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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에서 김경수 지사께 보내는 편지글, 사진 이인식위원
비사벌뉴스 | 승인 2020.06.24 11:11

58년 전, 젖먹이 예순이가 늑대가 물고 가는데 들에서 일하던 예순이 엄니가 황급히 쫓아가서 아기를 구했다는 이야기를 필구나무(팽나무)아래서 듣는다. 고향 찾아온 형제들이 어린 시절 소 먹이고, 말밤(물밤)따서 먹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가 엄마에게 혼났던 추억을 형제들과 나누면서 늪을 바라본다. 팽나무 타고 놀았던 시절을 그리며 익어가는 고향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보고 "큰일 하셨네 예"라며 격려해준다. 나의 기도를 들어주는 할배나무 아래서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 하는 사지포마을 형제들 모습이 아름답고 정겨운 아침이다.

늪 농업. 숲 농업이 필요한 시대

COVID-19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지만, 자연 파괴로 인한 바이러스 창궐이 중요한 이유 중에서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하고 있는 전염병에는 생물다양성도 관련되어 있다. 우포늪 주변의 농업활동은 대부분 낙동강이 만들어 놓은 모래톱과 강 상류에서 여름철 홍수기에 범람원으로서 토사들이 수 천 년 쌓여진 곳을 농사터로 이용하여 왔다. 이후, 더 넓은 토지를 소유하기 위하여 강둑을 막고, 토평천에 제방을 쌓아 거대한 농경지를 만들었다. 이처럼 인류가 토지를 이용하는 분야 중 가장 많은 곳이 농업이다. “이 농업에 나무를 다시 도입하면 잃어버린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고, 기존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농업의 회복력을 높일 수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에 실린 ‘숲과 농업을 결합한 예술인 "산림농업"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기후 변화에 대처한다.’라는 기사를 보면서 우포늪에도 농업과 어업 그리고 자연을 결합한 다양한 실험을 도입하여 암울한 농업현실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에 대응하는 새로운 실험을 통하여 미래 먹거리와 자연 속에서 인간이 삶의 질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회로 진화하기를 기대하면서 최근 2년 동안 우포늪 미래에 대하여 고민한 과정을 기록해 둔다. 경남도민일보에 기고한 글의 요지는 우포늪 주변 땅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 제방을 쌓고, 이후 1960-80년대까지 꾸준하게 논을 만들어 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현재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258만 평의 3배 이상인 약 800만평이 늪이었다. 정상적인 농업경작 전까지는 수렵과 채집-어업대상 지역이었다. 2천 년 전에는 야생동물처럼 자연에서 먹이를 구하면서 살았다고 해도 될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먹거리를 찾아서 이동한다. 이러한 먹거리는 기후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을 삶터로 선택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시대별로 삶터와 경제적 활동으로 진화하면서 끊임없이 유목민처럼 이동하는 생활을 영위한 셈이다. 우포늪보전, 우포따오기복원, 야생과 사람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공간 창출을 통하여 ‘신돈의 하늘’을 여는 낙동강의 선물 농경지와 늪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활동 공간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그러나 그런 공간창출은 많은 노력과 이해당사자들의 협력과 논의를 통해 정부를 설득하는 작업을 창녕군수와 도지사는 준비해야 한다. 창녕 땅은 낙동강 전 구간에서 가장 넓고 긴 비옥한 모래톱과 강변 토지들을 소유한 천혜의 고장이다. 낙동강을 따라 황강과 남강이 유려하게 만나면서, 소위 국가하천을 3개나 소유한 셈이다. 이 땅을 미래 자원으로 어떻게 디자인 활 것인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포늪 생태경제벨트 디자인을 이해 못하는 지도자와 공무원 때문에 속이 많이 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구자들은 고독하게 길을 만들어 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

