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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병을 앓고 있는 우포늪과 낙동강을 살리는 새해이기를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3.01.24 10:24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이 낙동강과 남강을 거쳐 진주성을 지나 호남에 진출하려는 길목에서 “늪으로 왜적을 유인하여” 물억새와 갈대숲을 이용하여 게릴라 전을 펴서 전투에서 승리한 기록을 보면 낙동강과 남강의 지리를 통달한 홍의장군(망우당) 곽재우 장군의 전략은 낙동강의 이순신이었다. 그런 역사의 강을 구간 구간 물길을 막았으니 낙동강이 아파하면서 썩어간다. 그 영향으로 우포늪도 중병을 앓고 있다. 지금 환경부가 우포늪이 아픈 이유를 2년 동안 전문용역을 통해 병 진단하는 데만 2년이 걸린다. 낙동강에 잠시 겨울철 수문 한쪽이 열리면서 모래톱이 생기고 그 모래톱 위에는 뭇 생명의 발자국이 찍히고 강가로 물먹으러 나온 야생동물들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잠시 낙동강 모래톱에 앉아 햇살 받으며 그 모습을 따뜻하게 느끼며 쳐다보는 명상에 잠긴다. 그 모습을 페이스북에 글로 남겼다. “ 합천보 수문 한쪽이 열리자 모래톱이 생기고 뭇 생명이 모여들어 춤춘다. ‘상선약수’라 이 모래톱에서 아이들과 소풍도 즐기고, 땅콩 농사지으며 여름철에는 모래찜질하던 삶을 되돌리는 힘을 새해에는 모아보자. 한 마리 흰 꼬리를 가진 수리가 나뭇가지에서 물가로 비행한다. 그대가 산 아래로 내려오면 한 생명이 죽는다. 그래도 보기가 좋더라. 그것은 자연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일이기에...”

낙동강과 지천에 모래톱 생기면서 생명들이 돌아왔다

우선 물이 맑아지고 모래톱 사이로 흐르는 얕은 여울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자갈에 묻어있는 돌말을 먹으면서 부지런히 물살 따라 오르내린다. 맑은 여울에 물속이 훤히 보이는 곳을 좋아하는 ‘호사비오리’가 나타났다. 새해 너무 반가운 발견 관찰이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18일 전 새해 아침 홍의장군 묘에서 일출을 온 마음으로 안으면서 소원을 빌었다.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세상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자연생태를 되살리는 일에 마음 모으게 해주소서”라고. 그렇게 소원한 후, 낙동강과 지류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 소원을 마치 곽망우당께서 답하듯이 지리산 골짜기에서 딱 한 번 보았던 ‘호사비오리’ 4마리를 관찰하였다. 모래톱 사이로 흐르는 얕은 물 속으로 자맥질하며 피라미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물 위로 나타나는 호사비오리 수컷을 보면서 얼마나 감동했던가? 그때의 기록도 들춰본다. “ 새해 나는 호사를 누렸다. 낙동강 주변 강과 지천을 따라 하루종일 헤매다가 모래 여울에서 두 쌍의 호사비오리를 발견하고, 갈대 뒤편에서 조용히 훔쳐보았다.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가 물억새와 갈대가 우거진 곳에 숨어서 의병들과 화살을 쏘며 게릴라 전을 펴서 남강에서 백전백승한 그 기분으로…. 북쪽의 한파로 일시 남쪽 모래톱이 있는 강으로 이동했는지는 며칠 조용히 관찰해볼 일이다. 천연기념물 제448호 호사비오리는 남한강 상류와 지리산 자락 경호강 등에서 겨울철 드물게 관찰된다. 그러나 낙동강 주변에서는 사라졌다. 모래톱 사이로 흐르는 빠른 여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2000여 마리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종으로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부, 백두산 인근에서 번식하여 겨울철에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겨울 철새이다. 깃이 호사스럽고 화려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만큼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호사비오리를 곽망우당 묘에서 새해 일출을 보고 4대강 사업 이후, 얕으면서 빠른 여울을 따라 모래톱이 사라진 낙동강 주변 남강과 황강 지류들을 따라 찾아 나섰다. 가끔 흰수마자가 황강 하류 모래톱과 함안보 사이에서 발견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호사비오리를 발견하는 꿈을 꾸었다. 남강과 황강을 오르면 괴물 같은 바벨탑인 4대강 보를 자주 만나게 된다. 이 보의 영향으로 범람이 사라진 우포늪도 중병을 앓고 있다. 특히 보호종인 가시연이 2014년 이후 자연 범람이 사라진 후, 지금까지 대규모 가시연 군락지는 사라지고 연군락이 호시탐탐 우포늪 주인이 되기 위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자칫 주남저수지처럼 수생식물 다양성이 사라지고 연군락으로 늪 생태계 다양성이 사라질까 봐, 매년 노심초사하면서 관찰일지를 쓰고 있다. 다행히 새해 첫 날, 낙동강과 이어진 강모래 여울에서 호사비오리가 먹이 잡기를 하고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너무 기쁜 날이다.”

