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비오리의 기운이 여름을 나게 한다. 지난겨울 나를 행복하게 했던 백두산 호사비오리가 그립습니다. 낙동강과 회천에 모래톱이 나타나면서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처음으로 백두산의 기운을 낙동강에 남기고 떠났지만, 올해는 어린 따오기와 함께 하는 모습을 관찰하기를 두 손 모은다. 경북 대구 쪽은 낙동강 보를 열어 선조들의 선비정신이 깃든 모래 강을 회복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오직 돈벌이 되는 관광선을 띄우거나 레저 공간으로 이용할 생각만 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 수문이 때때로 열리면서 생태적 변화는 놀랍다. 여기에다 함안보와 합천보만 열려도 육상 오염원인 대규모 축산을 통한 단백질 보충보다 바다로부터 강과 개울을 따라 오르내리는 은어, 연어, 숭어. 웅어 등 헤아릴 수 없는 상선약수 속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기후 위기 시대 자연 흐름에 선조들의 상선약수 철학이 생활 속에 담긴 강과 여울을 살려 주변의 자연늪과 논습지를 통해 홍수 예방과 지하수 함양, 가뭄 조절 등 다양한 홍수조절 기능을 회복하고 강 오염 물질을 정화 기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를 기대한다.

하인두 밥상을 창녕의 먹거리로
얼마 전 창녕 출신 우리나라 추상화 1세대인 하인두 화백에 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재미난 일이 일어났다. 6월 18일, 문화, 예술, 로컬, 사람이 만나는 곳으로 알려진 창녕에 부곡에 있는 이상한 식당 ‘예술가의 식탁’에서 하인두 화백이 좋아했던 쌉싸름한 방아잎 향에 주목하며 장어탕과 부추 방아잎 전을 소개했다. 상경한 하인두는 경상도에서 즐겨 먹는 방아잎을 특히 그리워했다고 전해진다. 이번 다이닝 프로그램은 다수의 지역민이 참여하였고 하인두 화백의 애창곡을 노래로, 또 하모니카로 연주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밀양에 있는 갤러리 비앤비(B&b)의 초대전에 참여 중인 일본 미술가 하다노 신지(Hatano Shinji)와 노사카 토모노리(Nosaka Tomonori)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상한 식당을 운영하는 임현숙 대표는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일상 속 문화 예술 향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예술 불모지인 농촌 지역에서도 작지만 강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예술가의 식탁에서 지역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이내믹한 지역 살이를 꿈꾼다. 특히 하인두 밥상은 앞으로 지역의 생태 문화 역사 예술자산에 더하여 의미 있는 한 끼 밥상 나눔으로 창녕의 생태관광 자원으로 품격을 높일 것이다.

산업폐기물 소각장 건설이 부결되다
산업폐기물 소각장 건설이 군 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되었단다. 기쁘다. 끈질기게 싸운 대합 주민대책위와 환경단체가 고맙다. 군수도 고심하였을 텐데... 의회도 힘을 합치고 모두 수고하셨구나! 며칠 이런저런 일로 늪 안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오후에는 비내린 우포늪 안 야생들을 찾아 나섰다. 먼저 따오기가 태어나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논 근처 마을 할머니가 쉬고 있는 은행나무 그늘에서 따오기 이야기를 꺼낸다. 먼저 따오기를 가져온 중국 따오기 이야기를 꺼내며 대화를 시작한다. 6월 26일, 한중 주환(따오기)보호구역에서 올해 야외 구조한 첫 번째 따오기 새끼들이 양현 유수진 류장 마을 따오기 습지 복원구역에서 성공적으로 날려 보냈다. 16마리의 주환을 날렸는데, 모두 올해 야외에서 태어난 주환 새끼들로, 6월 11일 양현의 극단적인 날씨 영향 때문에 구조된 새끼들이다. 구조 센터의 사육 직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세심하게 먹이고, 건강을 회복한 후 보호구역 내에서 날린 것이다. 야외에서 주환 구조는 매우 중요한 보호 작업이다. 최근 몇 년간, 야생 주환 개체수가 증가함에 따라 매년 병, 상처, 굶주림 등의 이유로 구조 수가 백여 마리에 이르며, 특히 매년 6~7월 주환 번식 후, 새끼들이 날아올 때, 새끼들의 먹이 찾는 능력이 약하고, 먹이 찾는 경험이 부족하고, 비행 능력이 나쁘다는 이유로 야외 구조가 많아진다. 우리나라도 이런 점에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따오기가 태어난 마을 주민들을 만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상리마을 연세 많으신 할머니를 은행나무 아래서 만난다.

