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에 겨울철새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1일을 시작으로 오리류와 기러기류들이 늪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10.22일 현재 큰고니와 노랑부리저어새가 각각 50마리가 찾아왔고, 기러기류는 500여마리에 이른다. 특히 해마다 나는 큰부리큰기러기가 늪에 처음 도착하여 물밤(말밤)을 물속에서 찾아내어 껍질을 와삭와삭 씹는 모습이 너무 좋다. 우포늪의 식물들이 여름 내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물밤을 먹으면서 겨울을 나는 매일 눈여겨 보면서 입가에 물밤 안의 하얀 분말이 입가에 묻어있는 모습은 가족의 밥상을 생각한다. 매일 늪을 관찰하며 혼자 미소 지으며 가족처럼 느끼는 순간이 늪이 차려놓은 밥상 앞에서 식사하는 겨울철새 행동이다.

큰부리큰기러기는 우포늪의 자연유산이다.
우포늪에는 일반 기러기보다 짙은 갈색을 띠며 부리는 검은색이나 끝 가까이에 등황색 띠가 있는 큰부리큰기러기들이 매년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국제적으로 보호되는 큰부리큰기러기는 늪 안의 펄에 고개를 깊숙하게 박고 펄을 뒤집으며 물풀의 부리와 열매, 줄기를 먹이로 한다. 우포늪의 겨울철에 도래한 큰부리큰기러기는 99년, 당시 4500마리에서 5000마리 정도였던 것이, 지난 2007년 이후, 3500마리 선으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큰부리큰기러기 개체수가 줄고 있는 것은 우포늪 안의 겨울철 물높이와 관련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여름철에 무성하게 자란 물 속 식물들이 있어 물높이만 잘 조절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다. 마름의 열매인 물밤과 줄풀, 매자기 등은 큰기러기들의 먹이가 되는 것이다. 특히 우포늪에 매년 4000여 마리가 찾아왔던 큰기러기는 영어로 Bean Goose로 불리는 기러기목 오릿과이다. 큰기러기는 시베리아의 습지에서 봄에서 여름을 나고, 9월께 기온이 내려가면서 남하하기 시작하여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이다. 큰기러기 중 부리가 더 길고 물가의 수초를 주로 먹는 녀석은 큰부리큰기러기(Taiga Bean Goose)다. 그동안 큰기러기의 아종으로 보았으나 서식지 차이로 개체 차이가 커져 다른 종으로 분리되었다. 큰기러기에 비해 몸이 좀 더 크고 목은 길다. 암컷과 수컷의 털 빛깔은 거의 같다. 머리, 등, 옆구리 등은 진한 갈색이고 꼬리는 흰색으로 검은색 띠가 굵게 나 있다. 부리는 끝만 오렌지색이고 주로 검은색이며 단단하면서 짧고 뾰족하다. 키는 90cm 정도이다. 큰기러기는 현재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Ⅱ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들이 10월께 늪에 들어 즐겨 먹는 물밤은 초가을에 까만 열매로 익는데 속은 하얀 과육으로 가득 차 있어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 물에서 따는 밤 같다고 하여 물밤 또는 말밤, 말뱅이라고 한다. 중국과 인도 등의 늪에서는 물소들의 중요한 먹이가 되기도 한다. 물소는 물 위에 뜨는 마름의 열매인 물밤이 부드러우면서도 영양가가 많아 즐겨 먹는 것이다.

큰부리큰기러기가 우포늪에 많이 도래하는 이유

큰부리큰기러기는 물 속 식물을 주로 먹는 새로, 우포늪에는 그들이 좋아하는 물밤, 줄풀, 매자기 등이 풍부하게 자라고 있다. 큰부리큰기러기는 늪 안의 펄에 고개를 깊숙하게 박고 펄을 뒤집으며 물풀의 부리와 열매, 줄기를 먹이로 한다. 우포늪은 우리나라 최대의 내륙습지로, 펄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겨울철 물높이가 낮은 습지를 선호한다. 우포늪은 겨울철에 물높이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어, 큰부리큰기러기에게 적합한 서식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큰부리큰기러기는 우포늪에서 풍부하고 다양한 먹이를 구할 수 있고,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매년 2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겨울을 보내기 위해 찾아오고 이동하거나 머무는 곳이다. 큰부리큰기러기는 4월부터 6월까지 시베리아 동부, 트랜스바이칼리아, 동아시아 타이가 지역에서 번식한다. 큰부리큰기러기는 암수가 짝을 이루어 평생을 함께 하며 암수는 서로 목을 비틀거나 부리를 맞대는 등의 애정표현을 한다.
습지나 강가에 있는 풀이나 나무가 무성한 곳에 둥지를 만들고, 둥지는 풀과 나뭇잎, 깃털 등으로 만들며, 보통 한 번에 4~6개의 알을 낳는다. 큰부리큰기러기의 알은 옅은 회색이나 녹색이며, 약 28일 동안 부화한다. 부화한 새끼들은 바로 물위로 나와 먹이를 찾고 새끼들은 약 2개월 동안 부모와 함께 있으며, 그 후에 날 수 있다. 가을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하여 유럽 중부와 남부, 아시아 남서부, 중국 동부, 일본, 한국에서 겨울을 보낸다.

