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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서 제주 동백동산 생태관광 속살을 본다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3.09.09 18:23

2023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 ’생태마당 & 제주생태관광주간‘ 행사에 참여했다. 전국 29개 생태관광지역과 아름다운 제주 생태관광지역이 모두 함께 참여하여 즐기는 귀한 자리이다. “잊혀진 세계를 찾아서” 나의 세계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는 취지이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김해공항에서 7시에 출발하는 제주행 뱅기를 탔다. 제주공항에서 모여 '풍경서리' 여행을 시작한다. 제주 6곳의 3일간 마을 여행을 통해 마을 이야기와 마을 음식 체험 과정에서 마을의 풍경을 카메라로 훔치는 고품격 여행이다. 마을 공동체가 모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민 주체 생태관광을 어떻게 엮어가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알량한 지식 체험으로 떠들고 다녔던 자신을 들여다보는 귀한 시간이다. 함께하는 젊은 세대의 행동도 ’풍경서리‘하는 설레임이 있다. 여행으로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훔쳐지는 시간도 되겠다.

배말죽, 보말죽 등 마을 음식이 맛있다
영등할미 오시는 가벼운 북풍 따라 해안 길을 걷는다. 여우비가 늦더위를 가시게 한다. 마을에서 오래 살았던 사무장이 마을 해설을 마치고, 집에서 점심까지 손수 제주 해안 고둥으로 보말죽을 쑤었다. 성게도 넣고 해안의 톳도 잘 버무려서 반찬으로 준비했다. 제주 토속 집밥인 셈이다. 해안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도 점심 풍미를 더했다. 이번 여행을 안내할 도토리가이드는 선흘에 산단다. 무척 열정적인 갱상도 사람이다. 성산 일출봉과 제주 청년과의 펜팔 덕에 제주로 시집와서 열정적으로 해설사가 된 분이다. 그녀는 선진국형 감성 여행이라며 13개 마을 고유의 농업, 어업 등 게임을 마을주민들과 참가자들이 공동 개발하여 지역을 보는 눈을 기존의 습관적인 여행에서 벗어나 3곳의 생태관광 지정마을로 선정된 곳을 여행하는 셈이다. 저지리-하례리-선흘마을의 속살을 보고 마을 프로그램에 감성적으로 ’풍경서리‘에 나선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제주 마을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마을을 이해하고 주민들이 살아온 삶과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며 공감하는 시간 여행이다. 향후 여행은 단순히 풍광 여행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통해 나의 삶의 발자취를 반추해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동안 제주의 바다와 한라산 그리고 문화예술공간을 여행에서 제주 올레가 생기면서 단체 여행에서 벗어나 마음과 마음을 나누며 자유로운 풍광과 지역주민들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면서 지나가는 여행이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과 생태문화 유산을 여행객들과 공유하면서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그동안 생태관광 교육 및 역량 강화 주민토론 등을 통해 지역 자산을 재구성하여 세상에 내놓은 귀한 선물꾸러미이다. 첫 방문지로 영등할미 오시는 바닷길을 따라 옛 등대 복원과 현 등대 모습을 비교하고, 용천수가 있는 물텀벙에서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로 수 천 년을 살아온 화산섬 주민의 모습을 직접 체험한다. 나는 저지오름에서 밧줄 놀이도 하고 맨발로 걸었다. 싯갓조개로 만든 걸쭉한 배말죽을 저녁으로 하고, 숙소로 일찍 들어와서 새벽길 나서느라고 부족한 잠을 실컷 잤다. 여행자로서 다니니까 참 좋다.

생태관광의 역사와 마을 활동가들의 수고로움
이 행사를 주관하는 고제량 대표는 먼저 생태관광의 태동과 역사를 생태관광에 대한 첫 번째 언급으로 Hetzer이 잡지 ‘Links’에 관광이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글을 기고하면서 대안으로 “생태적 관광(ecological tourism)”을 제안한 것이 효시로 꼽힌다. 1972년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 에서는 “오직 하나뿐인 지구”라는 슬로건으로 인간 환경 선언과 행동계획이 채택된다. 1983년에는 ICUN의 세바우스 라스쿠라인이 유카탄반도 북부에 있는 홍학 번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셀레스툰강 하구의 마리나 개발계획 반대운동을 주도하면서 사용했다.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발전의(WCED)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 리우선언과 의제 21에서도 생태관광은 언급된다. 2000년 UN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도구로 생태관광 인식”한다. 한일월드컵이 열린 해인 2002년은 ‘세계생태관광의 해’이기도 했다. 또한 캐나다 퀘벡에서는 세계생태관광 정상회의가 개최됐고 제주도에서도 생태관광 포럼이 열렸다. 2007년 세계관광기구(UNWTO)의 제2차 기후변화관광총회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고 환경보전과 경제개발 조화를 위한 관광의 역할이 제시된다. 강미희는 2001년 “생태와 사회, 그리고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일련의 국제적 흐름은 1980년대로 90년대를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로 자리를 잡았다”고 정리한다. 지난해에는 200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생태관광의 해 기념 포럼을 시작으로, 유엔(UN)이 정한 세계생태관광의 해 20주년을 맞아 제주 생태관광 마을 등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총 18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해 그동안 생태관광 교육 및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성장한 생태관광지역협의체 마을 총 5곳(선흘1리, 저지리, 평대리, 하례리, 호근동)과 생태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을 7곳(한남리, 수망리, 조천리, 가시리, 귀덕1리, 함덕리, 영천동) 등 총 12개 마을이 참여하며, ㈜제주생태관광과 슬리핑라이언 등 기업도 함께한 가운데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작년 행사를 주최한 도 생태관광지원센터 고제량 대표는 “2002년 제주에서 처음 열린 세계 생태관광의 해 기념포럼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20주년을 맞아 다시 제주에서 생태관광주간을 준비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이번 생태관광주간을 통해 제주 관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제주다움을 담아내는 생태관광주간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소감과 의지를 밝혔다.