매일매일 호사비오리를 숨어서 관찰하는 일이 즐거움이다

오늘은 늦잠 자고 된장국으로 아점을 즐겼다. 굴 무침 사둔 것이 있어 따신 밥에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아무래도 바깥 일이 있으면 식사가 들죽날죽이다. 위와 장기들이 고생이다. 공자님은 '칠십(종심)에는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라고 하셨으니…. 늦잠 자고 일어나 아점 맛있게 먹고 귀한 호사비오리와 나의 분신 같은 따오기를 만나러 느리게 느리게 그곳으로 가볼 참이다. 그러다 보면 매류도 만나고, 동네 터줏대감 부엉이류와 말똥가리류도 만나 하늘 보며 혼자 쫑알쫑알하면서 썩을 넘들이 막아놓은 강물을 보며 욕도 한 바가지 하면 겨울 한파도 별 것 아니다. 모래톱이 나타나는 낙동강 지류를 찾아 얕은 여울 사이로 맑은 물고기들과 잠수성 오리들을 만나면 모래톱에 주저앉아 명상에 든다. 순간 나의 눈을 번뜩이게 하는 것은 물억새와 갈대숲 사이로 사각사각 소리 내며 잽싸게 이동하는 뱁새 소리와 갈뿌리 아래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멧밭쥐 등 설치류들을 노려보는 녀석들이 귀엽다. 낮은 정지 비행으로 갈숲 아래 먹이를 노리는 황조롱이와 흔들리는 물억새밭 사이로 눈 부릅뜨고 자유자재로 높낮이를 조절하며 비행하는 쇠부엉이 모습은 외계인이다. 낯설다. 사진으로 찍어 놓으면 얼굴 모습은 안동 하회탈 같다. 하회탈 주인공은 기득권 양반 이놈들아! 정치 똑바로 하라며 꾸짖는다. 나도 덩달아 썩을 넘들아! 하며 수리부엉이 눈으로 노려본다. 호사비오리 놀이터를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5일 동안 훔쳐보면서 마음 줄이고 긴장감으로 차 문도 열지 못하고 계속 불편한 자세로 살핀다. 그래도 다행이다. 1월 첫 탐조 후, 2일 2쌍에서 3쌍으로 늘어나며 내심 기뻤지만 3~4일째는 볼 수 없었다. 낙동강 유역권에서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는 희귀종이어서 잠시 머물다가 (날씨 탓으로 남쪽으로 잠시 이동) 북쪽으로 다시 갔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면서 관찰을 포기했다. 그래도 혹시 하며 5일째 느긋하게 강 상류 물억새 숲이 있는 모래톱 여울에서 자맥질하고 있는 5쌍을 만난다. 가슴이 두근두근. 한참 뒤에 한 쌍이 아래쪽에서 비행하여 무리 속으로 합류한다.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은 무리를 보다니... 어둠이 내리기 전에 미련 없이 내일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한다. 그래! 이번 겨울 동안 모래톱 얕은 여울에서 실컷 잘 먹고 떠나거라! 근처에 투망 들고 물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있어 잘 설득하여 집으로 보냈다. 6일째 관찰하면서 근처에 놀랍게도 원앙이 천지삐까리다. 호사비오리도 자유자재로 아래위로 날아다니면서 먹이활동과 낮잠 자기, 수시로 비행하기, 낙동강 주변을 맴돌기도 한다. 내일은 해마다 두 차례씩 우포를 찾는 '철새 여행을 통해 한국의 자연을 역동적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에코버드투어'팀과 아침해를 보며 4시간 정도 오전 탐조 걷기를 한다. 그때 꼭 보여주어야겠다. 12시경 아점을 먹고 원앙 100쌍과 호사비오리가 겨울을 나는 곳으로 다시 탐조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는 쇠부엉이와 잿빛개구리매, 새홀리개 등 맹금류도 만나게 될 것이다. 외국인들이 포함된 탐조 여행이어서 서로 탐조 예절을 배우며 조선반도의 귀한 새들을 만나는 기회이다. 탐조문화가 초중학생으로 확산되면서 자연사랑 품격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더하여 나도 더 공부하고 서식지 보존을 위한 노력과 대안 마련에 힘써야겠다.

