 많이 쳤다. 몽골도 학교교육과 지역사회 생태교육을 통하여 “몽골리아-Why wetland? 322개 하천이 말라가고 있다며...” 지구적 협력과 자체 물 문제에 대한 생태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태국, 중국, 일본은 비교적 습지환경교육이 오랫동안 잘 진행된 곳이어서 함께한 나라들이 교류 프로그램으로 공유해 가는 배움 나눔이 있었다. 내년에 중국에서 아시아 습지학교 창립식과 많은 참가국이 공교육 내에 좋은 프로그램들을 공유할 기회를 기대하면서 현장방문으로 이어졌다.

장원 따오기 춤

제주의 곶자왈은 제주 삶의 모습이다
곶자왈 지역에 보면, 이런 숲과 자왈이 다 공존을 한다라고 하는 특징이 있다. 과거에 곶자왈 지역이 여러 가지 용도로 이용을 하다 보니까, 나무를 베어서 없애버린 지역들이 꽤 많아 또 제주도 봄철 가을철 되면 산불이 과거에는 많이 났습니다. 진드기를 구제하려고 일부러 불도 질렀다. 일부러 그러다 보면 나무들도 타고 뭐 이렇게 되니까. 글자 그대로 곶자왈 지역에 원시림은 없는 거죠. “지금 돌무더기 위에 나무가 뿌리 내려왔고 뿌리들이 이렇게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모습들을 잘 볼 수가 있죠.” 곶자왈의 식생의 삶에 어떤 상태는 제주도민들이 과거에 살았던 정말 척박하고 정말 불모지 같은 땅에서 살았던 그런 제주 선인들의 삶의 모습 하고 비슷합니다. 어떻게 보면 조건이 안 좋은 극한 환경에서 지금 나무들이 자라고 있지요. 그래서 나중에 가다 보시면, 뭐 더 말씀드릴 기회가 있습니다만 뿌리의 모양들도 아주 제멋대로 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런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들도 나타납니다. 제주 곶자왈 공유화 재단 대표는 지질학 전공이다. 함께한 식물전공 안내자까지 방문객들에게 친절하고 세밀하게 안내하며 언젠가는 곶자왈도 원시림이 될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런 분들이 있어 진심으로 고맙다.

우포 황새 두마리 눈빛

부곡에서 어니언스 임창제 가수가 ‘편지’를 부른다
"정호의 대표곡이 ‘하얀 나비’잖아요. 그래서 ‘하얀 나비 가요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가요제를 통해 정호의 노래처럼 한국 정서를 담은 노래가 많이 나오면 많은 사람을 울게 할 것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이 분노만 하지, 울지는 못하잖아요. 울어야 한이 풀리거든요.” 임창제(어니언스)가 김정호의 '하얀나비'를 불렀다. 김정호가 살아있을 때, 유일하게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였다고 한다. 하얀 나비는 '궁상각치우'-도레미솔라 음계를 바탕으로 한 노래라는 설명까지 하면서 김정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평소 대중들이 모이는 곳에 잘 가지 않는 편이지만, 친구들과 김해에서 모임을 마치고, 부곡 온천을 지나는데 임창제 가수가 왔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워낙 좋아했던 어니언스 그룹의 '편지'를 임창제가 부르리라는 추측을 하면서 밤 기온이 참에도 불구하고 부곡 야외공연장에 공급되는 온천물에 발을 담그고 편지와 ‘하얀 나비’를 몸짓하며 들었다. 그 세월도 40년 만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김정호의 삶을 반추하는 음악과 살아생전 인터뷰를 들으며 지난 추억을 한 가닥 건져내며, 내 친구 선동이가 교대 시절 통기타 들고 위의 노래를 좋아했던 50년 세월도 밤하늘에 별처럼 초롱초롱하다. 오늘 모임에서도 남은 시간을 자주 보고 우정을 더 깊게 나누자고 다짐하며 헤어졌다. 친구들이 챙겨준 반찬과 싱싱한 채소, 과일까지 받아 돌아오면서 기분이 좋았는데, 임창제 노래를 통해 김정호가 국악에 바탕을 둔 노래를 작곡하고 단순한 외국 통기타 문화가 아닌 자생적인 통기타 곡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론가의 이야기도 머리에 새겼다. "김정호는 우리 민요와 판소리 전통 선율을 바탕으로 한 노래를 탄식하듯 애절하게 불렀다. 외할아버지인 국창 박동실과 어머니인 판소리 소리꾼 박숙자 명창에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토요일 저녁 임창제 공연을 마칠 즈음에는 78도 부곡 온천의 열기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오가며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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