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주변은 기후위기 대응 습지가 풍부했다

1. 1910년 대 자료에 의하면 낙동강과 남강 등 주변에는 100개 이상의 생물다양성과 홍수 예방을 하는 습지가 많았다. 그러나 일제침략과 산업화 과정에서 농업과 축산 그리고 공단조성 등으로 대부분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래서 기후위기 시대에 최소한의 습지와 홍수터 그리고 오염과 탄소를 잡아주는 나무들을 심는 일에 나서야 할 때다. 글쓴이가 살고 있는 낙동강 주변에는 습지가 유난히 많았다. 낙동강과 남강, 황강 등은 사행천(구불구불한 모래톱이 풍부한 하천)이어서 함주지에 “오끼나와 물소를 들여와 농사를 지었다” 그리고 “남강이 범람해 침수가 잦은 땅에 사는 사람은 줄고 물소만 늘어났다.”는 기록이 보인다. 과거 동남아시아 국가인 필리핀과 베트남 등을 상징하는 동물은 물소다. 농사를 많이 짓는 데다 비가 자주 오는 곳에서는 물소가 가장 중요한 동물이다. 지금도 동남아와 오끼나와 섬에는 물소로 농사를 짓는 곳이 많다. 산업화로 둑을 쌓아 농경지를 만들면서 우리나라는 물소가 농사를 짓는 일은 없어졌다. 즉 습지에서 벼농사를 짓는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방 쌓기와 갯벌 매립 정책 등으로 강모래 톱과 갯벌이 사라지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습지생태계 회복이라는 중요한 시대적 과제를 안게 되었다. 더하여 총회에서 강조한 ‘기후변화와 습지’ 결의안은 습지 탄소저장 능력 등 습지가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기능이 뛰어남을 국제적으로 표명한 시대적 가치이다.

2.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1971년 이란 카스피 해 인근 람사르에서 첫 국제회의가 열렸다. 습지(濕地, wetland)는 물에 따라 동식물의 생활과 주변 환경이 결정되는 곳이며, 일년의 일정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지역으로, 담수, 기수 또는 염수가 영구적 또는 일시적으로 그 표면을 덮고 있다. 건조 시에 수심의 6미터를 넘지 않는 해역을 포함한다. 정기적으로 또는 영구적으로 홍수에 잠긴 토양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학적 균형을 갖춘 자연 생태계다. 이러한 생태계는 민물이 있는 곳이나 바닷물이 있는 곳에서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습지는 많은 양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비교할 수 없는 생물다양성을 가진 자연 자산을 축적한다. 따라서 특정 지역의 습지를 효과적으로 보존하면 생물 종의 다양성을 증대시킬 수 있고, 연안과 내수면의 수질을 정화할 수 있다.각종 수산 및 어족자원을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서식처로 이용할 수 있으며, 지하수의 보수 및 홍수조절에도 기여한다. 현명한 이용 측면에서 자연교육, 생태관광, 레크리에이션 및 각종 연구 활동을 위한 장소로 제공될 수 있다. 더하여 현대인들의 삶에서 부족한 풍부한 감성을 회복하는 심미적, 경관적 가치로 높이 평가된다.

3. 제14차 람사르협약총회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과 스위스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중국은 코로나 방역으로 비대면으로 개최하고 스위스는 대면 총회를 가졌다. 이번 제14차 람사르습지협약 총회에서는 172개 당사국이 참여하여 ‘사람과 자연을 위한 습지행동’을 주제로 13개국 25개 도시가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서’ 수여식과 부대행사에 참여하였다. 중국 우한 선언문에서 ”습지의 보호∙복원∙관리 및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입법과 법집행을 추진하고 습지생태계 서비스를 평가∙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 습지와 그 생태계에 서비스하는 자연 자산을 평가∙계산할 것, 도시와 교외 지역의 습지를 보호∙복원∙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상황을 참작하여 습지공원 또는 습지교육센터를 건립할 것, 사회∙경제∙환경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습지 보호와 복원 조치를 취할 것 등”을 호소했다. 습지교육의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공유, 실행하기 위하여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제안한 ‘공교육 분야에서의 습지교육’, ‘람사르협약의 습지도시 인증제 개선’ 등의 결의문 초안도 이번 총회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어졌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학교교육에서 습지교육을 중요하게 다루고, 교육기회를 늘리며, 국가의 지원 등을 독려하기 위해 ‘공교육 분야에서의 습지교육’ 결의문 초안을 올해 5월에 스위스 글랑에서 개최된 제59차 상임위원회에서 발의했다. 당시 상당수 당사국들이 우리나라와 중국이 제안한 결의안에 강한 지지 의사를 표명을 통해 이번 총회에서 중요한 의제로 통과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172개 회원국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습지생태계 중요성과 기후위기 시대에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학교현장의 교육과정 속에서 “사람과 자연을 위한 행동”을 배우고 실천하는 삶을 행동으로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셈이다. 기후정의는 구호가 아니라 ‘노아의 방주’를 준비하는 우리 세대와 미래세대의 징검다리다.