우포늪에 도래하는 겨울새와 먹이활동

우포늪에 도래하는 새(조류)에 관한 최근 자료를 찾아보았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환경과학원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우포늪에서 새의 출현상황과 서식지 환경을 조사하였다. 이 조사에서는 총 14,000마리 이상의 새가 우포늪을 방문하였으며, 그 중 6,000마리 이상이 우포늪에서 겨울을 보냈다고 밝혔다. 우포늪에서 볼 수 있는 새로는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흰꼬리수리, 왜가리, 재두루미, 후투티, 백로, 청둥오리 등의 철새와 백로, 청딱다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등의 텃새가 있습니다. 이들은 우포늪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다양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 변화와 인간의 개입으로 인해 일부 철새들이 더 이상 이동하지 않고 우포늪에서 텃새가 되어가고 있다. 이를 ‘철새의 텃새화’ 현상이라고 한다. 철새의 텃새화는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고, 새들의 번식력과 생존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철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적절한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
2010년 김충식군수 재직시에 창녕군과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이 공동으로 ‘창녕우포늪 세계자연유산등재를 위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우포늪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가를 돌아보고 지구촌의 생물다양성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흡수라는 과제를 우포늪에서는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무척 궁금하여 12년 전 토론자로서 참가하면서 제시했던 의견 자료를 다시 들쳐본다. 당시 나는 ‘우포늪따오기복원위원장’으로 창녕군과 경남도에 자문 의견을 주었지만, 람사르총회와 따오기복원이라는 큰 과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은 사람이다. 우선 민관 협력이 매우 부족하다. 지금부터라도 분야별 민관협력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면서 당시 토론문을 그대로 옮겨본다.

2010년 8월 기준으로 전 세계 911건의 세계유산 중 약 20%만이 자연유산이며, 복합유산을 포함할 경우에도 자연유산의 비율은 23% 정도이다. 세계유산 특히 자연유산의 경우에는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ial Value)의 보유 여부를 전 세계의 유사유산과 비교하여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기술문(Statement of Outstanding Universal Value)’의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공부하고,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향후 서식처보전운동과 종복원운동을 펼쳐 나가는데 주민들의 인식증진 확산 계기가 되어 농업도 살리고, 어업도 살리는 자연과 사람 간의 상호교호하고 상생하는 전기가 될 것이다. 이미 람사르등록을 위한 환경부의 1차 자료와 자연사박물관 유치 학술자료, 기타 국내외 논문, 람사르총회와 따오기복원을 위한 노력 나아가 서식처보전과 종복원 R&D 설립 등을 통한 미래 잠정등재 전략을 마련해 가야 할 것이다. 한편 자연유산뿐 만아니라 현재 전통어업과 민속신앙과 우리나라의 풍수사상이 곁들여진, 인간의 삶과 역사-문화-예술적 흔적이 남아있는 것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1972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지정한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전수해야 할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중요한 유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복합유산은 없지만 다양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이는 여러 전문가와 지역조사와 생물조사를 기반으로 한 결과를 깊이 들여다 볼 일이다. 무엇보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내포 △유산의 성격 규명 △보존관리계획의 수립 △상세한 학술정보 분석 및 국제학술회의 개최 △지역적 공감대 형성 등이 선정을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발표자와 토론자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자 합니다.

