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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1,300리 누각과 정자 이야기(14회)예천 선몽대(仙蒙臺)와 종선정(種善亭)
비사벌뉴스 | 승인 2023.11.08 15:51

오종식 창녕군 문화관광해설사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노는 꿈을 꾸었다는 선몽대
굶는 백성에게 음식 주고, 농민에게 무료로 씨를 주는 선행을 베푼 종선정

선몽대의 봄 품경

○ 예천 선몽대(仙蒙臺)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노는 꿈을 꾸었다는 선몽대의 경치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황의 종손(從孫)이자 제자였던 우암(遇巖) 이열도(李閱道, 1538~1591)가 예천 호명면 백송리에 명종 때 선몽대(仙夢臺)를 지었다.
퇴계 선생은 선생은 직접 편액을 쓰고 〈선몽대란 제목을 지어 부치다(寄題仙夢臺)〉라는 시를 지어 보냈다.

松老高臺揷翠虛 노송과 높은 누대는 푸른 하늘에 솟아 있고
白沙靑壁畵難如 강변의 흰 모래와 푸른 절벽은 그리기도 어렵구나!
吾今夜夜凭仙夢 나는 이제 밤마다 선몽대에 기대서니
莫恨前時趁賞疎 예전에 이런 경치 감상하지 못한 것을 한탄하지 않노라.

시의 내용은 선몽대의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하는 글로 가득 차 있다. 모래 샛강으로 흐르는 맑은 내성천, 사방에 넓게 펼쳐져 있는 금빛 은빛 백사장이 눈부시다. 강변 모래밭 언덕, 사력지(沙礫地)의 늘 푸른 소나무 숲이 장관이다. 
소나무 숲을 지나 내성천 강 어깨 바위에 걸터앉은 아름다운 자태의 정자는 현실 세계를 초월한 선몽대의 이름과 어울린다.

선몽대는 1563년(명종 18)에 창건되었다. 정자 안에는 당대의 석학인 퇴계 이황, 약포 정탁, 서애 류성룡, 청음 김상헌, 한음 이덕형, 학봉 김성일 등의 친필시가 목판에 새겨져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내성천 건너에서 본 선몽대 가을풍경

뛰어난 경관과 퇴계의 학풍이 이어지는 선몽대를 많은 선비를 불러 모았을 것으로 보인다. 
선몽대 앞을 흐르는 내성천 우리나라 하천의 원형이다. 깨끗한 모래 사이를 흐르는 푸른 내성천의 물은 수많은 한국 고유의 생명을 키우고 품었다. 
산지가 많은 지형상 물을 굽이돌아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어 경관을 완성한다. 필자가 자랐던 계성천의 모습과도 흡사했다.
모래 샛강은 희수마자, 모래무지, 기름종개 같은 토종물고기의 서식처며 물을 깨끗하게 걸러주는 천연필터 역할을 하여 사시사철 수정같이 맑은 물을 선물한다.

선몽대 앞 소나무 숲은 사람이 가꾼 숲이다. 
하천변 언덕의 모래와 자갈이 섞인 땅을 사력지(沙礫地)라 부른다. 
사력지는 건조하고 척박하여서 다른 식물들이 자라기 어려운 땅이다. 소나무, 느티나무 등은 잘 적응해서 자란다. 특히 소나무를 선구식물 또는 개척 식물이라 부르는 이유다. 
이런 숲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사람들이 밟는 힘으로 땅이 단단해져 토양의 산소공급을 방해해 나무의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선몽대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소나무 숲은 아름다움과 함께 선몽대와 뒤편의 백송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우리 선조들의 풍수 사상이 깃든 전통적인 마을 숲이다. 
백송마을의 물길이 내성천으로 흘러 나가는 물을 보이지 않게 막아주는 수구막이로 조성된 비보 숲이다. 100~200여 년 수령의 소나무, 은행나무, 버드나무, 향나무 등이 평화롭게 숲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 종선정(種善亭)
굶는 백성에게 음식 주고, 농민에게 무료로 씨를 주는 선행을 베푼 종선정

종선대 모습

종선정은 봉화군 상운면에 있는 눈여겨 볼만한 정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곳이죠. 
경치가 좋거나 주변 환경이 뛰어난 곳이 아닙니다. 제가 굳이 소개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한 선비를 기리는 정자이기 때문입니다.

종선정은 경화 금응석(琴應石,1508-1583)선생의 선행을 기리려고 마을 사람들이 세운 정자이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곳입니다. 
당시 가뭄이 심하고 농사가 흉년이 계속되어 마을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고 농사지을 종자(씨앗)도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금응석 선생님이 굶주린 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눠 주고, 농민들에게 종자를 주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주었죠. 
마을 사람들이 은혜를 잊지 않고 돈을 모아 정자를 지었다고 합니다.
이황 선생님이 이 사실을 알고 씨앗을 나누어 준 선행을 기린다는 뜻으로 종선정이라 이름을 짓고 직접 쓴 현판을 주었다 한다.

종선대의 가을(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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