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부부

이혼 직전의 50대 여인이 찾아왔다. 사업에 실패하여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남편이 재기의 노력은커녕 도박에 빠져 엄청난 카드빚을 지고 있으니 가정경제의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이혼을 할 작정이라고 했다.

부부의 사주구조를 살펴보니 태생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다. 남자는 나약하기 짝이 없어서 험한 세상을 헤쳐 갈 힘이 전혀 없는 데다 배우자를 억누르고 자식을 힘들게 하는 팔자였다. 이런 남자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지 못해 경제적 능력이 약하므로 제때에 배우자를 얻기 어렵다.

한편 여자는 배우자의 힘을 빼는 기운이 가득한 팔자, 이른바 과부팔자였다. 이런 여자는 수녀 혹은 승려가 되거나 홀로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만약 결혼을 원한다면 정통궁합법에 따라 나와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배우자와 생사 이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사실이 그러하다고 이 여인은 털어놓았다. 애당초 결혼에 뜻이 없어 스님이 되려 했으나 늦게 결혼하면 괜찮다고 해서 34번째 선을 보고 30대 후반에 40대 초반인 이 남자와 결혼했다고 했다.

다시 두 사람의 음양오행 구조를 살펴본즉 잘못된 만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자는 토(土)가 많아 문제이므로 오행의 상생상극의 이치에 따라 목극토(木剋土)로서 토를 제압하는 목이나 토생금(土生金)으로서 토의 힘을 약하게 하는 금이 적당히 있는 여자를 만나야 하건만, 오히려 화생토(火生土)로서 토의 힘을 강하게 해주는 이 여인을 만났으니 설상가상의 형국을 이루어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 또한 여자는 화가 너무 많아 문제이므로 수극화(水剋火)로서 화의 세력을 통제하는 금이나 화생토(火生土)로서 토의 힘을 빼는 토가 적절히 있는 남자를 만나야 하거늘, 토가 지나치게 많은 이 남자를 만났으니 화의 힘이 깡그리 빠져 버린 바람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운세를 보니 이 부부는 향후 4년간이 고비였다. 현실문제 해결을 위해 서류상이라도 이혼은 하되 4년만 잘 넘기라고 일러주었다.

의처증에 걸린 남자

50대 후반의 남편은 극처(剋妻) 스타일의 의처증 환자다.

자신이 하던 일이 잘 되지 않기도 했지만 아내의 사업을 돕는다는 미명 아래 자신의 일을 팽개치고 밤낮으로 아내와 함께 지낸다. 아내와 떨어지면 못사는 이 남편은 일견 애처가 같지만 한 껍질 벗겨서 보면 의처증 환자다. 아내가 미모이고 누구에게나 사근사근한데다 하는 사업이 주로 남자를 상대로 하는 업이어서 '자기가 없는 사이에 다른 남자에게 정을 주지 않을까'하는 의심 때문에 늘 아내를 곁에 두고자 한다.

그러나 아내는 피곤하다. 남편이 자기주장을 강요하고,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어디 갔느냐?" "무엇을 하느냐?"고 캐 물으니 한 발짝을 움직이지 못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하루 종일 아내를 소유하려 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구속하니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40대 후반의 남편은 적반하장격의 바람꾼이다.

평소 금실이 좋았으나 3년 전 아내가 부업에 필요한 조언을 얻고자 한 남자를 만나자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뒷조사를 벌이고 그 남자와 아내에게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받았다. 이것도 모자라 밤늦게 들어와, 자는 아내를 깨워선 "그 남자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지 않았느냐?"고 다그치며 폭행을 가했다. 그러고는 “네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나도 바람을 피우겠다.”며 오히려 자기가 딴살림을 차렸다. 자신의 바람을 합리화하기 위해 아내를 의심하여 뒤집어씌우고, 자신이 외도한 정황을 아내에게 대입하여 의심하는 의처증 환자가 된 것이다. 아내는 미칠 것 같아 이혼을 생각했으나 아이들 때문에 인내하며 살고 있다.

두 남편은 모두 내 자신에 해당하는 비겁(比劫)은 강하고 아내에 해당하는 재성(財星)은 약한 사주구조를 갖고 있다. 음양오행의 원리로 비겁은 재성을 제극(制剋)한다. 곧 본인(비겁)이 아내(재성)를 억압하니 아내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억압은 하되 사랑의 이름으로 억압하니 의처증이다. 이같이 의학과 심리학이 아닌 음양오행의 원리로도 의처증을 잡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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