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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을 기후위기 시대 생태교육 중심공간으로 만들자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3.04.26 09:24

아이들의 웃음과 자연에서 관찰하는 생명 탄생에 늘 감사한다. 80년대 일본 교육소설인 '인간의 벽'에서 후미코라는 한 시골 여교사의 교육철학에서 많은 감동을 받은 기억이 또렷하다. 후미코는 약한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 아이들에게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가치관을 가르치고 싶은 신념, 인간에 대한 끝없는 성찰에서 비롯된 교사로서의 자신감으로 시대의 횡포에 맞섰다. 어쩌면 당시 젊은 시골 교사로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사란 누구인가?를 깊이 고민하면서 교육민주화의 길에 나서는데 디딤돌이 된 책이었다. 연둣빛 왕버들 봄이 깊어가고 있다. 따오기 날개 빛도 오묘하고, 아이들의 생태 배움도 즐겁다. 4.11, 4.16, 4.19로 이어지는 역사 속 아픔의 길을 걸으면서도 자주 하늘을 바라보며 희생한 숱한 생명을 생각한다. 자연은 변함없이 인간을 품어 내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으로 햇살처럼 평등하게, 새들처럼 자유롭게 생명 평화 세상을 만들지 못한다. 자연 안에 살면서 늘 세상의 다툼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섣불리 그 중심에 나서는 것도 멈칫멈칫한다. 결혼식 참석 후 들린 진주 동물원의 불곰과 호랑이 등 야생동물들을 보면서 안타깝다. 인간의 삶도 작은 공간 안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면서 '인간의 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섬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 필립처럼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히던 가망 없는 사랑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의 결핍이라는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교육민주화와 환경운동이 디딤돌이 되어 그나마 황혼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인간의 벽을 넘어 욕망의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 것에 작은 위로를 받는다. 그렇게 봄날은 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 따오기가 37살이 되었다

중국 양현에서 주환(따오기) 7마리를 1980년 야생에서 발견하여 이제 7천 마리 이상이 복원되었다. 중국 전역에 분산센터를 만들어 언젠가는 동북아 전역으로 따오기가 자유롭게 비행하는 날이 올 것이다. 예전처럼 우리나라에도 겨울 철새로 자리 잡아 남북을 오가는 공동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한다. 중국발 뉴스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따오기인 핑핑(Pingping)이 4월 9일 베이징 동물원에서 37번째 생일을 맞았다." 한다. 핑핑은 우포늪에 들여온 따오기(양저우와 룽팅)와 같은 고향이다. 산시(陝西)성 한중(漢中)시 양현(楊石)에서 태어난 핑핑이 베이징 동물원으로 이주하여 역시 양현에서 태어난 칭칭(靑村)과 짝을 이루었고, 둘 사이에서 총 27마리의 따오기가 태어났다고 전한다. 우포늪에 따오기가 2008년 들어와서 벌써 15년이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7차 야생 방사 행사도 5.4일 진행한다. 그동안 7차례나 야생에 나간 따오기의 상태와 그동안의 성과, 문제점 등을 따져보는 학술세미나 자리도 마련하여 따오기 서식지와 지역주민 협력에 관한 과학적인 평가가 필요한 때이다. 이점을 창녕군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귀담아 듣기를 권고한다.

우포늪의 상징 같은 왕버들에 따오기가 찾아왔다

언젠가는 따오기가 왕버들의 봄에 앉으리라고 기대했다. 오늘 오후 5시 40분경에 수컷 한 마리가 벗이 찾아오듯 연둣빛 나무에서 따옥따옥 소리를 내며 암컷을 부른다. 이곳에서는 아이들과 왕버들학교를 여는 장소이다. 왕버들의 특성은 넘어져도 가지에서 다시 뿌리를 내려 새로운 생명을 세워내는 곳이라고 아이들과 배움 나눔을 하는 곳이다. 오염처리 공장이며 물고기들의 산란장이고, 아이들은 나무 놀이를 하며 몸의 균형을 잡아가는 생태학습장이다. 어른들에게는 맹그로브처럼 탄소흡수에 뛰어난 기능을 하는 우포늪의 얼굴 나무라고 자랑을 한다. 언젠가는 이곳에서 따오기 둥지도 트고, 자식을 키우는 장소가 되기를 빌어본다.

