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접어들면서 야생에서 둥지를 트고 자식을 길러 모내기를 시작하는 마늘밭과 양파밭에는 어린따오기들이 먹이활동하러 나왔다. 일부 모내기를 먼저 한 논에는 어미가 올해 태어난 따오기들을 데리고 날개짓과 먹이훈련을 가르치며 우포늪 주변 마을과 논밭을 부지런히 오가며 지형을 익히고 먹이터를 알려준다. 5월 하순에 들어 어린따오기가 야생으로 나가기전부터 그들의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애미야 수고했다! 이제 자식들 데리고 야생으로 날아갈 날만 남았구나. 93X(수컷)과 97X(암컷)이 2019년 첫 야생방사 후에 2020년 처음으로 야생에서 새끼 2마리를 낳았다. 그러나 포란 과정에서 담비에게 알을 털린 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2마리 새끼를 잘 포란하여 야생으로 데리고 나가 논에서 먹이활동을 학습시키거나 스스로 먹이 잡이를 잘하도록 4가족이 모내 한 논에서 논둑을 타고 다니면서 지렁이 등 곤충을 사냥하고 있다. 따오기복원센터와 모곡 주민들의 지극 정성 돌봄으로 작년에 성공한 그 자리에서 다시 두 마리가 스스로 날개짓과 먹이를 구하도록 본격적인 야생 학습에 들어간 셈이다. 다른 둥지들은 담비가 또 털어먹고, 또 다른 곳에서는 무정란이어서 애미가 둥지를 떠났다. 이렇게 복원센터에서 야생 방사한 애미들이 자연에서 자식을 낳아 다시 먹이 학습과 스스로 살아남도록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연구원이나 맘 졸이며 먼 곳에서 그들의 움직임을 쌍안경으로 지켜보는 왜가리할배 심정을 너그들은 모를끼다.

야생따오기 관찰과 잘 살아가기를 기도하는 사람들

야생에는 들고양이와 담비, 삵, 수리부엉이, 참매, 수리부엉이 등으로부터 살아 남아야하는 너희들을 위해 두손 모아 기도하고, 늘 주변을 맴돌며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다. 두 차례나 어린따오기를 마을 앞 논에서 넉이를 나누고, 백로나 왜가리로부터 먹이활동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돌보아주는 모곡 주민들의 지극정성 돌봄도 그렇고, 너희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보내온 미꾸라지 후원금도 수시로 자연학교를 찾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먹이 나누는 아름다운 행동에 나서고 있다. 6월 초에 모곡마을에 둥지를 튼 어린따오기 3마리가 첫 날개짓을 하였다. 이후 일주일 후에 어린따오기가 어미의 안내로 야생으로 나왔다. 논에서 스스로 먹이 찾는 모습이 예쁘다. 귀요미다. 따오기를 돌보는 복원센터 직원들도 비오는 날에 미꾸라지를 나누어주고, 마을 할머니들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이른 아침부터 마을이 어린따오기 돌보느라고 부산하다. 그동안 따오기 가족을 3년 동안 관찰한 것들을 정리해 보면 자연에서의 행동 패턴이 일정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도 어린따오기를 데리고 나온 어미들은 어김없이 모곡마을 주변 논밭에서 안전하게 어린따오기가 날개 짓을 하고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원한다. 2023년 6월 7일 물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에 어린따오기가 논에서 먹이 활동하는 시간에 뒤쪽 논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마늘 수확하느라고 부지런히 일하는 애잔한 아침이다. 마침 마늘 수확하는 노동자가 중국인이라 중국에서 기증한 따오기가 나란히 움직이는 모습이 중국에서 양저우와 룽팅이라는 이름으로 우포늪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했던 나로서는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어린따오기 중 첫째는 어미 따라 먹이 잡는 일에 집중한다. 둘째는 아직도 혼자 먹이잡이가 서툴러 엄마 부리 속에 있는 먹이 달라고 떼를 써 보지만 어미는 애써 무시한다.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참교육 중이다. 따오기 가족 네명이 갓 모내기한 연두빛 논습지에서 물안개에 물들어 먹이활동하는 모습과 새벽부터 뒤쪽 양파밭에서 일하는 중국인의 도란도란 주고받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들과 마늘밭 주인은 따오기에 담긴 의미를 모를 수도 있지만 지켜보는 필자로서는 시간적 여유만 있으면 따듯한 차 한잔 나누고 싶은 심정이다. 따오기 가족 먹이활동과 외국인 젊은 여인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 애잔한 아름다운 노동으로 생각하며 가슴에 담아둔다. 자연 안에서 정직하게 노동하는 이들이 건강해 보이면서도 너무 애잔한 고향 그리움이다. 물안개 사이로 햇살이 퍼지고 뻐꾸기 울음소리도 논두렁 사이로 퍼져나가는 진한 외로움이 강물처럼 흐르는 삶의 현장이다