4. “죽어가는 지구를 살려달라”

- 세계의 아이들이 행동으로 외치고 있다. 노인들이 앞장서야 할 때

비 내리는 우포에서 지난 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세계환경회의에 참가하여 보고 듣고, 체험했던 시간을 생각한다. 「우포늪 습지 복원과 생태적 전환,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로 오랜 시간 우포늪을 보전하는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나아가 정부가 시행하는 그린뉴딜이 에너지산업을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경제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생태계의 불균형과 생물다양성 감소를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혁신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야생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새롭게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대이다. 꼭 30년 전, 낙동강 유역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인 ‘습지보전운동’에 나셨을 때. 92년 브라질 리우 세계환경회의에 ‘마산창원공해추방시민운동협의회’ 활동가로서 참석한 것은 지금도 우포늪 주변에 머물면서 낙동강 습지보전운동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평생 화두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리우 환경회의장 안팎에는 세계정상과 정부 관료들 그리고 언론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민간환경관련 단체들과 청소년 그리고 브라질과 남부 유럽 중심의 노동, 인권, 교육, 환경 등 수많은 회의장 주변에서 연대와 교류가 이어지면서 토론과 정부의 환경노동 문제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에 비판을 쏟아냈다. 이를테면 노동 현장에서의 열악한 노동자 건강문제 개선을 위한 브라질 노동자당의 ‘노동과 환경’ 노동과 건강‘ 등 다양한 책자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 토론회가 매일 조직되고, 환경문제 대응에 미온적인 미국 대사관 앞 시위와 민간단체들의 연대를 통해 지구촌의 불평등과 차별을 각국 정부를 향해 개선요구를 연일 시위가 조직되었다. 이런 가운데 여러 나라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세계정상을 향해 내놓은 연설문에 주목했다.

5. 12살 소녀 세븐 스즈키와 16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선한 영향력이 기후정의를 위한 국제적 대장정 길이 열렸다

92년, 국가 정상 178개국이 브라질 리우에 모여 세계환경회의를 개최했지만 ‘기후변화협약’ 등은 미국의 반대로 이산화탄소 규제 및 기한을 규정한 문구를 넣지 못했다. 이것을 지켜본 리우시청 앞에 캠프를 설치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모여든 청소년들이 캐나다 12살 소녀 ‘세번 스즈키’의 입을 통해 ‘세상의 모든 어버이들께’라는 제목으로 “여러분은 오존층에 난 구멍을 수리하고, 죽은 강으로 연어를 다시 돌아오게 하고, 사라져 버린 동물을 되살리고, 사막이 된 곳을 푸른 숲으로 되살려 놓을 능력이 없습니다. 고칠 방법을 모른다면, 제발 망가뜨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 회의를 열고 있는지를 잊지 마십시오!”라면서 합의문 채택에 미온적이었던 각국 대표단을 비판했다. 최근에는 스웨덴 출신 16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변화에 항의하는 1인 시위에 나서 지난 20일 전 세계적인 기후 파업을 이끌어내는 계기를 만들어낸 환경운동가다. 처음으로 ‘청소년 기후 행동’을 조직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전 세계적인 기후 관련 동맹휴학 운동을 이끈 인물로 유엔 연설에서“생태계 전체가 무너지는데 각국 정치지도자들은 영구적 경제성장과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 감히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당신들은 우리 젊은 세대를 실망시켰고, 우리는 당신들의 배신을 깨닫기 시작했다"라며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해 있다. 만약 우리를 실망시키는 쪽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툰베리의 선한 영향력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청소년 기후행동이 국제적으로 조직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9.24일 서울과 지역에서 기후정의행동 집회가 열렸다.

