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의 봄은 버드나무 새순이 연초록빛으로 피어오르고, 버드나무 종류에 따라 그 빛깔도 다양하다. 왕버들과 선버들 그리고 수양버들과 능수버들, 용버들 등 다양한 버드나무들이 제각각 모양과 빛깔을 내면서 수채화 봄을 그려내는 것이다. 한편 우포늪 근처의 주민들이 심은 은사시나무와 이태리포플러 등도 각각 은붉은 새순의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늪 속 가장자리에는 잉어들 암수가 엉켜서 수초더미를 오가며 격하게 산란하는 소리에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잉어들이 철버덕철버덕 산란하는 소리를 내며 자손을 퍼뜨리려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생명잉태의 상서로운 기운을 느낀다. 때로는 어부들이 배를 저어 물고기 잡는 어로행위와 맞물려 잠시 긴장감을 더하기도 한다. 새들도 봄이 되면 몸짓이 달라진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사시사철 억새와 갈대 그리고 덤불사이로 재빠르게 이동하며 생활하기 때문에 그 모습을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오목눈이, 박새를 포함한 작은 새들은 봄이 오면 겨울철에 부족했던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나뭇가지 위로 올라와서 버드나무 새순과 작은 벌레들을 먹기 때문에 비교적 관찰하기가 쉬운 편이다.

버드나무 새순에 매달려 먹이를 찾는 새들

푸른 한반도에 자연의 봄이 왔으니, 남북의 사람 간에도 봄이 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마을에 핀 살구꽃을 보면서 람사르총회 참가를 요청하기 위해 갔던, 지난 2007년 4.9일 평양거리에서 본 살구꽃 가로수가 생각이 난다. 조만간 평양거리에는 수양버들과 살구꽃 잔치로 봄을 맞을 것이다. 해마다 봄 찾아오는 살구나무 꽃은 첫사랑 닮은 노을빛이다. 살구나무는 동네마다 집 앞에 귀신 쫓는 나무라 하여 집집마다 한그루씩 심어 놨다. 부디 한반도에도 전쟁 귀신은 썩 물러가고 평화의 봄이 오기를 소원한다. 가을쯤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오는 가창오리(반달오리-태극오리)편에 생명평화의 편지가 온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겨우내 우포따오기 논에서 먹이를 나누었던, 몽골로 떠난 독수리가 봄 찾아 고향 가듯이, 남쪽 문화예술인들이 평화사절단으로 평양 공연에 나서서 남북이 하나 되도록 좋은 공연을 보여준 모습에 큰 박수를 보낸다. 판문점에서 조만간 열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봄 그날이 오면 덩실 춤추고 싶다.

전쟁귀신 물러가고 생명평화 기운 가득하길

마침 창녕읍 직교거리에는 멋진 살구꽃이 해마다 환한 꽃 웃음을 보여준다. 이즈음 창녕 영산 3.1문화재가 쇠머리대기와 줄다리기를 동서부로 나누어져, 민족의 잔치를 벌였다. 내 어린 시절 자라던 고을에서 나이 들어 거리를 걸으며 줄다리기의 큰 어른이신 일봉 조성국 선생을 생각한다. 당신은 암울한 80년대 전두환군사독재시절, 광주를 5.18로 피비린내 나는 전장 터로 만들어놓고, 이를 덮으려는 국풍이라는 가짜축제로 국민들을 속일 때, 당신은 민예총 초대의장으로 민족정신이 살아있는 ‘줄땡기기’로 서울 소재 대학을 다니시며, 정의로운 민족문화를 깨우쳐주신 분이다. 당신께서는 민족의 스승인 남명 조식선생의 후예이기도 하다. 이런 상념에 잠시 잠겼다가, 예로부터 암줄이 이기면, 풍년과 다산을 한다는 믿음으로 글쓴이도 서부 쪽에 줄을 섰다. 동서부가 각각 기 싸움을 하고, 이내 ‘어영차~어영차’ 밀고 당기며 한판 승부를 겨룬 다. 승패가 결정된 후, 이판에 모인 사람들은 낫으로 새끼줄을 잘라서 집에 매달면 운수대통이라고 한 움큼씩 가져간다. 줄다리기는 주민과 민족 대동단결의 상징이다. 이렇게 창녕의 봄은 역사문화와 자연생태보전을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포따오기가 야생으로 날아간다

5월 17일, 드디어 10년 동안 우포따오기 복원의 노력을 보여주는 야생방사가 계획되어 있다. 그래서 글쓴이는 현재 만들어진 야생방사 후, 따오기가 먹이활동을 할 논과 습지 상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이다. 우포늪 보전을 위해서 많은 관리 인력과 주민참여정책이 필요하듯이, 따오기방사 후 국가가 사들인 보전지역 논과 밭 그리고 산림까지 우포늪에 살고 있는 야생동식물들과 따오기가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에 대한 고민이 깊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지역의 초등학생과 주민들이 따오기센터 앞 논에 모심기 행사를 10년째 하면서 따오기보전에 대한 교육적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올해도 4월부터 매주 주말에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일반시민들에게 아름다운 봉사프로그램을 제안했다.

1. 우포따오기 5월, 야생방사를 앞두고 우포늪 주변에 따오기를 기르는 미꾸라지 먹이나누기

프로그램을 제안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는 시장에서 약간의 미꾸라지를 직접 구입하여 오시면 함께 나누면 되고요. 혹시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우포자연학교에서 미꾸라지를 준비하겠습니다.

2.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매년 실시하는 독수리먹이나누기 프로그램도 11월에서 3월까지 주말과 겨울방학 동안 합니다. 아이들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행동을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먹이나누기로 생명평화 교육을 계속합니다.

자연 속에서 남북의 평화를 노래하는 아이들

3. 남북평화 공존의 시대가 오면 북한의 아이들과 함께 이런 행동을 같이하는 기회도 마련할 것입니다. 북한 안변의 두루미보호운동과 최근 북한이 평안남도 청천강하구 문덕 철새보호구와 함경북도 두만강 하구 라선 철새보호구에 대해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이미 우포늪 등 4개 지역은 람사르 습지도시로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람사르습지 도시 간 교류프로그램을 준비하여 경남교육청과 민간단체가 준비하고 있는, 제비, 양서파충류, 독수리 등의 생태교육을 상호 교류하는 것도 기대해 봅니다.

4. 특별이 참가비용 고민도 필요 없고, 참가 숫자에도 개의치 않습니다. 오직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포따오기자연학교’에 와서 자연 속 생명평화 배움터에서 쑥쑥 자라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바람으로 늪으로 들었다가 고라니(water dear~물사슴)의 갈대숲에서 먹이 활동과 가끔 그곳에서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기도 한다. 오늘 큰기러기들도 무리를 지어 버드나무호수에서 북쪽으로 떠날 날을 의논하는지 유난히 재잘거리며 의논이 많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며, 떠날 준비하는 그들도 성스럽게 보인다. 따오기 야생 방사장 앞 논에서도 노랑부리저어새와 대백로가 어우러져서 미꾸라지 잡는 모습을 보면서 조만간 따오기도 저들과 어울려서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빌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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