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숙려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못 살겠어요. 이혼하면 어떨까요?”

“2년만 참으십시오.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다른 여자와 통화한 휴대전화를 꼬투리 잡아 사람을 의심하니 죽을 지경입니다. 직장도 그만두고 마누라하고도 이혼했으면 합니다.”

“부인이 우울증을 앓거나 신경이 쇠약한 상태입니다. 부인이 치료를 받도록 도와주시고 올해만 잘 넘기십시오. 반드시 원상회복됩니다.”

부부갈등 끝에 이혼을 작정하고 온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차라리 이혼하시고 새 출발하십시오.”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혼이 만사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칫하면 새로운 불행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요, 실제로 역학 연구가의 눈에는 어는 시절 어느 때가 되면 갈등이 풀릴 것이란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40대의 여자 교수는 “최근 별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혼을 작정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운을 살펴본즉 각기 배우자와 불화하는 요인을 갖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기운을 빼서 무력하게 하고, 남자는 여자에게 지나치게 간섭을 하여 못살게 굴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대로 살아오다 왜 올해 유독 이혼 생각을 했을까? 남자는 승진 욕구가 강한 때여서 승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술집을 열심히 드나드느라 가정을 돌볼 겨를이 없고, 여자는 고집이 세지고 반항심이 고조되는 때여서 남편의 음주행각에 대해 반발하는 마음이 강하였다. 꼼짝없이 부부가 불화하는 시기였다. 여 교수에게 말했다.

“1년만 지나면 이혼생각이 사라질 것입니다.”

정말이었다. 1년 6개월이 넘은 후에 만난 여교수는 승진한 남편과 잘 지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부부 관계를 돌아보라. 어느 시절에는 좋았고 어느 시절에는 나빴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운에 따라 화합하는 때가 있고 다투는 때가 있다. 유별나게 배우자와 다투거나, 무조건 배우자가 싫고, 원수 같을 때가 있는데 이때에 이혼하면 후회할 수도 있다. 이혼은 신중히 하라. 대구지방법원이 9월부터 도입한 이혼숙려제도에 박수를 보낸다.

자식인연

속 썩이는 자식이 있을 때 부모들은 “누굴 닮아 저 모양일까?”하고 한탄하면서 은근히 배우자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생김새가 배우자를 닮았거나 하는 짓이 배우자와 비슷하기라도 하면 그 원인이 배우자 측에 있다고 믿는 바람에 부부관계마저 악화하기도 한다. 자식이 빗나가는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굳이 알고 싶다면 부부의 사주를 함께 감정해 보라. 만약 남편의 사주에 자식인연이 나쁜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남편의 팔자 때문에 자식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생각하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법이다.

남자 사주에 자식인연이 없으면 자식 두기가 어렵다. 자식인연이 희박하면 자식을 두어도 어렵게 두거나 늦게 둔다. 늦게 장가를 들어 늦자식을 보는 남자는 대개 자식인연이 미약한 사람이다. 자식인연이 나쁘면 속 썩이는 자식이 있거나 자식 때문에 평생 고생하거나 자식을 하나쯤 잃기도 한다.

살다가 자식을 잃는 아픔이 닥치면 남을 원망하지 말고 “아! 이것도 내 팔자소관이구나.”하고 생각하고, 정년퇴임을 하고도 자식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청거리고 노후가 고단하면 “그래. 이것도 내 팔자 탓이구나.”하고 생각하라.

여자 사주에 자식인연이 없으면 자식을 낳기 어렵다. 자식인연이 희미하면 임신이 잘 되지 않거나 임신중독에 걸리기 쉬우며 조산, 유산, 사산하기도 한다. 자식인연이 나쁘면 기형아, 장애아를 낳거나 일평생 부모를 힘들게 하는 자식을 둘 가능성이 높다.

잘 나가던 자식이 부모 먼저 저 세상으로 가는 일들이 있는 바, 이는 제 팔자가 그러한 탓도 있지만 부모의 사주가 자식인연이 나쁜 구조로 돼있는 탓도 있다.

만약 그대가 자식인연이 없거나 약하거나 나쁜 선남선녀라면 자식인연이 양호한 상대를 배우자로 선택하라. 그러면 자식과 관련한 흉을 피하거나 덜 수 있다. 그 길은 정통 명리학에 근거한 궁합법에 있다. 띠로, 원진살로, 충(冲)과 파(破)로 보는 궁합으로는 해답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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