동백동산 센터는 마을주민이 꾸려간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선흘 곶자왈과 동백동산 습지. 동백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하천, 호수, 늪 언저리에 형성되는 습지와 달리 원시림인 곶자왈에 만들어졌다. 곶자왈은 물이 고이는 습지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구조인데도 이곳만큼은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습지가 형성돼 제주에서도 특이한 지형이다. 오래전 주민들은 이곳에서 땔감을 구하고 말과 소를 길렀으며 먹을 물을 구했다. 주민들은 이후에도 동백동산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 동백동산에서는 꼬리딱새, 팔색조, 비바리뱀, 맹꽁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자란다는 제주고사리삼 등 다양한 희귀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2011년 람사르 습지로, 2014년 세계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주민 주도로 지역의 먹거리와 생태명소 주민 해설사 안내로 마을 이야기를 풀어내고, 마을에 적합한 게임을 수년에 걸쳐 방문객의 참여 평가를 받아 가면서 완성해가는 모습도 이채롭다. 주민들이 직접 친환경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제주의 독특한 자연 생태계와 옛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생태관광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곳 이외에도 제주시 저지리의 저지곶자왈과 저지오름, 제주시 평대리의 돌오름과 비자림·평대해안, 서귀포시 하례리의 효돈천과 고살리 숲길, 하례점빵 운영, 서귀포시 호근동의 미로 숲과 마을 안길 등의 생태관광 인증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도 주민들이 운영하는 생태프로그램을 통해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관광을 할 수 있다. 마을 중심 생태관광은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질기게 세상을 열어가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 좋은 날이다
오래전부터 선흘초 후박나무와 나무 아래 아이들 놀이터인 지역 공예 작품인 원형 의자에 앉고 싶어 아침 산책을 나섰다. 작은 분교가 동백동산 람사르 습지로 유명해지면서 폐교 직전의 분교가 오히려 본교가 된 전설적인 생태학습 중심 교육기관이다. 마을 공동체의 땀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동백동산 숲으로 공명한다. 숲길에는 거위벌레가 도토리 잔가지를 뚝뚝 잘라 길거리에 차곡차곡 늘어놓았다. 동녘으로 해 돋는 기분 좋은 아침이다. 돌솥 밥으로 조식 후 조천 해안 물통 찾아 걸어 다니는 현장 학습이다. 조천 거주 며느리와 딸이 스스로 시댁과 친정 옛 생활 추억을 살려내어 용천수 길을 제주말로 안내한다. 봉천수(빗물)가 지하수가 되어 다시 솟아오르는 물(용천수)이 있어 마을이 형성되었다. 절간물, 응(벼랑) 알(아래) 물 등을 공부하며 해안마을을 걷는다. 제주 사람은 본능적 감성으로 지명과 마을 유산을 이름 짓는단다. 두물칠물 앞은 낙조와 철새들이 해안 풍광을 더 아름답게 한다며 꼭 해 질 무렵 방문을 권고한다. 조천 해안을 걷는 중에 시인의 카페에서 잠시 지난겨울 차 마시면서 물오리들이 해초를 먹는 모습을 창가에서 볼 수 있었던 즐거움이 떠오른다. 제주도의 지하수는 빗물이 지하로 스며든 후에 대수층을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용천수로 나타난다. 제주도에는 많은 용천수가 분포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여러 마을은 용천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용천수는 제주도의 소중한 자연 자원이며, 제주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울담에서 태어나서 ㅡ밭담에서 살다가ㅡ산담으로 돌아간다
물통해설가는 걷는 돌담길에 담쟁이를 보며 어린 시절 '눈밸래기' 놀이를 추억한다. 담쟁이로 눈썹에 끼워 놀고 폭낭(팽나무열매)은 간식 먹거리였단다. 절간물로 두부 만들면 고소하단다. 용천수 주변 물통에는 게들이 살고 새들의 먹이터로 이용하는 곳으로 보인다.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를 촬영한 은희네 집 앞에서 잠시 머물렀다. 풍광이 빼어나다. 낮은 돌담처럼 이어진 해안 가에 붉은 지붕과 푸른색 지붕의 나지막한 제주 전통 집이 옥색 바닷물과 어우러져 소박하게 아름답다. 그렇게 걸으면서 팽나무와 돌담이 서로 기대고, 힘겹게 서 있는 전통가옥과 통시(화장실) 모습도 추억을 품는다. 마을 회관에서 게임 놀이로 함께한 여행자들이 마음을 또 주고받았다.

탄소를 먹는 늘 푸른 가시나무
마을 근처 식당에서 보말 칼국수를 점심으로 먹고 선흘 동백동산으로 향한다. 고제량센터장과 도토리선생, 현지 활동가의 무대이다. 그렇지 않아도 열정적으로 3일 동안 설명과 안내로 여행자들을 즐겁게 한 도톨이 선생은 도토리거위벌레 현장 안내와 종가시나무 등 탄소흡수에 큰 역할을 하는 4계절 푸른 잎들을 뽐내는 숲의 기능도 잘 배웠다. 이제 마음 모아 기후 위기에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동백동산처럼 주민 주도로 앞장서서 해결하기를 소원한다. 함께한 인연들도 보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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