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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서 원류 생태문화역사를 생각한다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1.12.31 07:27

낙동강 하구 고니류들의 먹이터가 부족해 지면서 2주 전에 우포늪에는 900여마리가 연밭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잠자리로 이용한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는 시간 그들이 함께 밤새도록 울어대는 소리는 우리 탱그리문화의 원초적 그리움을 소환하는 시간이다. 탱그리는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터키 등 중앙아시아의 언어로 하늘을 '탱그리(Tangri, Tengri)'라고 하는데 한문으로 의역하면서 '단군'이 되었다. 이 말은 '(하늘처럼) 동그랗다', 또는 '탱글탱글하다'고 하거나, 무속인을 '당골네'라고 하는 우리말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비화가야의 고장의 원류를 따라 오르면 연어가 강을 회귀하여 자식을 낳고 자연 순리대로 죽음을 맞는 순간은 아름답다. 오늘은 남강을 따라 오래전부터 고니류 등이 먹이터로 이용하던 마을 늪과 강변 모래톱을 찾았다. 그곳은 필자가 어린 시절 낙동강가에서 땅콩 심고, 호밀, 대파, 수박 농사 등을 하며 사람도 살고, 겨울철새인 기러기류와 고니류, 물오리들이 살아가던 터전이었다. 낙동강과 남강, 황강 등 오랜 자연사 속에 인간도 삶터를 꾸려 수렵과 채집 그리고 농경 생활을 하면서 이루어온 생태문화역사를 아우러는 현장을 찾아 기록하고, 공부하는 일이 내 삶에서 중요한 일로 자리잡은 셈이다.

가야토기에 새겨진 원앙사촌을 찾아서

잠에 깨어 페이스북을 열자 동물학자인 한상훈박사께서 '원앙사촌'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다. 멋진 글에 매료되어 과거 기억을 소환한다. 나도 17년 전에 고인이 된 조류학자 김수일교수님이 가야시대 오리 토기에서 원앙사촌을 닮은 모형을 보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있다. 김교수는 지난 날 조선반도에서 사라졌던 황새와 따오기를 복원 제안하고, 황새는 직접 복원에 앞장섰고, 따오기는 우포늪에 와서 나에게 복원 제안을 하신분이다. 아쉽게도 함께 복원 준비를 하는 과정에 돌아가셨다. 당시 기자들은 김교수 죽음으로 따오기 복원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을 때, 나는 행정, 조류학자, 중국 시용메이교수, 국제기구전문가, 환경단체와 힘을 모아 그의 주검 앞에서 해낼 것을 마음 약속을 하고, 추진에 앞장섰다. 오늘 아침. 한박사의 글을 보고, 다시 원앙사촌에 관하여 문헌을 찾으면서 여러 곳에 전화를 했다. 관련자료를 보내준 오선생과 습지고고학을 한 전문가도 김해박물관 토기를 보며 15년 전에 내가 원앙사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관련 연구가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불현듯 섬광처럼 뇌리에 꽂히는 원앙사촌이야기가 어쩌면 이땅에 사라졌던 따오기를 복원하려고 '오래된 미래'를 찾아나섰듯이 또 시베리아, 북조선, 낙동강 가야시대로 이어지는 역사 앞에 다시 나를 소환하는 먼 여행을 꿈꾸는 행복한 아침이다. 김교수님!! 우포에 당신이 복원한 황새가 날아와 당신께서 복원 제안한 따오기가 함께 지금 훨훨 잘 날아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더 좋은 소식은 김해 화포천에도 김교수의 자식인 황새가 조만간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 황새의 인연도 따지고 보면, 당신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고 하늘나라로 간 노무현대통령과의 인연도 있지요. 노대통령께서 고향 귀환 후, 화포천습지 살리기에 온 힘을 쏟으시고, 첫 휴가로 우포늪을 찾아 왔을 때, 함께 걸으며 화포천과 주변 논에 오리농업방식에 더하여 일본 토요오카 황새복원 방식을 보태면 좋겠다고 조언을 드렸다. 그 말을 기억하시고 3개월 뒤에 봉하 사저 서재에 초대하였다. 그 자리에서 김정호(봉하재단)비서관에게 토요오카 갈 준비를 지시하셨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얼마 뒤에 검찰로 가는 버스와 목숨 줄을 놓은 소식에 참 사람의 운명이란...

우포에 살면서 인연을 화두로 삼고 살아간다

그러나 앞에서 기술한 대로 김수일교수의 황새와 따오기복원도 가야시대 오리토기 한 점에서 사라진 원앙사촌을 보며 조류학자로서 야생 조류복원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그 인연이 토요오카에서 복원한 황새가 봉하마을까지 날아오고, 김교수도 교원대에서 여러차례 토요오카를 드나들며 러시아와 독일 등과 황새복원을 준비하였던 일도 나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살아 생전 두 분이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상상해본다. 참 인연이란 질기다. 그래서 나는 요즘 '인연'을 화두로 삼고 기억 속에, 기록 속에 흩어져 있는 조각들을 다시 모으는 즐거움으로 살고 있다. 우포 하늘에 살아있는 많은 과거 인연들과 미래 세대 인연들이 교호를 빌며 작은 우포자연학교를 통해 아이들과 하늘의 별도 보고, 땅의 풀별인 까랭이 관찰도 한다. 49년 전 첫 교양 수업에서 들은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생활 화두로 이어가고 있다. 영혼의 전달자로서 가야지역에 무덤에서는 마치 오리를 그대로 본뜬 듯한 오리모양(鴨形土器) 토기 혹은 새모양 토기가 많이 나온다. 몸통의 등에는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원통모양의 입구가 있어 뚫려 있는 꼬리 쪽과 연결된다. 앞 쪽에는 쭉 뻗은 주둥이가 코가 표현되고 그 옆에 귀 또는 눈이 있으며 머리 위에는 볏이 달려 있어 장식적인 동시에 사실적이다. 곡선적으로 처리된 몸통과 조화되어 대단히 균형잡힌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진조의 `가야 사람들은 죽은 이가 하늘을 날도록 바라고, 새가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다고 기록 되었다고 전한다. 이제 낙동강과 비화가야, 화왕산, 우포늪 등을 통해 창녕 땅의 원류를 찾아 좋은 리더가 출현하면 지역 지식인 공동체가 기록문화를 담아 제대로된 역사적 정체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강 모래톱 회복이 이 시대 화두이다