1. 자연늪의 생태계는 독특한 생물상을 구성하며 다양한 생물군집이 존재한다 (ex, 통발, 자라풀, 가시연꽃). 따라서 자연늪이 파괴되면 특유의 식물이 희귀해지거나 멸종되고 이 식물에 의존해서 살아가거나 특별한 관계에 있는 동물 (곤충, 양서류, 파충류, 어류, 조류 등)도 희귀해진다.(오경환)
질문-우포늪의 수생식물들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여 생육해 온 오랜 진화의 산물이며, 한편으로 경쟁력이 매우 약한 식물들로서 현재 특수한 일부 지역에서만 살아가고 있으므로 인간에 의해 조금만 영향이 가해져도 쉽게 파괴되거나 절멸되게 된다(佐木好之 1972). “따라서 우포늪 및 토평천에 제방 축조, 경작, 수위 저하 등 인간의 간섭에 의한 각종 교란이 가중될 경우 기존의 늪 환경에 적응된 각종 수생식물 및 습생식물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이에 따라 종의 절멸 및 다양성의 감소가 예상된다. 그리고 육상화된 제방 및 연안대를 중심으로 달맞이꽃, 개망초, 까마중 등의 귀화식물을 포함한 각종 육상 식물이 침입하여 식물상이 대폭 변동될 것이 예상된다. 그리고 수문, 도수로, 주차장 및 각종 인공 구조물이 우포늪 주변에 설치될 경우 늪의 고유한 자연 경관이 훼손되어 생태관광지로서의 우포늪의 가치가 저하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러 가지 변화요인을 상세히 기술 하셨는데 향후 잠정 등재를 위한 준비과정은 어떠해야 하는지?
2. 우포의 철새 도래 현황은 월동기의 물새류 조사에 집중된 만큼, 봄과 가을에 통과하는 소형 참새목 조류를 중심으로 한 조사가 진행된다면 실제 우포에 도래하는 조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최창룡)
질문- 그렇다면 현재 우포 지역에서 철새 도래상황의 장기적 변화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현재 도래하는 철새의 개체수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포(우포, 목포, 사지포)의 조류상을 파악하기 위하여 1987년부터 2010년까지 종합적인 조사가 실시된 15건의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우포에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조류는 총 160여종에 이르며, 이는 국내에 기록된 450여종의 조류 중 36%에 해당한다고 하였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180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지적 한 대로 소형 참새목 등, 통과 조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3.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기준(세계자연유산 등재기준) 중 하나는 부합되어야 한다면 어느 곳에 초점을 두어야 하는지?
1). 독특하고 그 희귀하거나 최상급의 자연현상,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생태계, 자연적인 지형으로서 특별히 빼어난 자연미를 지닌 조성물이나 지형 혹은 지역, 대집단의 동물들에 의해 제공되는 장소, 자연 식물들로 뒤덮인 포괄적인 조망.
2).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지질학적 과정, 생물학적 진화 및 인간과 자연환경의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현저한 사례.
3). 지구의 주요한 진화단계를 대표하는 현저한 사례
4).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종이 아직 생존하고 있는 서식지 범주에는 보편적인 관심과 중요성이 있는 동식물이 집중되어 있는 생태계.
자연유산은 전 세계의 모든 유사한 유산을 한 줄로 세우고 그 가치의 우열을 평가한다. 이번 7월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되었던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스페인이 신청한 공룡발자국 화석에 대하여 세계유산위원회는 전 세계 유사 유산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 보유 여부를 입증하도록 한 것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포 늪’을 비롯한 우리나라 자연유산의 세계유산으로서의 등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는 물론 세계유사 유산과의 비교연구를 선행하여 유산의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이끄는 속성이 무엇인지, 4개의 등재 기준 중 어느 기준을 적용할 것이지, 이를 어떻게 분명하고 논리적인 연결고리로 뛰어난 보편적 가치 기술로 연결할 것인지를 세계유산 등재 신청 준비 시작 단계에서 철저하게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발표문 중에서)
4. 끝으로 잠정등록 등재를 위해 태스크 포스(task force) 팀을 경상남도와 창녕군이 함께 구성하여 ‘자연식물들로 뒤덮인 포괄적인 조망’이 뛰어난 우포늪(소벌)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덧붙여 자연유산에 대한 활용성도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유산의 현 상황과 지역민과 어떠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유산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활동을 전개해 나가야 하며, 지자체의 홍보를 통한 지역 주민의 인식증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포늪이 지속가능한 자연문화자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발해야 하고 지속적인 관련 연구 수행과 자료의 축적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를 위한 노력은 내년이면 성과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우포늪과 관련한 다양한 현안을 통합적으로 묶어내지 못하는 한계는 공무원 중심의 사안별 대응은 '지속성'에서 질과 양이 매우 떨어진다. 가까운 순천만과 정원박람회 등의 연계로 도심이 정원도시로 진화하고 타지에서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히는 것은 자연보전과 더불어 행정책임자를 선두로 민관 협력과 분야별 과제를 10년 20년 미래를 통합적으로 설게하여 차곡차곡 이행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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