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영대표

겨울 끝자락에 얼음처럼 요염한 매화 한 그루가 돌담 너머에 피어 있다.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 추위에도 봄의 전령사인 매화는 여린 꽃망울 속에 속살을 채우고 있었나 보다

아무리 추운 날에도 그 향기를 팔아 안락함을 구하지 않는 것이 매화라 했던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지역의 미래를 담보로 잡히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에서 매화꽃이 더욱 다정한 것은 그 꽃이 참고 견뎌 자기를 이겨내는 사람을 닮았기 때문이다 각박한 우리의 일상 속에서 문득 매화꽃 같은 향기를 느낄 수 있다면 자화자찬 같지만 그것은 비사벌의 향기가 아닐까?

그동안 비사벌신문은 우리 지역사회에서 역사, 향토, 문화, 환경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가지와 잎사귀를 무성하게 키우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늘 아쉬움이 있다면 그늘은 아늑하나 향기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시니어들의 읽을거리 볼거리 건강도 함께 하는 꽃을 피웠으면 하는 생각이다. 다가올 봄날에는 화왕산 아래 아지랑이 피어나듯 들판에도 꽃향기가 가득하리라 본다.

올해는 한국문학사를 빛낸 대문호 이우걸 시조시인이 고향에 작은 발자취를 남기고자 본지에 어린 시절 고향에 애틋한 옥고를 남겨 주셨다. 이인식위원은 올해로 20여 년째 ‘우포의 신비’의 제목으로 연재를 해왔다. 우포의 산증인이며 우포의 꽃이다.

오종식 편집국장은 낙동강을 넘나들고 숨겨진 문화재를 찾아서 오늘도 발로 뛰어 그 기록들을 남기고 있다. 김혜정 위원은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창녕청소년들의 학업스트레스, 친구관계, 학교폭력, 부모와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을 상담하며 글로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는 비사벌신문을 통해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창녕의 문화를 재인식하고 수많은 문화유적과 유물 등과 함께 풍성한 문화행사들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창녕의 멋과 맛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또한 비사벌신문이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작은 노둣돌이라도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눈 내리는 들판에 작은 발자국을 남겨 두었다 그 발자국마다에 뿌린 작은 씨앗들이 봄꽃처럼 소담스레 피어나 지역문화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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