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과 낙동강 그리고 야생따오기

2005년 민관이 협력하여 전문가들과 따오기복원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기 위하여 당시 김종규 군수의 지원으로 중국 양현(양시엔)을 방문 했다. 섬서성 관리들과 시용메이 교수의 안내로 양현 따오기복원센터에서 가까운 도랑에서 따오기들이 백로들과 함께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일행은 바짓가랑이를 걷고 물속으로 들어가 따오기를 쌍안경으로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다. 군청 하동칠사진가도 그 장면을 부지런히 찍었다. 도랑 지나 마을로 들어서자 따오기들이 저수지 앞 나무에 열매처럼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우포에서 반드시 따오기복원을 성공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지금도 현직에 있지만 당시 같이 갔던 공무원은 복원이 어려울 것 같다고 섣불리 의견을 내다가 상급자에게 퇴방을 맞기도 했다.

따오기 13마리가 무리지어 살아간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십거리에 불과하지만 그때부터 15년을 거쳐서야 중국에서 본 그 모습이 2020년 우포 주변 마을에서 13마리 따오기가 소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으로 눈앞에 나타났다. 오늘도 오후 7시경에 야생따오기 11마리가 마을 소나무 가지에 앉았다. 이렇게 한 나무에서 11마리의 따오기를 일상적으로 본다는 것은 야생방사 성공을 앞당길 수 있는 징조이다. 10년 전 일본 사도섬에서 따오기가 야생에 나가 오늘처럼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 설렜는지 모른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마을 주민들은 13마리가 함께 어울려 아침, 저녁으로 드나들면서 마을주변에서 먹이를 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최근 장마 비 내리는 날에도 보통 9마리 혹은 11마리가 소나무에 앉아 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글쓴이도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에 두 마리 따오기가 비를 맞으면서도 소나무 가지에 앉아 마을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관찰했다. 심지어 할머니 한 분은 따옥따옥 소리를 내면 응답하는 듯 따오기도 따옥따옥 소리를 낸다며 만면에 웃음을 짓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둠이 내리면 숲속으로 들어가서 이른 5시경이면 아침 숲을 떠나 먹이를 구하기 위해 떠났다가 오후 6시가 되면 어김없이 돌아온다고 한다. 따오기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 잠자리를 떠나 따오기복원센터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다가 무리지어 마을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때로는 징검다리 위를 배회하다가 잠시 높다란 소나무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지만, 6시가 넘으면 대부분 마을로 향한다. 장마가 끝나고 2-3일 동안 해질 무렵 마을에서 직접 관찰하면서 소나무와 참나무 등을 옮겨 다니면서 11마리가 집단으로 앉기도 하지만, 때로는 2-3마리 씩 나누어 앉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모곡에서 첫 자연부화는 실패했지만

2번 째 방사 후에 처음 나온 90T 등 몇 따오기들은 백로와 왜가리 등에게 먹이를 잡을 때 마다 쫓겨 다녔다.일부는 앞서 방사 된 따오기들처럼 다른 먹이 터를 찾아 활동함으로써 초기보다 서로 먹이경쟁을 하지 않아 다투는 일이 적어졌다. 두 번 째 야생방사 이후, 1차 방사 개체수와 2차 방사 개체들이 빠르게 함께 무리를 이루어 우포주변 마을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장마 기간 중에는 3주 정도 센터 앞 논에서 먹이활동 하는 모습이 관찰되지 않았다. 센터 안에서 주로 먹이를 먹고 잠자리로 돌아가는 셈이다. 장마가 끝나고, 햇살이 나오자 따오기 논에서 66V와 15Y 등 여러 마리가 다시 센터 앞 논에서 왜가리와 백로 등과 어울려서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야생둥지와 자연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 시점에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민관-유관기관-전문가-주민-감시원-해설가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없이는 모곡마을에서의 첫 실패를 되풀이 할 수 있다는 점을 평가를 통해 검증하고, 각종 정보를 공유하면서 적어도 월 1회 이상 경험을 공유하면서 위험 요인을 줄여야 할 것이다. 둘째, 사진가들 문제는 심각하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따오기를 촬영하는 것은 어용해야 하지만, 따오기가 산란을 앞두고 예비교미나 둥지 터를 찾기 위해 움직이는 따오기들을 따라 다니면서 심지어 교미하는 나뭇가지 아래까지 접근하여 촬영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일반 감시원이나 주민들에게 맡긴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를테면 창원주남저수지와 순천만에서는 재두루미, 흑두루미 보호를 위해서 전문 감시단을 운영한다. 그들은 유니폼과 호루라기 등을 가지고, 산불감시 요원처럼 스피커를 달고 경고 방송을 수시로 하면서 때로는 강력한 경고와 더불어 지역 경찰의 힘도 빌려야 한다. 야간 순찰과 불법 야간 낚시 등 방해요인들을 뿌리 뽑지 않으면 내년에도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공무원과 일반 감시 활동은 근부시간이 정해져 있어 한마디로 어렵다.

