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홀아비팔자에 거지팔자인 남자 A가 본인과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여자 B와 결혼해 살면 팔자를 고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또한 A는 성질이 불 같이 폭발적이어서 탈인데 B와 결혼해 살면 성질이 부드러워지고 아집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점도 살펴보았다. 여기서 A의 다혈질의 성격이 B와 만나면 순한 양처럼 바뀌는 이치를 더 알아보자. A의 어머니가 궁합을 의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들은 걸핏하면 부모에게 성질을 내다가다 이 아가씨한테서 전화가 오면 금세 나긋나긋해져요. 이 모습을 보니 여자의 기가 너무 세서 우리 아들의 기를 빼기 때문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우리 아들이 이 여자와 결혼해서 살면 기를 다 빼앗기는 바람에 과연 건강하게 오래 살까 싶어 걱정입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그림을 그려서 그 어머니에게 설명을 드렸다.

“남자는 화일생(火로 태어남)으로 기가 매우 세지만 토일생(土로 태어남)인 여자는 결코 기가 세지 않아요. 남자는 화 기운을 너무 많이 갖고 있어서 기가 너무 세니까 불같이 성질을 냅니다. 그런데 남자에게 없는 토가 여자에게 많으니 토설화(土泄火)의 이치로 남자의 화 기운이 빠져 나옵니다. 다시 말해 여자가 남자의 화 기운을 빼내서 오행의 균형을 맞춰주니까 남자의 성격이 순화돼서 나긋나긋 부드러워지는 겁니다.”

“아. 그래요? 그런데 이 아가씨는 외동딸로서 자기가 벌어서 부모를 부양한대요. 가정형편이 좀 어려워요.”

“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이 여자는 돈복이 많아요. 남자의 거지팔자와 상처팔자를 막아주고 남편을 출세시키는 명관과마(明官跨馬)의 여잡니다. 아들한테는 둘도 없는 구세주입니다. 이 여자를 며느리로 맞이해서 업어주시고 사돈댁도 도와주시면 축복을 받으실 겁니다.”

두 사람의 궁합이 좋은 점은 또 있었다. 앞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A는

배우자 자리가 상충하니 배우자와 불화하고, 부모자리가 상형하니 태생적으로 부모와 불화하는 팔자의 소유자다. 그런데 B와 만나면 본인의 배우자 자리 자(子)가 B의 월지 진(辰) 및 시지 신(申)과 어울려 셋이서 신자진(申子辰) 삼합을 이룬다. 그러면 A는 배우자 B와 화합하며 원만히 지내며 부모와도 정답게 지내게 된다.

이렇듯 나와 음양오행이 조화를 이루는 배우자를 만나면 성격도 바뀌고 팔자도 바뀐다. 이게 궁합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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