우포에서 김경수 지사께 보내는 편지

지난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김경수 도지사는 ‘기후변화’라는 지구촌 과제를 두고 ‘그린뉴딜 경남’ 주제 강연을 했다.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도 삶의 질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대응은 경제와 삶의 질 문제라는 화두를 도민들에게 던진 셈이다. 당일 김 지사는 영상으로 특강과 더불어 평소 도민들이 혁신사회를 만드는 토론장에도 참석하여 도민들의 다양한 제안 내용을 제도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머리는 시민들에게 빌리고, 행동은 도청 공무원들이 해나가도록 하고 있다. 글쓴이도 김 지사가 부재중일 때, 2019 도청 지속가능사회 토론회에 참가신청을 하였다. 이 자리에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지구촌이 병들어 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낙동강이 만든 우포늪과 화포천, 주남저수지 같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보호지역에 대한 보전과 경제적 가치에 대한 짧은 발표를 하였다. 마침 김 지사를 대리하여 좌장으로 참석한 박성호부지사가 발표 자료에 관심을 보여서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에 시간을 내겠다는 답을 하였다. 며칠 후에 박부지사는 바쁜 일정을 쪼개어 우포늪 현장까지 와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고마웠다. 박 부지사는 우포를 방문하여 2시간동안 관계자들과 걸으면서 여러 곳을 둘러보고, 2시간은 창녕군과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 국립습지센터 등 관계자들과 현장 토론회도 가졌다. 박부지사는 TF를 꾸려서 우포늪과 화포천, 주남저수지를 묶어 낙동강생태경제벨트 프로젝트를 준비하자고 했다. 그런데 도 환경국에서는 TF 구성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더니, 용역으로 대체하고 말았다. 이후 용역과정에서 지리산, 남해안, 낙동강 등 생태관광 미래전략으로 제대로 가는가했더니, 최종 보고회를 거쳐 환경국 공무원이 마무리를 하면서 민간제안을 뭉개버렸다. 우포늪을 포함한 낙동강 프로젝트는 용역보고서에 민간제안으로 정리하여 괄호 밖으로 밀어내 버린 것이다. 낙동강프로젝트에 대한 행정의 태도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또 때를 기다렸다.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국에도 현장워크숍을 우포에서 하자고 제안하여 우포현장을 보여주면서 많은 기대를 했지만 그것도 유야무야 되었다. 이것은 경남도의 관련부서에서 정책적 의지가 실리지 않은 결과물로 판단한다. 이 문제뿐만 아니라, 경남도와 경남교육청 간에 우포늪에 국제교류와 경남 학생들을 위한 생태학습원을 건립하는데, 환경부가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제안도 두 기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유야무야 되었다. 실제로 민간습지운동가로서 오랜 경험으로 여러 기관들에게 협업을 통해 지자체에 환경관련 프로젝트들이 공무원 손에 넘어가면 용두사미가 다반사다. 말은 협업을 주장하고, 기관 평가에도 반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다. 마침 정부에서 코로나 이후,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았기에 2년 전 그 제안서를 들고 지난 주 청와대 기후환경비서실을 다녀왔다. 지자체와 경남도에 제안한 자료를 토대로 그린뉴딜 정책에 우포늪과 화포천 그리고 주남저수지를 포함한 생태경제벨트 프로젝트를 정부가 전국화하기를 제안하였다. 부디 경남도와 정부가 이 제안서를 토대로 지역의 자연유산 보전과 생태계복원, 생물종복원을 복합적으로 평가하여 우포늪 따오기복원을 계기로 야생공원(Wlidlife Park) 설계와 낙동강 주변보호지역이 생물권 그린뉴딜 경남 프로젝트로 탄생하기를 두 손 모아본다. 이런 제안도 결국 김경수 지사의 의지와 공무원들의 행동이 따라야한다. (김경수 지사가 앞장서서 정부와 힘을 모으고, 창녕군은 기초준비를 위한 TF를 꾸려서 미래 먹거리 설계를 해야 한다)

