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소작쟁의 농민운동에서 무산계급 해방을 위한 사회주의 운동가로 변신해가는 이주목과 뜻을 같이 한 정대수, 최정병 등 남지청년들은 함께 행동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주목의 하층 농민의 권익보호를 위한 초지일관적 행동과 실천에 대한 신뢰였다. 1910년대 남지 마산정에서 대중야학을 설립하여 운영하다 1922년 남지노동야학으로 부활시킨 교육자로서 보여준 투쟁정신에 대한 신뢰였다. 또한 동아일보 신문사 남지시분국에 근무하면서 1923년~1925년 영산소작회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1925년 남지청년회를 창립하고 1927년 남지정진단을 조직하고 이끌어 간 오랜 경륜과 능력을 인정하였다. 그에 대한 신뢰와 일제의 탄압 속에 남지청년들은 혁명적 농민조합운동을 통한 반제·반봉건의 정치투쟁으로까지 협력과 운동의 역량을 넓혀 갔다.

1931년 6월 30일 동아일보에 의하면, 이주목과 남지사람들은 창녕군 남곡면 마산정에 본부를 두고 ‘창녕농민조합’을 창립하여 경남 도내에 산재한 고성, 언양, 김해, 함안, 창녕, 의령, 낙동강, 진주 8개의 조선농민총동맹의 세포단체를 모아 ‘경남농민조합연맹’을 조직하려 노력하였다. 그러나 1934년 10월 20일 기사에 의하면 이들의 반제국주의· 반봉건주의적 항일운동과 정치투쟁을 4년 동안 탄압하던 중 ‘조선농민총동맹 창녕농민조합’은 8월부터 위원장 이주목과 중요간부 이도희, 서보술, 추남주, 이원호, 곽창근 등이 전부 피검(被檢)되어 1934년 9월 25일에 총회 형식으로 몇몇 사람을 소집하여 경찰 고등계 주임과 다수 경관의 경계 속에서 최종적으로 부득이 창녕농조의 해체를 결의하였다 전하고 있다. 덧붙인 글에서 위원장 이주목은 경찰당국으로부터 창녕농조 해체를 요구받은 지 10여 차례 되었으나, 이에 불응하여 오던 중 당국의 간섭으로 창녕농조 해산의 사실은 너무나 상상 밖에 일이므로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제는 전국적인 연대화를 도모하는 농민조직의 세력화를 차단하기 위해 급급했다.

1928년 남지정진단의 해체와 1934년 조선농민총동맹 창녕농민조합을 강제 해산당한 남지사람들의 일제에 대한 불만과 반항의식은 고조되어 갔다. 우연한 사건인지 몰라도 일제에 대한 분노가 1935년 2월 27일 영남수리조합 공사장에서 폭발하였다. 장마면 대봉리 공사장에서 당일 오후 7시경 30분경 노동자 170명이 단체로 인부감독 일본인 등정(藤井)과 전원(田原)을 부삽으로 난타하여 2명의 생명이 위험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등정은 두골이 부서져 생명이 위험하였다. 난타당한 원인은 임금전표를 불공정하게 분배함에 따라 발생하였다. 창녕경찰서와 남지주재소에서 30여명을 검거하여 취조한 결과, 용의자 윤주립(尹周立)외 12명 체포하여 창녕경찰서로 인치하였다고 전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불공정 임금지급에 문제가 아니라 일본인들의 식민지 조선인에 대한 침략적 사고방식과 임금착취에 대한 불만 누적과 남지지역에서 끊임없이 농민운동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집단적 항거라고 볼 수 있다.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오직 노동자의 삽과 맨주먹으로 불공평에 맞서 싸운 그분들은 [남지사람들]의 얼이다. 이상에서 「일제강점기 남지사람들의 항일운동」의 사례로 ① 1920년대 소작쟁의와 불납운동 ② 열혈운동가 이주목의 활동 ③ 1925년 남지청년회와 남지소작동맹 ④ 1927년 남지정진단과 1934년 창녕농민조합 결성과 강제해산 ⑤ 1935년 영남수리조합 공사장 인부감독 구타사건을 연대기 순으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필자의 억측인지 모르나 위의 사실을 차례로 살펴보면 1910년부터 노동야학에서 출발하여 농촌계몽운동과 소작쟁의의 중심적 역할을 하며 농민운동을 이끌며 반제국주의ㆍ반봉건주의 독립운동을 하다 1945년 건국준비위원회 창녕지부 위원장 등을 맡은 이주목과 함께 한 남지사람들을 발견하였다.   일제강점기 식민지체제를 온 몸을 바쳐 극복하려 하였는지, 아니면 소수의 지주가 다수의 소작인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차별적 사회구조에 대한 변혁을 꿈꾼 항거였는지 모르지만, 암울한 시대에 남지에서 남지를 대변하고 남지를 지키려고 한 남지사람 이주목과 남지청년회를 이끌어 간 선조들을 뒤늦게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다. 지난 8월 14일 사인정대수공로비(士人丁大守功勞碑) 복구기념식이 있었다. 역사와 전통이 짧은 남지라고 하지만 근대사 속에서 남지는 혜성같이 나타나 불꽃처럼 살다간 열혈 남지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분들을 재조명하는 일들을 계속할 것이다. 남지를 휘감아 흐르는 낙동강은 임진란 의병과 무명용사들의 불멸의 혼이 국난극복의 숨결로 흐른다. 지역사랑! 나라사랑! 남지를 사랑하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