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이 물에 잠겼다. 장마 비가 예사롭지 않다. 우포늪에서 화왕산을 바라보며 창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두 인물을 생각한다. 그것은 최근 지역사적인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는 신돈이 첫째이고, 신돈이 그렇게 만들고자 했던 백성의 나라를 생각하며 서울시장으로서 한반도 조선 땅에 남북평화와 시민들이 신바람 나게 살아갈 터전을 꿈꾸던 장마사람 박원순이다. 물바다가 된 늪 길을 걸으며, 역사 속에 묻힌 창녕의 큰 별을 생각하면 평범하게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가슴이 미어진다. 노무현과 노회찬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먼 길을 갔을 때도 그랬지만 고향 땅으로 돌아온 원순씨도 세상을 모질게 살아내지 못하고 주검으로 돌아온 당신을 보면서 그렇게 당신을 사랑했던 일봉 조성국선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몇 년 동안 문자로 주고받았던 고향땅 발전을 위해 정책제안들이 내 핸드폰에는 가득 남아있는데, 그렇게 황망하게 떠난 자리를 보며 마음에 상처로 10여일 넘게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네요. 서울시장으로 재직 시에는 지금 창녕군과 경남교육청, 환경부 등이 협업하고 있는 일들도 환경부나 정부에 기꺼이 협력하도록 다리를 놓아주기도 했지요.

노자의 상선약수처럼 살아내야

“경남교육청이 우포늪에 200억 정도 예산을 마련하여, 서울시나 환경부 등과 대응 투자를 받아, 국제환경교육교류센터(가칭) 설립을 의논하고 싶습니다. 제13차 두바이람사르협약총회에서 처음으로 우포늪과 순천만 등 4개 습지가 람사르습지도시로 선정되었습니다. 먼저 한국이 독립자문기구인 STRP의장국 입니다. 이 의장국 역할도 맡으셔서 창녕군 혹은 경남 발전 전략마련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여 우포늪, 화포천 등 낙동강 변 국가습지보호지역을 생태경제벨트로 제안하면서 우포늪 야생공원 조성 프로젝트 자료 들고 정부관계자 만나러 왔습니다.” 라고 문자를 보내면 직접 문자로 답을 하면서 공적인 일에는 항상 친절하게 문자나 전화로 답을 하신분이다. 실제로 2018년에 제안한 두 건의 일은 현재 진행형으로 당신은 별이 되어서도 잘 되기를 바라시겠지요. 그래도 타향살이 수 십 년이었지만, 고향 사람들은 생가에 빈소를 마련하고 당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책벌레이고, 머리 좋은 모범생이었으며, 당신의 어머니가 그렇게 자식들 공부를 위하여 부지런히 살았다며” 안타까운 죽음 앞에 모두 슬퍼해 주시더군요. 부디 하늘에서라도 백성을 위해 개혁정치를 시도하다가 죽음을 당한 신돈 왕사와 만나 못 다한 꿈을 그곳에서나마 이루기를 두 손 모읍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이야기하는 물의 장점은 3가지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는 지극히 착한 것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서로 다투지도 않는다. 특히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임한다. 그런 꿈을 꾸며 세상을 살았던 신돈이나, 친절한 원순씨 등은 하늘나라도 갔다. 시대는 달라도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민초들을 생각하며 정치사회적 개혁조치들을 제도화하며 집권 기간 중에 권문세가의 유력자들을 제거하면서 전민변정도감을 통해 개혁적인 시책을 전개했으며, 특히 성균관을 중건하고 학생들을 중용해 신진 문신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바이러스가 사람을 죽이기 시작했다

바이러스는 자연이 사람에게 준 위험한 선물이다. 인간이 욕망을 줄이면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 수 있을 것이고, 계속해서 욕망을 향하여 질주한다면 바이러스는 인간을 멸망하게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린벨트를 해제 주장을 하고, 숲과 생물다양성 감소에 무관심 하며 석탄에너지를 고집하는 등 반생태환경적인 삶을 사는 자들을 초록지구별에서 추방할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을 사는 행동 하나를 사계절 영원한 삶을 사는 자연처럼 살아내야 할 때다. 부처의 말씀, 예수의 말씀 등도 가슴으로 듣고, 손발로 행동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은 인간은 전쟁으로 살아남는 방법을 또 모색할 지도 모른다. 서울대 관악캠퍼스는 처음이다. 89년 교육민주화로 여의도 집회장에서 연행되어 관악서에서 하루를 보냈던 어렴풋한 기억뿐이다. 정병림 인문학자께 많이 배웠다. 수의대 조선범을 연구하는 이황 교수께는 언젠가는 백두산에 조선범이 살고, 백두대간을 따라 남한에서도 불 수 있는 날을 생각하며 연구하신다는 말에 심쿵했다. 최근에 한반도에 사라진 따오기가 우포에서 복원되어 36Y가 강원도까지 다녀온 관찰기록이 떠올라서다. 특히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장인 김석호교수의 좌장과 주윤정연구원 등 많은 분들의 수고로 '포스터 코로나 시대의 동물과 인간관계에 대하여 20분씩 발표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간ㅡ동물관계