이른 아침부터 화왕산 햇살을 받으며 탐조길에 나선다

해마다 두 차례 우포늪과 낙동강 주변 탐조활동을 위해 방문하는 탐조인들과 대대제방에서 아침에 만나 첫인사로 독수리 밥 나누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우포생명길을 따라 탐조걸음은 느리게 집중하면서 숲과 늪길, 물억새숲 길에서, 참매 큰오색딱다구리 쇠딱다구리 노랑지빠귀 개똥지빠귀 곤줄박이 되새 밀화부리 콩새 어치 말똥가리 큰말똥가리 황조롱이 잿빛개구리매 흰꼬리수리 따오기 독수리 등 많은 종들을 관찰하며 5시간 탐조를 했다. 며칠 순천만과 주남저수지, 우포늪 등을 탐조하면서 104종을 보았다고 한다. 오후 3시부터는 원앙, 가창오리무리에 더하여 매우 희귀종인 참수리와 호사비오리까지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 모래톱에서 마무리 탐조를 하면서 모두 만족하면서 즐거운 탐조를 마치고 동해안으로 떠났다. 탐조 중 최고의 사진은 독수리와 함께 모래톱에서 쉬고 있는 참수리 모습이다. 오늘 함께한 인연과 즐거운 탐조가 고맙다. 조성식탐조가와 에코버드코리아 이대표 일행들을 안내하면서 늘 자랑스러운 우포늪과 낙동강 모래톱에서 즐거웠던 하루였다. 다음날 황혼무렵에 삵 한 마리가 저녁상을 못 차렸는지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간다. 인생도 그러하다. 그때 지난 11월에 우포늪에 나타난 흑고니 한마리가 화재였는데... 그동안 주남과 낙동강 하구에서 보았다는 소식만 듣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11일 해질무렵 삵처럼 밥상도 못차리고 혼자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큰고니가 먹이터로 돌아가는 시간에 4마리가 날개짓을 하며 날아오른다. 어! 검은 몸에 흰색 날개빛이 하얀색 백조 뒤를 따라 날아 오른다. 흑고니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반가워서 다음날도 해질무렵 관찰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한 마리 백조를 따라 날아오른다. 아! 참 영리한 흑고니구나. 어제는 3마리 가족 따라. 오늘은 1마리 외톨이 따라 스스로 생존을 위하여 선택할 수 있는 너의 지혜를 보면서 한 사람의 죽음을 보내고 흑고니의 끈질긴 생명 투쟁을 다시 가슴에 담고 가시밭길을 헤치며 또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겠구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기도 하고 함께 어깨걸고 나아가기도 하는 것이 사람 세상이다. 주남지에서 겨울을 나는 재두루미들의 군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선비 자태이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눈까풀이 가물가물하다. 잠시 평소 도시로 나갔다가 들리는 부곡 초입 작은 커피집에서 쉬면서 탁자에 놓인 책을 펼친다. "만일 어질고 단호한 동반자, 성숙한 벗을 얻는다면, 어떠한 난관들도 극복하리니, 기쁘게 새김을 확립하여 그와 함께 가라" 한편 경계의 말로 " 동료들과 지내거나 서 있거나 가거나 또는 거닐면, 항상 요구가 많으니, 남이 탐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조언한다. 커피 한 잔과 단팥죽 한그릇은 노무현재단에서 만난 노짱의 봉하시절 화포천 살리기운동 하면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가며 함박 웃음 짓던 그 달콤함이었다. 그러나 세상에서 때묻은 자들의 질시에 당신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 떠났다. 그래도 노짱의 삶에서 숱한 방문객들은 깨어있는 시민이 되고 어깨 걸고 함께 가는 세상을 꿈꾸며 나아갈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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