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두바이행 비행기 안에서 쓴다. 제13차 람사르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포늪과 따오기복원에 참여하는 행정과 지역주민들이 함께한다. 평생 우포늪과 순천만, 봉암갯벌, 주남저수지 그리고 미래 습지보고인 대봉늪 등을 보전하기 위해 일해 온 필자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회의에 참석하는 셈이다. 이번 회의에 환경부가 지원하여 해당지역에서 무려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그동안 우포늪과 순천만. 제주 동백동산, 인제 용늪 등을 보전하는 과정은 환경운동가들의 피와 땀이 묻어있는 곳이다. 특히 우포늪과 순천만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잘 보전 된 이곳을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지역주민들이 람사르습지도시를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정부지자체, 교육기관, 지역주민, 습지보전전문가 등이 협력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두바이람사르총회에서 우포늪 습지도시 선정

두바이 람사르협약총회에서 우포늪을 비롯한 각국의 습지 22개를 먼저 습지도시로 선정하여 함께 두바이행 비행기를 타게 된 것이다. 2008년 경남 창원 람사르총회 이후 10년 만에 새로운 의제로 민관이 함께 하는 셈이다. 2013년 우포늪가 세진마을이 람사르시범마을로 처음 지정되면서, 당시 환경부장관과 람사르총회 사무총장이 참석하여 다부터 마을 앞 주차장에서 습지의 날 정부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그때 지역주민들이 함께 기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동안 창녕군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시작한 일이 지금은 세진마을에서 주매, 소목, 신당마을로 확대되면서 향후 지역의 자연과 농업, 어업 등이 친환경적으로 변하면서 그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람사르총회에서 25일 수여하는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서’를 받기 위해 나라마다 지역 행정의 책임자들이 두바이총회장에 모이는 것도 주목된다. 창녕군수와 순천시장, 인제군수, 제주도청 등과 중국 창수시, 프랑스 아미엥 등 많은 나라에서 참석하면서 앞으로 습지도시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이 국제교류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그래서 경남교육청과 우포생태교육원 등 교육기관도 처음으로 6명이 두바이총회에서 미래 세대들을 위한 국제교류와 람사르총회 의제로 세계환경교육 결의안을 제안하기 위해 부대 행사까지 준비하였다.

* 우포생태교육원 세계 환경교육결의안 제안

이렇게 과거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던 늪 하나가 국제적인 보물로 진화하여 세계인들에게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모범사례로 소개되는 셈이다. 자연은 생명다양성을 창조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숲이 있다. 사람은 죽으면 나무가 된다.

10월과 11월은 낮밤 기온차로 물안개가 아침 해를 황금색으로 품어내는 시간이다. 이때쯤 어부들도 그물질로 바쁜 가을이다. 우포늪과 대봉늪 등 낙동강이 선물한 늪의 고장 창녕에는 은 다양한 겨울철새들 중 오리류 등은 여름철 수생식물이 만든 열매들을 먹으면서 2-3주간 머물고, 더 남쪽으로 이동하는 중간 휴식 공간이다. 특히 여름 철새와 겨울 철새가 교차하는 공존의 시기로 지금 3000~4000마리의 철새들이 들어와 있다. 아쉽게도 2주일 전 태풍비가 영남 내륙에까지 영향을 미쳐 낙동강이 만든 우포늪도 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5년 만에 늪이 범람했다. 예년에는 10월에 태풍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서 실제로 10월 하순 쯤에는 7-8천 마리 이상의 물새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 모니터링 자료에서 나타난다. 쇠오리,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청머리오리, 알락오리, 물닭, 원앙 등 다양한 종류의 물오리들이 여름 늪이 남긴, 수생식물과 숲이 선물한 도토리 등을 먹으면서 활동한다.