발표에 이어 비대면 영상질문과 답변과정에서 '항구 재난시대 인간평화와 지구평화'를 발표한 연세대 정명림교수의 거대담론 속에 "바이러스가 인간을 죽이는 시대"를 맞아 인간이라는 종이 지구촌에서 어떤 삶을 살았고, 향후 어떻게 생태적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나도 20분 발표에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서 생태계 회복과 코로나 이후 잘 보전된 자연에서 가족단위, 소규모 여행에 대비하여 농업과 먹거리, 보전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민-민연대를 통해 질 높은 삶을 창출하도록 정부는 생태계복원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지원정책을 써야한다고 했다. 시화호와 서울 발표 여행을 통해 초록세상을 꿈꾸고 행동하는 벗들을 만나 많은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전남에서 청산바다연구소를 운영하는 박선영, 김경원 박사 부부도 오랜만에 만났다. 박선생의 어민들과 지속가능한 어업활동 발표와 지역어민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식사자리에서도 주윤정박사의 두루미이야기와 서식지확보를 위해 주민들과의 관계 연구도 함께 고민해야할 과제였다. 더하여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 문제와 그린뉴딜에 대한 우려가 화두였다. 호암교수회관 숙소에서 만나기로 했던 오창길소장과 김광철초록연대 대표와도 고인이 된 박시장이 기후위기에 대한 환경문제에 대하여 열린 정책을 쓴 분인데 환경문제로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등에 대한 걱정을 함께했다. 이렇게 비대면 동영상 강의를 위해 서울에서 만난 전문가들과 현장 활동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으로 자연과 사람의 공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지역 차원에서도 생태계 회복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 등을 통해 인간이 지구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정책마련이 정부와 지자체가 앞서 할 때이다.

코로나 이후 우포늪의 역할

우포늪의 수난의 역사는 자연사이고, 인간의 삶이다. 조선시대에는 소벌, 나무벌, 모래벌, 쪽지벌, 용장택, 이지포, 누포 등의 여러 개의 자연 늪지가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이르러 지금의 우포늪 동쪽에 있는 대대제방을 축조하여 농지로 개간을 하면서 우포늪은 1/3 정도 남아있다. 지금은 여러 번의 공청회와 대화를 통하여 환경부는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고, 1998년 3월 2일에는 뒤늦게나마 람사협약에 등록하고, 1999년 2월 8일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 이후 정부는 습지보호지역 내에서 농경지로 변경되었던 사유지 20만평을 사들이고, 현재도 주변 농경지를 매입하고 있다. 260만평에 이르는 우포늪의 보전과 관리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과제는 더 많은 주변 산림과 농경지를 야생동식물들의 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 2006년 람사르협약 총회를 앞두고 주목할 만한 과제가 논의되었다.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 유역에는 현재 람사르 습지로 지정 되어 보호 받고 있으며, 다양한 생태계가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자연생태습지인 우포늪이 위치해 있다. 그러나 토평천 유역의 경우 홍수기에는 낙동강의 영향으로 홍 수피해가 발생함과 동시에 우포늪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홍수피해를 저감하기 위해 건설교통부(2006, 현 국 토해양부)는 토평천 하구 주변에 과거의 홍수터를 복원하는 개념의 천변저류지와 같은 유역차원의 홍수조절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생태적인 측면과 홍수 발생 시 저류지로서 의 기능성을 고려할 때 원래 우포늪의 매우 중요한 습지였던 대대들, 모곡리 농경지, 세진리 농경지 등의 지역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예산 문제로 무산되었지만, 현재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앞두고, 생태계회복과 자연재해를 극복할 홍수터 확보를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농업변화와 생태계회복을 통한 생태관광이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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