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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 중국습지학교 아이들이 왔다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3.08.25 18:02

원어미 황새(C84)가 자식을 데리고 늪으로 나왔다. 그 모습이 짠하다. 어미 따오기가 둥지에서 새끼를 데리고 논둑으로 데리고 나오듯이...다른 아기황새는 애비황새(C22)가 데리고 다니지 싶다. 조만 간 야생에서 애기따오기와 애기황새가 함께 먹이 잡는 모습을 기다린다. 며칠 코로나로 두문불출하다가 처음으로 그늘 늪 길을 따라 걸었다. 장맛비로 20일 이상 우포늪 징검다리 쪽 사초길이 막히면서 오늘 야생발자국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사람 출입이 없었던 탓에 그들의 흔적(수달, 족제비, 삵, 고라니 등)은 과히 놀이터이자 축제장이었다. 왕버들 군락지에 주저앉아 그들의 세상을 구름처럼 그려보았다. 

한중일환경교육교류회를 생각하며
다음날은 새벽에 김해공항으로 나가 일본 나리타로 향했다. 늘 일본은 아픈 곳이다. 시민사회의 교류는 편안하지만 8.15를 전후해서 열리는 한중일 교류회는 많은 생각을 한다. 궁극적으로는 동북아의 평화공존을 생각하지만 현실적인 정치사회적 현상은 살얼음판이다. 그래도 23년 세월을 생태환경이라는 주제로 학교환경교육과 시대적 과제인 기후위기 등을 다루면서 현장을 찾아 학습하고, 가슴에 담아 서로 좋은 점을 자국에서 실행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하네다에서 신쥬쿠 행 열차를 타고 30년 넘게 한일합동교육연구회, 한중일환경교류회, 한일습지포럼 등으로 일본을 오간 지난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70이 넘은 요시모토선생, 수와교수, 가시와기 습지활동가, 가토미란씨, 호리변호사, 니시다선생 등 숱한 인연들이 차창에 오버랩 된다. 오늘 만나지는 못하지만 40대에 인연이 되어 60회 이상 오가며 습지운동(람사르총회 유치 아이디어 등), 동북아 어린이 환경교육과 따오기, 황새복원 등 상호교류를 통해 깊은 인연을 맺었다. 특히 올해는 람사르총회와 따오기복원 15주년이 되는 날이다. 행정에서는 따로 행사를 준비할 것이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11월 4일과 5일(1박2일)간 서울에서 탐조열차를 띄워 부산 낙동강하구와 화포천습지 그리고 주남지와 우포늪에서 탐조활동이다. 수도권 아이들과 가족이 낙동강습지벨트에서 겨울철 도래하는 고니류와 기러기류, 황새, 따오기 등을 잘 관찰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인연이 만들어 내는 경이로운 것들
가끔 어린 시절의 인연이 큰일을 만든다. 박재완(마산중 동기)은 중국에서 따오기를 들여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따오기복원 15주년 공연은 이동호지휘자(마산중, 마산상고 동기)가 기획하였다

제주의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매년 '고향의 노래' 공연을 하는데, 올해 주제를 람사르총회 15주년과 따오기복원 15주년을 내용으로 하여 10월 말쯤 준비하고 있단다. 어린 시절 고향인 마산에서 관객들과 따오기노래도 함께 부르고, 30년 전에 보전운동을 한 우포늪 기록과 음악회 배경 영상도 우포늪과 따오기 복원과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단다. 자주 만나는 친구도 아닌데, 마산시향지휘자를 거쳐 제주시향지휘자로서 활동을 오래하고 은퇴 후, 작은 오케스트라를 지휘, 후원하며 살아가는 벗이다. 다만 중, 고를 함께 다닌 인연은 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간간이 소식만 마산중 동창 카톡에서 안부를 전해왔는데... 노년이 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만남과 친구의 활동을 지켜보고 '고향의 노래'를 기획하면서 43년 전 사라졌던 따오기를 생각한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어쩌면 이 자리는 평소에는 못 보고 살아온 친구들 얼굴도 보고 마산 고향 무대에서 따오기 동요도 함께 부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친구는 마산상고 시절 밴드부 활동을 토대로 국내외에서 클래식 공부를 하고 여러 곳의 지휘자를 거친 삶을 살다가 제주에서 정착한 셈이다. 나도 대학방송국에서는 클래식 담당이었고, 때로는 존 바에즈나 김민기 노래를 좋아해서 점심시간 가슴 졸이며 틀다가 몇 번 담당 교수에게 혼난 적도 있다. 그 때 친구는 이웃학교 음악과 학생이어서 가끔 만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칠순에 다시 만나서 옛이야기 할 줄이야. 9.2일 제주 가는 길에 오랜 회포를 풀고 진행 과정 이야기도 나누어야겠다. 동호야! 보고 싶다. 그리고 고맙다. 마침 김경현 화백의 '고향 바라보다' 그림 전시회에서 오래 전 고향을 소환했네요. 우포 대작을 그리는데 공간이 필요하면 창고도서관을 사용하고 필요하면 비밀의 정원도 안내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이 들면 고향의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반포 출신 작가를 보며 이웃학교에서 교생으로 당시의 제자들과도 인연이 깊었던 미술선생이었단다. 이렇게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생태예술과 문화 등 다양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 우포 주변에 자리 잡아 살아가면 좋겠다.