대강 생태벨트 복원과 건강한 먹거리를 담보할 모래톱 회복을 위한 담론을 생산할 전국토론준비연대를 제안한다. 낙동강 하구 고니류들의 먹이터가 부족해 지면서 사지포 쪽 연밭에는 고니류들이 우포늪에서 기록한 최고의 개체수가 먹이활동을 하고, 잠자리로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낙동강을 따라 오래전부터 고니류 등이 먹이터로 이용하던 마을 늪과 강변 모래톱을 찾고 있다. 그곳은 어린시절 낙동강가에서 땅콩 심고, 호밀, 대파, 수박 농사 등을 하며 사람도 살고, 겨울철새인 기러기류와 고니류, 물오리들이 살아가던 터전이었다. 그 터전을 잃어버린 세월도 10년이 되었다. 새해가 되면 낙동강 모래톱 회복 방안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상선약수’를 통해 사람의 도, 정치사회문화공동체의 도를 열어갈 참이다. 4대강 보를 일방적으로 열고, 닫는 논쟁이 아닌 현실가능한 대안을 이해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손익계산서를 작성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낙동강 보 개방의 문제가 정치적 논리나 반대 진영의 농민들에게 어떤 셈법으로 접근할 것인가를 어떤 특정 집단이 주장할 것이 아니라,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배운 지혜를 활용할 때다. 우선 보를 열면 어떤 이익이 농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지를 당사자들이 따져 보도록 해야 한다. 우선 보를 여는 방안은 강변 농부들에게 모래톱을 자연 농법에 준하여 농사를 짓도록 하여 삶의 질이 높아지도록 생산과 가공, 유통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어차피 강을 살리려면 모래톱이 수질을 정화하고, 모래톱 주변 수생태 건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마을 앞 제방 너머 57마리의 큰고니들이 모래톱에서 쉬고, 해질무렵 모래톱 뒤편 작은 회랑(물길)을 따라 헤엄치면서 먹이활동을 한다. 때로는 어둠이 내리면 마을 근처 연밭에서 잠자리와 먹이터로 활용도 한다. 어린시절 보았던 그 모습을 시골 초등학교 선생노릇을 하던 30대까지도 강을 중심으로 모래톱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야트막한 야산 아래 마을이 자리잡아 논밭에는 벼농사와 콩농사 등을 하며 살아왔다. 때로는 여름철 홍수로 물난리를 치면서 애써 지은 농작물이 많은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강물이 맑아 물고기가 많아서 민초들의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소멸위기를 건강한 농산물과 자연회복으로 극복하기

산업화 과정에서 둑을 쌓아 홍수 구제는 하였지만, 무분별한 농약과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면서 수질과 수생태 등이 오염에 신음하면서 자연 먹거리가 사라지고,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물고기와 겨울철새들의 숫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후 통일벼, 비닐하우스 작물 중심으로 먹거리도 변화면서 석유, 화학제품이 쓰레기를 양산하면서 늪주변과 하천변은 쓰레기 매립장이 되고, 도시근처에 소각장이 지어지면서 지역과 사람 간에 갈등문제로 사회적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중가하였다. 더하여 석탄, 원전발전소로 인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위험에 대한 사회적 갈등도 정치적 갈등으로 번져만 간다. 에너지 정책 방향에 대한 시민사회 숙의 과정과 학교 환경교육을 통한 에너지 절감으로 대안사회로 가야함에도,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다. 특히 독점자본과 분야별 독점전문지식인들의 결탁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초록공간을 조금이라도 남겨야 한다는 당위에도 무늬만, 때로는 구호로서 시늉만 내는 정치권력 집단에 대한 응징 방안이 없다. 부끄럽게도 일본의 사토야마ㅡ사토우미(전통마을 숲, 산, 강, 바다 살리기)와 중국의 생태문명전환 정책 프로젝트는 지역 농업과 생태회복을 통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 운동을 위해 지방창생부활법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을 눈여겨 봐야 한다. 그런데 현재 전문가집단과 정치집단 간에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농산어촌 민중들의 삶의 질에 대한 담론에 나서고 있는가? 대선국면에서 당면하게 농산어촌의 건강한 먹거리 생산전환과 '상선약수'의 행동화로 생물다양성 회복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전략을 건강한 시민사회는 마련할 때다. 더하여 역량의 차이를 넘어 22. 2.2일 습지의 날 전후로 다양한 담론들을 모아가는 토론장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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