‘도랑에 오줌 싸면 지렁이가 문다’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고 하듯이, 하늘은 으레 섬김의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리고 ‘해와 달을 향하여 절을 하면 크게 길하고 운수가 좋다’, ‘보름달을 보고 절을 하면 복을 받는다.’ 우포늪에 살면서 아침 해를 보고 두 손 모으고, 노을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을 매일매일 자연에서 사는 고마움으로 또 두 손 모은다. 민속학자인 임재해교수는 최근에 코로나 정국과 은퇴 뒤에 시골에 칩거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깊이 공감하는 조상들의 삶을 현재화한 아름다운 논문 중 일부를 발췌하여 삶의 등대로 삼고자 한다.

“천지가 캄캄하여 한 덩어리 되었던 것이 …… 하늘로는 청이슬이 내리고 땅으로는 흑이슬이 솟아나 서로 합수가 되어 만물이 생겨났다. 마치 캄캄한 밤에 부부가 한 덩어리 되어 성적 교섭을 하는 가운데 제각기 정액을 쏟아 새 생명을 잉태시키는 상황과 흡사하게 묘사되고 있다. 천지개벽과 자연의 형성과정이 인간의 남녀 관계와 같은 논리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우주와 천지가 한갓 무생명이 아니라 개체생명과 같은 존재로 인식된 까닭이다. 따라서 개벽신화의 세계관은 하나가 음양의 둘로 분화되고 둘이 음양의 속성에 따라 교섭하여 3을 생성하여 안정된 체계를 이룬다. 하나 속에는 이미 음양이 잠복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열려 음양의 둘이 되고, 두 음양은 서로 교섭하여 제3자를 생성함으로써 세계는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개벽신화의 생성론은 생물학적 음양론에 입각해 있으며, 세계체제의 구조는 삼재론에 입각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의 교섭으로 만물이 생성되는 것처럼, 해와 달에서 별이 만들어져 일월성신을 이루는 현상도 음양론과 삼재론에 의한 것이다. 지상세계의 천지만물이든, 천상세계의 일월성신이든 모두 음양의 관계에 따라 생성이 이루어지고, 삼재론에 따라 세계체제가 안정적으로 구성된다. 그것은 남녀가 부부관계로 자녀를 생산하여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세간의 생물학적 개벽의식은 마침내 하늘과 땅을 부모로 인식하는 천부지모(天父地母) 사상을 낳았고, 달과 해를 음양 곧 여성과 남성의 상징으로 삼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와 천지는 곧 생물학적 혈연의 부모를 넘어서는 대자연의 부모로 인식되었다. 왜냐하면 천지자연은 자력적으로 분화되고 생성하며 지속되는 우주생명으로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냇가에 똥 누면 항문에 종기가 난다’, ‘도랑에 오줌 싸면 지렁이가 문다’는 속신처럼, 땅과 물을 오염시키는 것을 금기하는 속신이 있는가 하면, 하늘과 천체를 훼손하는 것까지 금기로 여겼다. ‘가위로 하늘을 베면 해롭다’고 하고, ‘해를 향해 오줌을 싸면 벌을 받는다’고 하여, 하늘을 향해 공연히 가위질을 하거나, 해를 향해 불경한 짓을 삼가도록 했다. 그런가 하면 ‘사람을 하늘처럼 섬기라’고 하듯이, 하늘은 으레 섬김의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리고 ‘해와 달을 향하여 절을 하면 크게 길하고 운수가 좋다’, ‘보름달을 보고 절을 하면 복을 받는다’고도 했다. 그러므로 천지신명은 물론 일월성신을 다 섬겼다. 자연현상을 생명현상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신성시하여 섬겨온 사실을 알 수 있다.”

임재해교수의 글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코드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로 각종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인간의 일자리와 경제적 고통을 받는 현실에서 자연 생태계 회복과 농업사회에서 인간이 겸손하게 살아왔던 그 가치를 되살리는 것만이 앞으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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