우포늪에 따오기와 황새가 경사가 났다
황새가 4마리 자식을 낳고 따오기도 야생에서 5마리의 자식을 낳았다. 올해 우포늪의 큰 경사이다. 반면에 이들을 위해 더 넓은 서식지와 야생동식물 공원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창녕군의 무관심과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수면 아래로 잠수시켰다. 그곳이 아니라도 낙동강 변에는 많은 과거 습지가 있다. 대안을 마련하여 영국의 슬림브리지 습지공원이나 요오크셔 야생동물 공원 같은 것을 창녕군이 아니어도 인근 시군과 협의하여 습지생태벨트 설계도를 넘겨주어야겠다. 필요하면 오래전 보아두었던 루틀랜드조류박람회 같은 민간자율로 움직이는 사례도 구현해 볼 일이다. 2011년 루트랜드조류박람회에서 습지보전 민간단체가 기업과 협력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제 3세계 조류보호단체에게 수익금을 지원한다. 심지어 행정에게 보전정책 잘 세우라고 수익금을 나누어주는 현장을 보면서 언젠가는 창의성과 열정 부족한 행정 중심이 아닌 민관협력으로 보전과 현명한 이용 설계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루트랜드 조류박람회는 200개 이상의 부스가 설치된 국제협약회의를 능가하는 조류관련 산업들이 판을 벌리는 60억규모의 물건이 3일간에 거래된다. 망원경, 조류도서, 의류, 문화-예술, 조류탐조교육, 세미나 등이 람사르습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12파운드(약 2만원)의 입장료를 내는 사람만 2만2천명이 넘는단다. BI(버드인터네셔날)가 주최하고 RSPB(영국왕립조류협회)가 공동주관하는 이 행사는 순수한 NGO축제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니콘-소니-케논-스왈로브스키 등 굴지의 렌즈 산업의 스텝까지 습지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습지를 바라보며 자연을 즐기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사전준비를 통해 23년 전부터 이 행사를 구상하고 진행해온 팀 애플리톤 매니저는 2008년 창원람사르총회 때, 주남과 우포늪을 방문하여 가창오리 떼를 본 감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도 습지보전과 조류보호를 위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때인 것 같다. 내일도 아침부터 행사장에서 더 학습해 나갈 것이다.

우포늪에 중국 창수시 아이들이 왔다
경남교육청(우포생태교육원)이 람사르협약에 제안한 ‘공교육습지결의안’ 통과 성과물로 한중간에 교류가 시작되었다. 중국 창수시 습지학교 26명 아이들과 탐조활동을 한다. 인솔한 분야별 지도자도 6명이다. 날이 더워 먼 곳은 가지 못하고 미루나무 근처에서 새를 보고 왕버들에서 함께 나무 놀이를 했다. 왕버들은 오염처리와 탄소흡수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나무가 태풍에 넘어져도 스스로 나뭇가지에서 뿌리를 내려 다시 살아나는 생명력이 대단한 나무이기도 하다. 우포생태교육원이 초청한 아이들은 매년 한중간에 교류회를 가진다. 4박 5일 동안 한국의 생태와 역사, 문화를 즐기면서 넓은 세상을 체험하기 바란다. 우리아이들도 내년에는 습지체험과 따오기 고장, 백두산(장백산) 등을 보며 호연지기를 길러 호쾌하게 성장하기를 소원한다. 노인세대들이야 한일, 한중 관계를 놓고 편 가르기에 바쁘지만 교육자들은 동북아의 평화와 남북 교류를 위해 균형 잡힌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대대 뜰과 화왕산, 비슬산에 얽힌 생태와 역사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어떤 배움 나눔을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선현들의 올곧은 정신을 마음속에 품고 예를 중시하는 동이족 유전자를 발현하도록 어떻게 지원할지를 생각한다. 걷는 길에 우포의 친구들이 잠시 잠시 얼굴 보이며 지난다. 문득 어둠 속에 집에 들어서는 순간, 8년 전 시골 창고도서관을 함께 만든 고마운 분들이 그립다. 특히 서울대 건축과 7명 학생들을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막걸리를 대접하고 싶다. 8년 전 우포자연도서관을 만드는 과정에 아이들과 대학생, 어른들이 서로 토론하면서, 블록 쌓듯이 책장을 배치한다. 아이들이 더 신나하면서 작업에 열심이다. 처음 설계한 것을 토대로 다양하게 재배치 해보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멋지다. 어메니티 과학 선생님들은 우포자연도서관 회원까지 되어주시고, 교단 1년차 선생님은 부산으로 가지 않고 남아 자원봉사하러온 건축학과 학생들과 수고를 같이 하는 고마운 시간을 생각한다. 13년 전 세진마을에서 자연학교를 열고 정봉채 작가 등이 마을사람들과 생태공동체 활동을 했던 그 추억이 늪 마을 고독한 삶을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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