2년 동안 어린따오기 야생관찰일기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소나무둥지에서 번식한 따오기가 2020년 6월 9일, 오전 6시 30분경 첫 날갯짓을 하였다. 새끼따오기 2마리 발에 부착된 노란 개체 인식표 70Y와 71X는 등에는 위치 추적기를 달고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판문점에서 79년 마지막으로 기록된 이후 사라진 따오기 복원사업을 위해 중국 양현에서 2008년 한 쌍을 들여왔다. 2019년 처음으로 40마리를 자연으로 보낸 후, 3년 만에 야생 번식에 성공한 2마리가 날갯짓을 한 셈이다. 주민들은 한 마리는 첫날부터 마을 주변을 어미 따라 자유비행을 했지만, 한 마리는 둘째 날에야 둥지 근처를 비행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첫날부터 비행한 71X는 6월 10일 오전에 둥지 맞은편 밭에서 어미의 보호 아래 먹이활동을 스스로 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2022년 6월 28일 아침, 아기 따오기의 먹이활동은 스스로 논 습지에서 먹이 찾는 아기따오기를 처음 관찰한다. 6월 28일 아침, 모곡마을 앞 모내기 한 논에서 야생따오기 새끼 두 마리가 처음으로 먹이를 스스로 찾아 먹는 모습에 너무 기뻤다. 아침 6시에 어미가 데리고 나온 새끼 따오기가 모내기한 논에서 아직 미꾸라지 같은 먹이는 못 먹지만 작은 물벌레와 논둑에 곤충 등을 하루종일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관찰했다. 43년 전에야 당연한 먹이 활동이었겠지만. 야생으로 나간 따오기가 처음으로 먹이 활동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손이 떨렸다. 행복하고 고마운 시간이었다.

왜가리, 백로 텃세 속에서도 꿋꿋한 아기따오기

2022년 7.15일 오후, 새끼따오기 2마리가 복원센터 안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모곡마을 앞 논에서 성조 5마리와 새끼 2마리가 먹이활동을 해 오다가 논에 농약을 살포하기 시작하자, 따오기들이 일제히 따오기복원센터안 먹이터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새끼들도 어미를 따라 복원센터로 온 것으로 보인다. 새끼따오기 2마리의 먹이활동이 흥미롭다. 2년 전 처음 세상에 나온 어미들처럼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다가 백로나 왜가리에게 먹이터에서 종종 쫓겨 나오는 모습은 비슷하다. 차이점은 어미들은 2년 정도 복원센터 안 새장에서 자라서 세상으로 나왔지만, 2마리 새끼들은 자연 부화한 4개월 정도 생명체이다. 그래서인지 잠시 후에는 또 아랑곳하지 않고 논으로 들어간다. 몇 번을 그렇게 쫓겨 다니면서도 또 태연하게 다시 들어가 논가를 부리로 쑤시거나,풀잎사이를 뒤적이면서 작은 곤충과 물고기, 논고동 등을 찾아내는 것 같다. 2시간 동안 새끼들의 움직임을 관찰해보니 먹이활동을 하는 부지런함이 백로나 왜가리보다 뛰어나다. 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시간에 대부분의 왜가리와 백로들은 입을 벌리고 헥헥거리며 멈추어 있는데도 새끼 따오기는 지치지 않고 먹이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2023년 6월에 야생으로 나온 어린따오기도 먹이활동하는 모습이 어미가 작년에도 어린따오기 먹이 학습을 하는 행동을 반복 할 것으로 보인다. 둥지에서 주변 논밭으로, 마을 앞 논에서 더 넒은 호포 논습지로 먹이활동을 넓히면서 벼가 자라면 농부들이 농약을 치기 시작하면 어미는 자신이 태어난 복원센터 먹이터로 이동할 것이다. 그래서 따오기 야생복원 장소로 안착되어 가는 호포뜰을 중심으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 정부 예산과 주민 동의 절차를 구해 10년 정도의 시간을 통해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 확보해가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야생따오기를 받아들이는 의미가 단순히 생물학적 의미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다. 중국은 따오기를 주환이라고 부른다. 주환은 중국의 전통 문화에서 행운과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중국에서는 주환을 보면 천년의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으며, 황제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는 새로도 존경받았다. 일본에서는 따오기의 여름 깃털색을 특히 주로색 (朱鷺色)이라고 칭한다. 이 색깔은 일본의 전통 색깔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필자는 조선의 따오기는 봄의 상징 꽃인 살구색 꽃 날개를 펼치는 행운과 사랑의 새로서 궁중의 봄꽃이다. 현대에 와서는 다른 나라에 없는 따오기 노래까지 아이들이 학교에서 불렀던 것으로 보아 민중들 속에 함께하는 ‘오빠생각’과 더불어 즐겨 불렀던 논에서 먹고 사람들과 가까이 했던 제비 같은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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