‘툰베리 세대' 학교에서 키운다

오후에는 생명평화를 지향하는 합천 평화고등학교에서 2시간을 보냈다. 본관이 단층 건물로 학교는 온통 꽃밭이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생태노동으로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교육현장의 모범이다. 아이들의 표정도 참 좋다. 우포늪을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우포늪 현장 학습과 더불어 실내 강의에서 스즈키와 툰베리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환경운동가 그레타툰베리가 지난 10일 스웨덴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등교거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스톡홀름|AFP연합뉴스) 기후변화 교육 필요성에 공감하는 흐름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정규 교과 과정에 편성하는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환경 교육을 헌법 조항에까지 포함하였다. 이상 고온 현상과 가뭄, 홍수·산불 등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뉴질랜드는 올해부터 기후변화 위기 과목을 정규 교과 과정으로 편성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교과 내용에는 기후변화의 실상과 심각성을 알려주는 읽기 자료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기후변화 저항 행동, 지구온난화로 인해 10대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과정까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11~15세 학생들이다. 제임스 쇼 뉴질랜드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이 일상 대화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접하는 기후변화 관련 내용 중에는 좋은 게 없고 이로 인해 학생들이 겪는 무력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교과 편성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뉴질랜드는 2018년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학교에서 기후변화 교육을 시범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이탈리아 정부도 올해부터 기후변화 교육을 정규 교과목으로 편성한다. 이탈리아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올해 9월부터 시작하는 정규 학기부터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개발’ 이슈를 공립 초·중·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후변화를 선택 과목으로 정한 뉴질랜드와 달리 이탈리아는 모든 공립학교 학생들이 기후변화 관련 수업을 연간 33시간 이수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다만 기후변화 교육을 추진했던 로렌초 피오라몬티 장관이 지난해 12월 23일 의회가 자신의 교육재정 확대 요구를 무시한 예산을 통과시킨 데 항의해 사퇴한 탓에 이행과정에서 차질이 예상된다. 캄보디아도 올해 10~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관련 내용을 지구과학 과목에 편성했다. 학생들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캄보디아에 미치는 영향,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필요한 기술 등을 배우게 된다. 더하여 멕시코 정부는 지난해 초 헌법을 개정해 자연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교육 기본권에 포함하였다. 멕시코 교육부와 환경법은 친환경 개발과 관련한 교육을 의무교육 사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새 환경 교육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 어스데이 네트워크에 따르면 현재 인도, 브라질, 케냐, 필리핀, 중국, 일본, 탄자니아, 콜롬비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핀란드 등에 기후변화 관련 내용이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돼 있다. 앞서 2015년 파리기후협정 서명국들은 기후변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합의했다. 서명국들은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세계적 경각심이 커진 데다,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지식과 소양을 제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가남정에서 임진전쟁에 의병으로 나선 정인홍 가문을 만난다

봄날 꽃구경 나섰다가 홍류동 계류 아래쪽 가남정(齋舍) 맞은편에서 함박웃음 짓는 벚꽃을 특별한 모양으로 만난다. 가남정 주인이 개울가 꽃그늘아래 자갈돌에 둘러앉아 다담을 나누는 듯하다. 정씨 4형제는 임진전쟁에 의병으로 나선 아름다운 선비들이다. 남명 조식의 제자로 사촌 형인 의병대장 정인홍(鄭仁弘 1536-1623)의 휘하에서 의병 활동을 하였고, 가남정 앞 느티나무는 450살이 넘어 그 기상이 가야산 봉우리를 닮았구나. 낙동강을 따라 회천을 벗하며 황강 상류에서는 가야산을 향하여 두 손 모으고 고운 최치원의 흔적을 따라 정인홍의 생가 터도 만난다. 벌써 벚꽃은 만개하여 초록 잎을 피워낸다. 나제통문을 사이에 두고 거창 고제 사과 산지와 무주 사과 산지의 과수원 농부들은 바쁘다. 무주천 계류에서 울창한 자연산림을 보면서 마음이 편하다. 돌아오는 길에 회천에서 옛 월오나루터를 생각한다. 역사적 흔적으로는 임진왜란 때 월오(月塢) 윤규(尹奎)가 이곳에 피난 와서 시를 짓고 책을 읽으며 거문고를 타면서 울분을 달래다가 왜적에게 붙들려 순절했다. 우곡면 예곡리 바람골 마을에서 회천을 건너 월오리 달오마을 동남쪽 절벽에 ‘월오윤선생유허비(月塢尹先生遺墟碑)’가 세워져 있다. 월오나루터는 낙동강을 건너는 다리가 없었던 시절에 고령과 창녕 일대의 주민들이 왕래하기 위해 만든 나루이다. 고령 일대의 주민들이 월오나루터를 통해 낙동강을 건너 창녕장이나 멀리 달성, 대구로 이동할 때 쌀이나 보리 등의 농산물을 실어 나르던 곳으로, 회천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지역에 위치하므로 매우 중요하였다. 이 일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지인 대구로 유통되기도 하였지만, 대개는 월오나루터를 건너 창녕장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이렇게 낙동강과 회천 그리고 황강을 사이에 두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마을마다 의병장들이 나서서 나라는 지켜낸 그 고마움에 후학으로서 어떻게 그 정신을 이어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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