우포늪에 겨울철새들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태풍비에 수생식물들이 늪가로 밀려서 먹이 터가 좁아지고, 생이가래와 개구리밥, 자라풀 등이 뒤엉키면서 먹이활동하기가 불편해지자 5천여 마리 물오리들이 남쪽으로 먹이 터를 찾아 이동했다. 올해는 낙동강 상류에서부터 태풍비가 많이 쏟아지면서 4대강 이후는 늪이 30-50cm 정도 범람하는 경우도 드물었지만, 사초군락지와 쪽지벌 쪽은 수위가 2m에 이르렀다. 일주일이 지난 14일까지 사초군락지 출입이 금지되고, 징검다리는 물에 잠겨 있었다. 평소 같으면 1천여마리에 이르는 큰기러기와 20여 마리 노랑부리저어새, 50여 마리 큰고니 등이 늪에 도래하여 먹이활동을 해야 할 시기임에도 10일 전에는 200여 마리의 큰기러기와 물오리 6천 마리 이상이 도래한 겨울철새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무척 궁금해졌다. 낙동강하구 ‘습지와새들의친구’ 조사자와 14일 오후 전화통화를 하면서 정보교환을 하는 가운데, 그곳에도 지금 쯤 2-3만 마리 물오리들과 1천여마리 이상 기러기류가 관찰되어야 하는데, 14일 조사에서 오리류 3천여 마리정도만 숫자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전날 주남저수지를 지나면서도 물오리들을 관찰했지만, 물오리 3-4백 여 마리만 보였다. 물론 연 제거를 위해 배 두 대가 계속 작업하고 있는 탓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쪽에서 내려오는 겨울철새들이 기후 탓으로 늦게 서식처로 도착하는 경우와 최근 태풍비로 인하여 일찍 도착한 새들이 안전한 먹이 터로 이동했는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살펴볼 일이다. 태풍비 흔적이 남긴 우포늪 사지포제방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것은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대봉늪은 우포늪을 축소한 신의 정원이다.

우포늪을 배경으로 한 ‘마당을 나온 암탉’과 2017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개막영화 ‘유리정원’은 대봉늪에서 촬영했다. 창녕 계성천이 화왕산 삼지에서 발원하여 창녕읍~계성면을 지나 장마면 대봉리 17km지점에 이르면 계성천이 넓어지면서 대봉늪이 나온다. 창녕군 장마면 대봉리와 남지읍을 잇는 10만평 일대 대봉늪 30년 이상 된 버드나무숲이 연두빛 초록을 만들어가는 4-5월에는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많은 생태학자들이 창녕의 보물이라고 하는 곳이다. 지난 2012년에는 재해위험을 줄이고, 하천정비 명목으로 왕버들을 제거하면서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곳에서 촬영한 ‘유리정원’은 장마면 대봉늪의 왕버들 군락지가 품어내는 물안개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영화 시나리오 내용 배경과 들어맞아 촬영하게 된 영화로 화면에 고스란히 담았다고 신수원 영화감독은 말한다. 일찍이 대봉늪 만큼 아름다운 우포늪도 사람들은 말한다. 한 언론에서는 “솔직히 인정하자. 창녕은 몰라도 우포늪은 안다. 가본 적 없어도 우포늪은 안다.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몰라도, 습지와 호수를 구별하지 못해도 우리는 우포늪 하면 자연히 ‘환경’을 떠올린다. 우리는 우포늪을 안다는 착각 속에 산다. 착각은 또 있다. 람사르(Ramsar). 람사르가 이란에 있는 도시 이름이란 사실도 모른 채 우리는 람사르 하면 환경이란 낱말을 자동 연상한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모종의 관계를 짐작한다. 우포늪과 람사르. 이 두 단어가 주는 생명의 기운을 어렴풋이 느끼며 우리는 우리의 교양을 안심한다. 이게 정확히 우리의 수준이다. 우리가 환경을 이해하는 최대치의 관심이다. 그래서 우포늪이 손해를 본다. 우포늪이 유명하다는데 한번 구경이나 가자는 생각으로 왔다가 실망만 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허다한 까닭이다.” 그 답은 ‘유리정원’을 영화로 만든 신감독이 대봉늪을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장소”라고 말한 의미를 깊이 들여다 볼 일이다. 우포늪만큼 뛰어난 경관을 가진 대봉늪을 잘 가꾸어 차기 람사르총회 때는 창녕군도 람사르습지를 여러 곳 갖는 진정한 늪의 고장이 되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낙동강과 남강 그리고 황강이 만든 국가하천 변 대봉늪과 우포늪, 가항늪 등 이름을 다 헤아리기 어려운 늪의 고장 창녕은 늪 생태계서비스와 문화 역사관광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하도 다른 지역과 차별성 있는 기획을 해양 할 때다. 이를테면 새벽과 해질 무렵 봄가을 늪 길을 걸어야 한다. 특히 기온차가 심한 새벽에는 안개와 물안개가 만드는 늪 풍경이 몽유도원도처럼 몽환과 신비한 천상의 세계를 창출하는 탓이다. 글쓴이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새벽녘의 우포늪과 대봉늪을 안내하면 모두 두 손 모으고 기쁨과 힐링 그리고 늪의 풍성한 생명력에 감동하여 돌아가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창녕군은 민관

협력을 통해 생태문화관광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를 구축하여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는 기획을 통하여 적어도 일년에 30회 이상 질 높은 맞춤형 관광을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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