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회서 이야기한 여자(병오년 계사월 무인일 병진시)는 예술가이다. 그의 남편복이 나쁜 까닭은 앞에서 밝힌 것 외에 중요한 하나가 더 있다. 곧 남자의 기운(관성)을 빼는 인성(印星)이 태과하다는 점이다. 그에게 목(관성)의 세력은 0으로서 미미한데 화설목(火泄木)의 이치로 목의 기운을 빼앗는 화의 세력(인성)은 3으로서 많은바 연약한 나뭇가지가 강렬한 불에 타서 없어지는 화다목분(火多木焚)의 형국이다. 이같이 남자의 정기를 빼는 여자를 만나 사는 남성은 아내로 인한 고통을 겪거나, 병고에 시달리거나, 무력해지거나, 부부이별하거나 심하면 죽는다.

여러모로 남자 복이 나쁜 이 여성이 과연 어떤 남자를 만나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보자. 그는 서른에 이른 을해년에 전문직 남자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이 남자(갑오년 무진월 갑진일 신미시)는 여자보다 12살 더 많고 자녀 2명을 두었고 그 생모인 아내와는 헤어진 이혼남이었다. 전문직으로서 돈을 잘 벌고 명성을 얻으므로 경제적 지위와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장점 외엔 이래저래 단점이 더 많은 남자였다.

짜거든 맵지나 말고 얽거든 검지나 말라고 했던가. 이혼남에다 나이도 12살이나 많은 주제에 처녀장가를 갔으면 젊은 아내한테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남자는 바람을 피워댔다. 여자는 그걸 알아채고 따지자 남자는 적반하장 격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남자의 끊임없는 바람과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하려고 여려 차례 마음은 먹었으나 둘 사이에 생겨난 아들 때문에 결행하지 못한 채 이때껏 참고 살아왔다.

이 남자의 바람기는 사주에 실재한다. 그의 사주에는 본처에 해당하는 정재 2개와 애인에 해당하는 편재 3개가 혼재한다. 정재와 편재가 섞여 있는 상태를 정편재 혼잡이라고 이르며, 이런 남자는 대개 바람을 피운다.

다음으로 이 여자의 자식복은 왜 나쁜가를 보자. 이 여자의 오행 중에서 자식에 해당하는 오행은 금이며 그 세력은 1로서 쇠약하건만, 토생금의 이치로 금을 생조하는 토의 세력은 3이니 금이 흙에 파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꼴이다. 이를 토다금매(土多金埋)라 한다. 곧 어머니(토)의 과잉사랑 때문에 아이(금)가 활발하게 자라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이 여자의 아들은 어릴 적부터 팔과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다니기 일쑤였고, 고질적인 위장 질환과 대장 질환을 앓는 등 몸이 성한 날이 없었다. 그리하여 학교에 적응을 잘하지 못해서 휴학하기도 하여 어머니의 근심과 걱정은 끊이지 않았다. 뿐이랴. 어릴 적에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구타당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들이 아버지를 싫어하고 증오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도 어미로선 가슴이 아팠다.

남편복도 나쁘고 자식복도 나쁜 이 여자가 궁합을 통해 음양오행이 맞는 남자를 만나 결혼했더라면 남편과 자식으로 인한 고통을 완화내지 최소화할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러질 않은 잘못으로 불행을 고스란히 겪어 왔으니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랴.

종교 절대주의가 부를 결혼의 비극

남자 사주에서 배우자에 해당하는 코드는 재성(財星)이다. 이 재성의 유무, 위치, 강약, 청탁, 동향 등에 따라 처복이 어떤가를 판단한다. 재성이 배우자궁에 아름답게 앉아 있으면 내조를 잘하는 부인을 만난다고 진단하고, 재성이 파괴되면 상처한다고 전망하고, 재성이 너무 많이 존재하면 마누라한테 쥐여사는 남자라고 판정한다. 그리고 사주에 재성이 없으면 무재사주라고 칭한다. 무재사주의 남자는 인연이 잘 닿지 않아 결혼이 늦어지거나, 좋은 조건의 여자를 만날 수 없거나, 결혼 후에도 아내로 인한 고초를 겪는다. 그러므로 인연 운이 오는 때를 잘 잡아야 하고, 배우자를 고르는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노총각으로 늙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 예를 보자.

36세의 남자(계해년 갑자월 정축일 병오시)는 인물이 준수한 준공무원이다. 대학원에서 복지학을 공부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부모의 재력이 좋아 상속 받을 재산도 많다. 그런데 아직도 짝을 얻지 못했다. 무재에다 재성을 제압하거나 무력화하는 오행이 많아 상처할 팔자이므로 본인과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여자를 찾아야 한다. 같은 36세로 벤처사업을 하는 남자(계해년 계해월 갑자일 갑자시)도 짝을 얻지 못한 채 나이를 먹어간다. 무재에다 인성(印星)이 태과하니 재성에 대한 반극(反剋)작용으로 상처할 우려가 높다. 이를 막아줄 여자를 만나야 한다.

37세의 남자(임술년 갑진월 을축일 갑신시)는 미남이고 조부가 목사임을 내세우나 아직 인연의 끈을 잡지 못했다. 무재에다 재성을 파괴하는 비겁(比劫)이 많고 배우자궁이 상형•상파하니 아내와 불화•이별할 팔자다. 본인과 합을 이루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여자를 만나지 못하면 불행을 겪는다. 41세 남자(무오년 경신월 경신일 신사시)는 탄탄한 기업체의 간부로서 장차 10억원 대의 재산을 상속받을 장미빚 전망이 있건만 옆자리가 허전하다. 재성의 세력이 강해지는 35~38세 사이에 인연의 끈을 잡았어야 하건만 기회를 놓쳤다. 비겁이 태과하여 상처할 팔자이니 이 비겁을 다스려 통제할 여자를 얻지 않는 한 상처의 아픔을 겪는다.

43세 남자(병진년 기해월 정묘일 갑진시)는 철강회사 기술직 직원으로서 빌라도 갖고 있으나 아직 배우자가 없다. 무재사주인 줄 모른 채 지낸 탓이다. 2대운(20~29세)에 재성 운이 왔는데도 놓쳐버렸고 35세와 36세에도 재성 운이 왔건만 흘려보냈다. 51세 남자(무신년 기미월 신사일 경인시)는 명문대학 졸업에다 석사 학위까지 딴 교사로서 고향에 임야와 전답도 많은 부자다. 무재에다 재성을 반극하는 인성이 과다하고 배우자궁이 상형하니 배우자와 불화•이별할 팔자이므로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이를 막아줄 여자를 구하는 게 살길인데도 전문직이나 공무원 여자를 찾고 있다.

위 여섯 명의 남자는 노총각이 된 공통점을 안고 있다. 모두 기독교 신자로서 기독교인 여자만 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에겐 종교보다 궁합이 중요하다. 종교 절대주의 내지 우선주의가 이들의 결혼생활과 인생살이에 불행을 가져다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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