6. 최근 유럽에서 혹독한 오염 사고로 사람이 죽고 전염병이 유행하던 시절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한 가지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 내 프랑스 하원은 헌법 조항 제1조에 '국가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싸운다'를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불행하게도 우파가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됐지만 지금 세계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과제 앞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유럽연합에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해 만들어진 제품에 탄소국경세까지 매겨서 수출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는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헌법 제안 내용 속 '생물다양성과 환경보존'에 대한 국제적인 과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에서 열거했던 나라마다 성장신화에서 수생태 보전과 복원, 생물다양성 서식처 보전과 복원 등을 통해 새로운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의 길이 보인다. 짧은 기간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을 깨뜨린 고도의 토건중심 성장 정책을 최소화하자. 오히려 소멸위기 마을이나 버려진 전통문화 유산을 생태적으로 회복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 최근 애니메이션 산업과 게임사업 기획자들은 전통자연과 문화 속에 숨겨진 신화들을 찾아다닌다고 한다. 이것은 기존의 자연전통자원과 농업자원에 바탕한 문화, 역사, 예술자산까지 폭넓은 생명다양성을 회복하는 전략을 찾아 낼 때 가능할 것이다.

7. 한편 유네스코가 주목하고 있는 문화 예술적 방법론으로 기후위기 대응 아이들과 시민들의 인식 증진 방안에 마음이 많이 간다.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유네스코가 진행한 ‘2030년 세계’(World in 2030) 여론조사에서 전 세계 응답자 1만 5천여 명이 2030년까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1위(67%)로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저해’를 꼽았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녹색 해결책에 대한 투자, 지속가능성에 대한 교육, 문제를 공동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 등 대응책이 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 예술적 방법론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행동을 촉구하는 사례를 한 가지만 소개한다.

- 예술을 활용하는 기후변화 운동

기후변화 운동에 예술을 결합하기 시작한 환경단체들도 있다. 국제기후변화운동네트워크 ‘350’은 기후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난 안전하고 공정하며 번영하는 미래를 위해 노력한다. 그들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대중 참여 운동을 펼치는데, 예술을 활용한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350 프로젝트 중 ‘키트로 만든 예술(Arts Organizing Kits)’은 참여자가 예술을 통해 다양한 기후위기 관련 캠페인이나 행사에 관해 생각해보고 이야기 나누게 한다. 인종 정의, 회복, 그린 뉴딜, 기후 파업, 연대, 록 음악 활용 등 총 여섯 종류의 키트가 있으며, 각 키트는 예술 활동 설명서와 디자인 예시, 참고할 만한 자료 등을 제공하여 참여자가 쉽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기후 동맹파업 예술 키트(Climate Strike Arts Kit)’는 각자의 집에서 안전하게, 온라인으로 연대하여 미술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 예술 만들기(Virtual Art Builds)’를 제공한다. 캐나다 원주민 공동체 웨추웨튼(Wet’suwet’en) 주민과 함께한 ‘가상 예술 만들기’에는 약 50명의 참여 작가들이 각자 자신이 디자인한 글자를 하나씩 들고 사진을 찍은 후, 참여자 모두의 사진을 합쳐서 ‘웨추웨튼 기후 보호 연대’라는 메시지를 담은 배너를 만들어냈다. 350은 이 키트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실험 중이다. 이처럼 350은 온라인에서 예술을 통해 온라인으로 서로 연대하고 기후변화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함께 활동해 온 몇 분에게 내년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습지생태교육과 더불어 기후위기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 증진과 기후행동 그리고 예술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했다. 우리는 행동하는데 거침없이 망설임 없이 기후위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돈 없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해를 구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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