관계부서와 민간-주민 간 협업 중요

셋째, 마을마다 고양이들이 적어도 4-5마리는 있고, 길양이들이 새들의 둥지를 터는 일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도 따오기 한 마리는 마을 비닐하우스와 농로를 따라 배회한다는 주민신고가 있어 복원센터에 연락을 주었지만, 혹 길양이에게 따오기가 희생을 당한다면 이것은 삵이나 담비 같은 야생동물의 먹이그물에 의해 당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것은 관리 부실로 복원센터가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다. 그래서 창녕군 부서별 협력으로 길양이와 유기견 등에 관한 처리방안을 우포늪에 외래종 침입에 대처하듯이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창녕군 부서별 협력과 유관기관 협력으로 따오기 서식처 확보에 대한 전반적인 제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따오기과 중심으로 복원을 위한 기술적 노력은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지금은 따오기 서식지가 처음 예측 한 것과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모곡, 잠어실, 옥천, 노동 등으로 따오기들이 쉼터와 잠자리로 이용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그동안 대대와 소야 쪽에 따오기 먹이 터로 노력을 많이 기우렸지만, 실제로 이용 빈도수에 대한 자료공개를 통하여, 장마 비로 홍수기에 먹이터 이용 실태와 옥천 같은 잠자리 지역에 대한 주민들과의 협력으로 친환경 농업준비를 위하여 농업보상에 대한 창녕군 내 부서 뿐만 아니라,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재정확보와 주민 보상에 대한 실질적 효과를 치밀한 계획 하에 준비하기를 기대한다.

4대강 사업 때 만든 둑 관리 제대로 했어야

우포늪에서 보는 낙동강 합천보 상류 제방 붕괴와 섬진강 붕괴를 정치권에서 여야집단이 제멋대로 이념 잣대로 4대강 사업과 연계하여 유불리로 국민들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그들이 떠들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목소리가 불편한 진실로 우리 앞에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그들의 정치적 입장에서 평가하거나, 현장 공부 부족으로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탁상공론이다. 우선 현장을 꼼꼼하게 들여다 본 한 하천학자는 그의 박사과정 지도교수 이야기를 한다. “현장에서 절대 떠나지 말라. 논문 안 써도 좋으니, 논문 한편이라도 현장에서 얻은 자료를 가지고 써라.” 그래서 그는 섬진강, 황강, 낙동강 물난리 요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청이 예보 불가능한 물 폭탄과 댐 관리를 잘못하여 주민들이 미처 대처하지 못하게 한 댐 관리 부실, 과거 습지 지역을 과다하게 다른 용도로 이용한 것 등의 이유로 농경지와 축산, 재산피해 등을 유발한 인재라는 결론이다. 낙동강 제방 유실 만 해도 보 건설로 인한 논쟁은 좀 더 깊이 들여다보기로 하고, 당장 슈퍼제방이라고 믿고 홍수를 예측하지 못한 주민 입장에서는 4대강 사업과 동시에 끊임없이 들여다보아야 할 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우선이다. 결론적으로 폭우에 더하여 지천 제방의 구조적 문제로 지역주민들이 예측불가능한 물난리를 겪게 한 것이다. 이것은 여야를 떠나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니라 앞으로 예측 불가능한 폭우가 쏟아지면 현재의 제방 정책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방면 제방 아래에서 2선 제방, 3선 제방까지 재난에 대비하는 홍수대책을 정책적으로 전면 개편하는 것만이 해결방안이다. 덧붙여 창녕 같은 곳은 과거 우포늪 같은 홍수를 조절해 주는 습지들을 찾아 다시 복원해야 한다. 농민들과 협력하여 피해보상이 아니라 국가가 재해지역의 토지를 매입하고, 농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물난리 시기에는 홍수터로 이용 할 수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형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미국, 일본, 영국 등 다변화된 정책을 우리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