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아프리카에 어느 부족이 있었다. 그 부족은 부족민이 뱀에 물리면 특정한 풀을 치료제로 사용하여 치료를 해왔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어느 다국적 약품회사가 부족민의 전통 지식을 활용(?)하여 약품을 개발하였고 돋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아프리카의 그 부족 사람들은 다국적 약품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고, 우여곡절 끝에 주민들이 소송 끝에 이겨 금전 보상을 받았다. 이 사건은 전통 생태지식이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은 물론이고 전통지식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유명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어릴 때 우포늪에서 놀다가 가볍게 다치면 할머니가 된장을 바르던 것이 생각났다.

이야기 둘

며칠 전 T.V를 보는데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존재가 무엇일까요? 라는 질문이 나왔다. 무엇일까 하고 어리둥절해 하는데 출연자가 답을 말해준다. 답은 첫째가 모기였고 두 번째가 인간이었다. 잊어버린 모기의 대단한(?)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여름이라 산에 밭에 모기가 많다. 산보기는 작은 게 물리면 아무 생각 없다. 물린 자국이 간지럽고 화도 나고 일하는 것 멈추고 쉬고 싶다. 물에 씻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지만 박하를 바르면 어떨까?

박하를 바르면 바르는 즉시 시원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 물렸는지 모를 정도로 흔적도 없이 나아버린다. 박하가 천연 모기치료제 인 것이다. 박하 잎들을 따서 물린 곳에 그냥 이겨 바르면 된다.

산에서 밭에서 일하는 분들은 남는 터의 한자리에 박하를 심으면 효과를 볼 것이다. 박하는 허브 중의 하나로 페퍼민트(peppemint)라고도 불리는데 차로도 마실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이야기 셋

우포늪 등의 습지나 물이 많이 있는 곳에 자생하는 식물 중의 하나가 줄풀이다. 줄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작은 새들의 은신처이자 보금자리이기도 하고, 줄풀의 열매는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줄풀은 이름그대로 줄처럼 쭉쭉 뻗어가는 수생식물로 마디에서 싹이 나고 잎이 자라서 새로운 마디를 잎을 만들어 간다. 이리도 다양한 역할을 하는 줄풀이지만 나는 지금까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스쳐지나갔다.

대합면 신당마을에서 약 3천 평의 ‘물풀원’ 이라는 수생식물 농장을 운영 중인 전 계명문화대학교 김용원 교수님은 오래 전부터 줄풀의 효능을 알려주시는 분이다. 김 교수님에 따르면 줄풀을 말려서 차를 끓여 먹으면 우리 여러모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몸에 좋다고 하니 호기심이 갔다. 핸드폰에 찾아보니 혈액 속의 독소를 박으로 내보내는 효능 등이 있는 유용한 식물중의 하나라고 쓰여 있다.

줄풀의 효능에 감명을 받은 우포늪 생태관 입구에 카페를 운영 중인 조권섭 대표(유어면 세진리)는 카폐 이름을 아예 ‘줄풀’이라고 상호를 붙였다. 안에는 줄풀 사진도 있고 줄풀 차도 제공한다.

근래 환경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생태계서비스란 단어와 자주 접하게 된다. 생태계서비스란?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제공하는 주는 혜택(benefits)을 뜻한다. 생태계 서비스는 인간에게 물, 식량, 연료 등을 제공하는 공급 서비스, 온실가스 흡수와 미세먼지 저감 등과 같은 환경조절 서비스, 아름답고 쾌적한 경관과 생태관광 등을 제공하는 문화 서비스, 그리고 생물종 서식지 조성과 토양형성 등 자연을 유지하여 공급, 조절, 문화서비스를 지탱해주는 지지 서비스를 포함한다.

얼마 전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한국일보에 기고한 생태계서비스 관련 글을 옮겨보면, “생태계 서비스는 전 지구적 정책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미국과 코스타리카 등 해외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가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시는 식수로 활용되는 허드슨 강 상류 캣스킬(catskill)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친환경 농업･목축을 하기로 계약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급한 결과 수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또한 코스타리카는 토지 소유자가 산림에 나무를 심거나 관리하는 경우 계약을 통해 정부가 이에 상응하는 금전을 보상토록 해, 1997년 전 국토의 20%였던 산림 면적을 2015년에는 50%까지 증가시켰다.”고 한다. 홍 차관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최근 생물다양성법 개정을 통해,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를 본격 도입했다. 생물다양성 보전이 필요한 지역에서 토지 소유자 등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장과 야생생물 서식지 조성, 친환경적 경작 활동 등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내용을 이행하는 경우,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받게 된다.” 고 하였다.

우포늪해설사 한분에게 코로나로 인해 우포 방문객이 줄어들었는지 물어보니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창원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포늪을 찾는 다고 한다. 다행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주는 푸르른 녹색의 환경과 맑은 공기는 자연의 고마움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생태계서비스 체험이다.

우포늪은 코로나를 이겨내는 자연 치료제가 아닐까?

내가 자연에서 받은 혜택을 생각해보자. 생각해보고 적어보자.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감동했거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자 사진을 찍은 일이 있는가? 그러면 당신은 자연이 주는 혜택을 이미 받은 사람이다. 그 혜택에 감사할 생각이 있는가? 감사한다면 독자인 당신은 생태계서비스를 이해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아닐까?

자연이 주는 혜택을 혼자만 느끼지 말고 주위 사람들과 나누기 바란다. 그 감동을 가족들과 동료와 함께 나눈다면 당신은 멋진 사람이다. 멋진 감동의 장소가 우포라면 나는 당신을 우포늪 홍보대사라고 부르고 싶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