나: 요즘 따오기 어미가 새끼들 델꼬 논에 자주 보입디꺼?
할머니: 왔소! 이틀 전, 논에 6마리가 와서 묵는다꼬 참 보기 조티라.
나: 따오기가 모내기 한 논을 삐대사서 걱정 안됩니꺼?
할머니: 황새(왜가리, 백로)가 그라지 따오기는 얌전하게 논두렁 따라 댕기거나 논 안에 더가도 모를 밟지는 안하더만은. 따오기가 올 시간이 됐는데...
나: 옛날 같으면 따오기도 모 밟는다고 캐샀는데...요새는 동네마다 연세 높으신 할머니들이 더 잘 관찰하셔서 그래 말해 주신께 고맙네예.
할머니: 작년에는 우리 집 뒤에 둥지를 지었는데...쪽제비가 마 달려 들어가 에미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가 나더만 새끼는 실패했는기라
나: 오늘 할머니 안 만났으면 그 일은 모르고 지날 뻔 했습니다. 고맙습니더.
할머니: 나는 자나 깨나 따옥따옥 하면서 마을 위로 날아 다닌께 좋지

열아홉에 강 건너 효정에서 시집와서 상리에서 70년 넘게 사신 분이 기억력은 어찌나 좋으신지... 이웃 마을 고인이 된 황씨 어른 공부 많이 한 이바구며, 시집 오면서 공씨가 양반이라면서 아버지가 혼사를 마련한 이야기에다 당시에는 신랑도 신부도 서로 초면으로 결혼했는데... 신랑이 인물이 좋더라며, 돌아가신 남편을 회고하신다. 해 질 무렵이라 골바람이 시원하다.

다시 길을 나선다. 복원센터 안에 싱싱한 물풀 뜯는 고라니(물사슴)와 소리 좋은 흰눈썹황금새도 보고, 나무 뒤에 숨어 황새 님도 알현한다. 우포늪은 자연 천국이다.

우포에서 신돈을 그리워하며 산다
창녕에 살면서 신돈을 정점으로 두문동 사람인 조계방과 성사제 등에 이어 김굉필과 정여창 그리고 조광조, 퇴계, 남명으로 이어지는 지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이다. 특히 신돈에 관한 공부를 통해 고려말 공민왕 시대 백성은 신돈을 성인(聖人), 신승(神僧), 문수(文殊)의 후신 등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타까운 것은 권력에 밀려난 세력들은 항상 폄하되고 반역자가 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신돈은 『고려사(高麗史)』 ｢반역전(叛逆傳)｣에 실린 인물이다. 『고려사』에서 전하고 있는 신돈에 대한 평가는 일반 민과 관료 집단 사이에 상반되게 묘사되어 있다. 일반 민들은 신돈을 성인(聖人), 신승(神僧), 문수(文殊)의 후신 등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개혁의 대상으로 몰렸던 기득권 세력은 신돈을 요승(妖僧), 사승(邪僧), 용승(庸僧), 미승(微僧), 노호(老狐) 등으로 비하하고 있다. 부정적 평가는 신돈의 개인적 비행이나 승려 신분으로 직접 정치에 참여한 문제에 집중되었는데, 이는 신돈이 실각하여 처형된 후 기득권 세력에 의해 덧칠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조선 건국 주도 세력이 공양왕을 옹립하는 과정에서 우왕과 창왕을 부정하는 ‘우창비왕설(禑昌非王說)’, ‘폐가입진론(廢假立眞論)’ 등을 제기하면서 신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된 경향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신돈은 공민왕의 왕위 유지와 왕권 강화를 위해 끝까지 자기 임무를 다하였다. 반역으로 몰려도 이렇다 할 저항 한번 하지 않고 왕명을 수용할 정도였다. 집권 기간 신돈이 추진한 개혁의 목적은 민생 문제의 해결과 국가 재정난의 타개, 정치 질서의 회복 등이었다. 신돈의 개혁은 현실의 사회경제적 폐단을 시정하려는 측면과 이를 통해 국왕의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함께 가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두고두고 신돈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배움 나눔을 언젠가는 완성해야 할 일이지만 우포늪에서 화왕산을 매일매일 대하면서 역사 속에 살아진 위대한 정치인 신돈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언제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겠다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모여 이런 노래를 부르면 좋겠다.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 존경을 받고
아이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의 찬사를 듣고
거짓 친구들의 배반을 참아 내는 것
아름다움을 식별할 줄 알며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든,
한 뙈기의 정원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
자신의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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