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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선생님의 고사성어성불설화(成佛說話)
비사벌뉴스 | 승인 2020.02.16 18:02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옛날 신라의 진산으로 알려진 백월산 아래 자리한 어느 마을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란 두 청년 선비가 살고 있었다. 풍채가 좋고 골격이 범상치 않은 두 청년은 속세를 초월한 높은 이상을 지닌 좋은 친구였다. (중략)

추수를 끝낸 어느 날 밤, 두 사람은 장차 깊은 산골짜기에 숨어 공부할 것을 다짐했다. 그 날 밤 두 사람은 꿈을 꾸었다. 백호의 빛이 서쪽에서 오더니 그 빛 속에서 금빛 팔이 내려와 두 사람의 이마를 쓰다듬어 주는 상서로운 꿈이었다. 이튿날 아침, 서로 꿈 이야기를 주고받던 두 사람은 똑같은 꿈을 꾸었음에 감탄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드디어 백월산 무등곡으로 들어갔다. 박박은 북쪽에 판잣집을 만들어 살면서 아미타불을 염송했고, 부득은 남쪽 고개에 돌무더기를 쌓아 집을 만들어 살면서 미륵불을 성심껏 구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성덕왕 8년(709) 4월 8일, 해가 뉘엿뉘엿 서산에 걸릴 무렵, 20세 안팎의 아름다운 낭자가 난초 향기를 풍기면서 박박이 살고 있는 판잣집으로 찾아들었다. 그녀는 말없이 글을 지어 하룻밤 묵어 갈 뜻을 박박 스님에게 전했다. 글을 읽은 박박은 생각할 여지도 없이 한 마디로 거절했다.

"절은 깨끗해야 하므로 그대가 머물 곳이 아니오. 지체하지 마시고 어서 다른 곳으로 가 보시오."

낭자는 다시 부득이 살고 있는 남암으로 찾아갔다.

"그대는 이 밤중에 어디서 왔는가?"

"맑고 고요하기가 우주의 근본 뜻과 같거늘 어찌 오고감의 경계가 있겠습니까.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새벽이 되자 낭자는 부득을 불렀다.

"스님 제가 산고(産苦)가 있으니 스님께서 짚자리를 준비해 주십시오."

부득은 불쌍히 여겨 자리를 마련해 준 뒤 등불을 비치니 낭자는 이미 해산을 끝내고 목욕하기를 청했다. 부득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일었으나, 어쩔 수 없이 물을 덥히고 낭자를 통 안에 앉혀 목욕을 시키기 시작했다.

"아니!" 부득이 놀라 크게 소리치니 낭자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스님께서도 이 물에 목욕을 하시지요."

마지못해 낭자의 말에 따라 목욕을 한 부득은 또다시 크게 놀랐다. 갑자기 정신이 상쾌해지더니 자신의 살결이 금빛으로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옆에는 연화좌대가 하나 마련되어 있었다.

낭자가 부득에게 앉기를 권했다.

"나는 관음보살이오. 대사를 도와 대보리를 이루게 한 것입니다."

북암의 박박은 날이 밝자,

"부득이 지난 밤 필시 계(戒)를 범했겠지. 가서 비웃어 줘야지."

면서 남암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부득은 미륵존상이 되어 연화좌대 위에 앉아 빛을 발하고 있지 않은가. 박박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며 물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습니까?"

부득이 그간의 사정을 말하자, 박박은 자신의 미혹함을 탄식했다.

"나는 마음에 가린 것이 있어 부처님을 뵙고도 만나지를 못했구려. 먼저 이룬 그대는 부디 옛정을 잊지 말아 주시오."

'통 속에 아직 금물이 남아 있으니 목욕을 하시지요."

박박도 목욕을 하고 아미타불을 이루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마을 사람들이 다투어 모여 법을 창하자, 두 부처는 그들에게 불법의 요지를 설한 뒤, 구름을 타고 올라갔다.

훗날 경덕왕이 즉위하여 이 말을 듣고는 백월산에 큰절 남사를 세워 금당에 미륵불상을 모시고 아미타불상을 강당에 모셨는데, 아미타불상에는 박박이 목욕시 금물이 모자라 얼룩진 흔적이 그대로 있었다 한다.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에 나타나 있는 주제 의식

이 작품은 부득과 박박의 성불을 통하여 당시 불교적 세계관을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한 여인에 대한 부득과 박박의 태도를 통해 형상화되고 있는데, 박박은 자신의 수도 정진을 위해 여인을 배척하는 반면, 부득은 계율을 깨고 그 여인을 절 안으로 받아들여 해산을 돕고 목욕까지 시킨다. 결국 먼저 성불을 하는 것은 부득이다. 이로써 불교의 진정한 정신은 계율에 집착이 아니라 대중에 대한 자비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부득이 수도 생활을 하는 박박에게까지 도움을 주어 함께 성불을 한다는 면에서 불교의 자비 사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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