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스물아홉 살의 여자 A(기사년 병자월 임자일 계묘시 생)가 찾아왔다. 무엇이 궁금하냐, 걱정거리가 뭐냐고 물으니 그냥 사주 전반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다. 먼저 타고난 성격과 기질을 살핀 다음 인생의 주요 사안인 건강, 배우자복, 자식복, 재물복, 관복을 두루 관찰했다. 그리고 올해 운과 내년 운을 점검하고 10년 단위로 펼쳐지는 대운을 중심으로 미래를 전망했다.

A는 총명하고 합리적이며 정도를 추구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남에게 기대기를 싫어하는 자립적 독립적 존재이나 자기주장이 강하고 아집이 매우 센 여자였다. “겉으론 잘 안 들어내지만 고집이 엄청나게 세네요.”했더니 그는 웃으면서 수긍했다.

오장육부의 허실을 본즉 사주에 물(水)이 지나치게 많으니 신장·방광은 너무 실하여 탈이고, 불(火)은 적은 데다 수극화의 이치로 물의 제압을 심하게 받으니 심장·소장은 너무 허하여 탈이니 중년까지는 신장·방광 관련 질환을 조심하고 이후로는 심장·소장 관련 질환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대체로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운이 오므로 건강에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을 듯했다.

재물복은 보통 정도였다. 재물코드인 재성(財星)이 월간과 명궁에 있는 데다 앞으로도 재물 복을 좋게 하는 운이 전개되니 재물은 들어오는 형국이다. 그런데 재성을 잡아먹는 코드인 겁재(劫財)가 월지에 버티고 있는 마당에, 재성은 월지의 코앞인 월간에 자리하고 있으니 겁재에게 잡혀 먹히기 십상이다. 이에 더하여 다른 곳에도 겁재가 두 개 더 있을 뿐만 아니라 겁재와 비슷한 성질의 양인도 두 개가 있으니 재성의 힘은 미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물의 뿌리인 상관(傷官)이 일지에 있긴 있으되 상형(相刑)의 상태로서 파괴 되어 뿌리 몫을 제대로 못하니 재성의 힘은 더욱 나약하다. 돈 관리를 잘 해야 할 필요성이 드러난다.

자식복은 어떤가. 재물의 뿌리이자 자식코드인 상관이 자식자리인 일지에 있으니 자식은 두겠다. 하지만 상관을 돕는 코드인 겁재와 양인의 세력이 너무 강하여 과생(過生) 상황이니 자식을 과잉보호하여 자식을 힘들게 하겠다. 또한 자식 코드인 상관이 상형하는 상태이니 자식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어렵겠다. 그렇지만 노년(77세~86세)애는 자식 운이 아름답게 오면서 상형 상태가 해제되므로 자식에게 경사가 생기거나 자식 덕을 톡톡히 볼 것이란 희망이 보였다.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남편복은 어떠한가. 남편 코드인 관성(官星)이 있으니 인연을 만나 혼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집이 강하여 가권을 쥐려 하니 남편과 다투고, 배우자 자리가 상형 상태이니 부부불화하고, 관성의 뿌리인 재성을 잘라버리니(재물복에서 본 바와 같이) 남편이 무력하고, 참고로 신살을 보니 독수공방한다는 고란살이 배우자 자리에 똬리를 틀고 있다. 따라서 남편복은 나쁘다는 결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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