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는 사람들이 그립다

우포늪 람사르습지 등록 20주년에 따오기가 복원되고, 산밖벌이 복원되면서 야생이 되살아나고 있다. 람사르총회 때 람사르기획단에서 기획한 다부터 산밖포 농경지를 습지로 되돌리기로 한지 꼭 10년만이다. 참 그때는 글쓴이도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당시 키워드는 우포늪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따오기복원과 생태관광, 야생동식물서식지 확대였다. 노무현 정부의 분위기도 그랬지만, 당시 젊은 김태호지사가 민관협치로 일을 풀어가는 태도가 한몫했다. 그는 소탈하여 민간이 합당한 제안을 하면 그대로 수용하는 편이었다. 지금은 서울시장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아름다운재단,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등 시민운동을 해왔던 박원순대표를 람사르총회 홍보대사로 추천했을 때도 그랬다. 왜? 박대표가 홍보대사가 되어야하는 지를 김지사가 물었다. 먼저 람사르총회는 물새서식지인 습지보전과 다양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는 국제회의 인데, 그냥 연예인이나 얼굴 알려진 사람보다는 오랫동안 “마을이 생태다” “자연이 학교”라고 생각하는 환경과 시민들의 삶을 걱정하는 사람이 좋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특히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많은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교육 강의를 해야 할 사람으로 적합하다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후, 박원순대표는 공무원과 시민교육 그리고 시민운동을 오래한 경험을 토대로 소위 인식증진 프로그램에 큰 기여를 한 셈이다. 항상 그는 강의 말미에 “2차는 하지 맙시다.”였다. 우리나라 지나친 술 문화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긴다는 것을 잘 아는 탓이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오면서 시진핑주석이 공무원들에게 업무용 건배사에서 술을 금지하고, 다른 음료로 대체한 현장을 직접 보았다. 지난 친 음주문화가 중국사회에 부패를 가져오고, 부정적인 일로 중국 인민들의 원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우포늪에 또 하나 늪이 복원되었다

우포늪은 5개(3포, 2벌)의 습지로 늘어났다. 야생동식물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사라진 종이 복원되고, 비밀의 정원을 찾는 사람들도 행복하다. 이렇게 생태계 서비스는 자연과 사람을 위해 미래사회의 가치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2013년 우리나라 최초로 세진마을과 동백동산이 람사르습지도시 시범마을로 지정되어 마침내 2017년 람사르습지 후보 도시로 환경부가 선정하였다. 2018년 11월 두바이 제13차 람사르협약총회에서 람사르사무국이 한국, 중국, 프랑스 등 21개 후보지역을 정식으로 선정하는 절차를 국제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글쓴이는 우포의 야생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시회와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우포늪보전과 따오기복원을 제안하고, 현장 관찰하면서 만났던, 담비와 삵, 가시연꽃, 물꿩, 독수리 등 다양한 생명들을 담아둔 기록물들이다. 심포지엄도 지금은 고인이 된, 따오기복원 제안자인 김수일교수를 회고하고, 앞으로 어떻게 따오기와 우포늪의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이 잘 살아갈 터전을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토론의 장이 될 것이다. 28년간 우포늪을 들여다보면서 지금도 생각이 많다. 이를테면 생태관광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코스타리카를 오래 전 다녀오면서 머릿속에 담아둔 아이디어를 풀어낼 때이다.

코스타리카는 생태관광으로 살아간다

99년 중미 코스타리카 람사르총회에 참석하여 많은 것을 보았다. 당시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개막사에서 “생태관광”이라는 화두를 꺼냈다. <지속가능관광ㆍ생태관광은 환경보호와 지역주민의 복지향상을 염두에 두고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있는 여행,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양식에 기초한 관광이다. 평화와 생태친화적인 국가 발전전략을 추구해온 코스타리카는 지구 온난화가 본격화되면서, 1985년 관광 산업의 차별화 전략으로 지속가능관광을 채택했다. 지속가능관광은 경제, 사회문화, 환경 세 가지 요소를 축으로 구성된다. 지속가능관광을 통해 경제적으로는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전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문화적으로는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코스타리카 지속가능관광 정책이 추구하는 가치는 지속가능성, 혁신성, 포괄성(비배제성)이다. 코스타리카는 지속가능관광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지속가능관광 인증제도(Certification for Sustainable Tourism)’를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각각의 관광 사업자(기업)들이 지속가능한 모델을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인증한다.> 코스타리카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산업화를 통해 얻은 부를 가지고, 휴양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그들이 쓰는 돈을 통해 자연환경을 잘 보전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도 나아지도록 에코경제(녹색경제)를 창출하는 전략을 쓰는 셈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이런 전략을 우포늪에서 기획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전략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민관전문가들의 협력을 통해 코스타리카처럼 생태관광이라는 지역경제의 나아갈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포늪 주변 국립습지센터 등 기관협력 필요하다

1997년 8월 자연생태계 보전지역 지정제도가 실시된 뒤 처음으로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의 훼손을 막기 위해 우포늪의 사유지를 사들이기로 했다. 환경부는 우포늪의 늪지 안에 들어 있는 사유지 매입비용으로 예산을 책정해 우선 늪지에서 보전이 시급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입에 들어갔다. 늪지 안에 25만 평의 사유지를 모두 사들일 계획을 세우고 집행에 들어가기 위해 예산을 책정했다. 환경부는 또한 보전지역 지정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을 우려해 반발해온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지역주민에 한해 보전지역 안에서 영농채취활동을 하는 것을 인정하고 건축물의 증개축도 한 해 한 차례씩 허용하겠다는 등 구체적인 설득작업을 펼쳤다. 그 결과 주민대표들로부터 보전지역 지정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1997년 7월 우포늪이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이 되고, 98년 3월에는 ‘람사르협약’에 의한 국제적으로 보전되어야 할 습지로 지정됐다. 우포늪에는 많은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공무원, 조류전문가, 환경감시원, 지역주민 덧붙여 국립습지센터와 경상남도 람사르재단, 우포생태교육원, 따오기복원센터 등 국가와 경상남도, 경남교육청 등의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들이 2008년 람사르총회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한편 생태관광과 람사르습지도시, 그리고 다양한 체험장이 만들어지면서 지역주민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숙박과 음식점, 자전거대여점 등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은 개선되고 있다.

우포늪을 통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길은

특히 휴경지에 보리 등을 심으면 국가가 생물다양성계약으로 보상해주고, 겨울철새가 오는 시

기에는 어민들에게 어업보상을 통해 철새도 보호하고, 관광객은 볼거리가 있어 좋아한다. 이러한 기초보상과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우포늪 전체에 대한 자원조사와 시기별 생태관광객들에게 어떤 전략으로 이들이 이곳에서 휴양하고, 여행하는 동안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전략협의체가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할 과제이다. 적어도 코스타리카 수준의 지속가능관광을 위해 생태관광은 경제, 사회문화, 환경 세 가지 요소를 축으로 구성해야 한다. 지속가능관광을 통해 경제적으로는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전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문화적으로는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창녕군과 문화원, 지역교육청, 향교 등 유관기관과 민간전문가 등을 결합하여 상설협의체를 통해 토론하고, 실행하여 평가해가는 풍토가 정착되어야 생태-문화-역사-예술자원들이 빛을 발할 것이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