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풍경

우포늪의 6월은 뭇 생명들을 온전히 자연 안에서 잘 살아가도록 어미들이 부지런히 먹이를 구하여 자식들을 기르는 달이다. 한편 잉어와 붕어, 가물치 등은 자식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상위포식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물속에서 계속 보초를 서기도 한다. 한편 새들도 왕버들과 은사시나무 등 곳곳에 둥지를 트고, 새끼들을 길러 이소하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6월은 뭇 생명들이 자연 안에서 선순환을 하며 살아간다. 사람들도 이른 새벽 물안개와 함께 화왕산을 뚫고 오르는 태양을 촬영하기 위해 멀리 수도권에서 새벽을 달려 오는 계절이다. 물안개 속에서 그물질을 하는 어부들의 모습도 사진으로 부지런히 담는다. 이제 청머리오리와 넓적부리오리, 청둥오리 등 일부만 남고, 겨울철새들은 북방으로 다 날아갔다. 가장 궁금한 것은 청둥오리는 우포늪에서 산란하여 새끼들을 기르는 모습이 눈에 띄는데, 청머리오리와 넓적부리오리는 과연 이곳에서 산란을 하는지가 관찰대상이다. 따오기복원센터 주변 따오기를 기르는 논 주변에는 흰눈썹황금새의 경쾌한 울음소리가 버드나무 주변을 옮겨가면서 여러 사람의 눈귀를 홀린다. 미처 이소하지 못한 흰눈썹황금새는 자기 둥지와 구역을 지키면서 부지런히 둥지 안에 있는 새끼들의 먹이를 나른다. 경계심도 무척 강하다. 오늘은 오랫동안 늪 주변에서 왜가리와 백로들이 물고기와 개구리 사냥에 열중 하느라고 더운 날씨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우포늪은 야생동식물들의 보고 지역임을 더욱 느낀다.

보리밭 풍경

1. 합천보와 창녕보 사이의 우포늪 생태변화도 조사해야

청와대는 4대 강 사업이 정상적인 정부 행정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 강 사업의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대한 감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간하도록 지시했다. 과거 정부가 성급한 진행으로 정부 내 균형과 견제가 무너졌지만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됐다고 덧붙였다. 당장 청와대는 녹조 발생 우려가 큰 4대 강 보를 6월부터 상시 개방하고 환경부(수질)와 국토교통부(수량)로 나뉜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도록 정부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때맞춰 시민단체인 낙동강네트워크가 대통령 공약사항인 4대 강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보 상시 개방과 4대 강 사업 전면 재조사, 보 철거를 검토해달라고 문재인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문 대통령은 양산 휴가지에서 업무지시를 통해 4대 강 민관 합동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앞으로 1년 동안 보 개방에 따른 생태계 변화와 수질·수량 상태 등을 평가해 2018년 말까지 16개 보의 처리 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여 청와대와 시민사회의 공통 주장인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한 재평가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일은 생태·역사·자연문화 유산 등 4대 강 준설과 보 건설, 제방 조성 과정에서 잃어버린 많은 것을 세밀하게 챙겨야 한다. 단순히 4대 강 복원이라는 의미를 넘어 낙동강처럼 사행천으로 이루어진 모래 강과 풍부한 배후습지를 가진 지역은 수렵과 어패류를 채집하던 인간의 삶을 담은 역사·문화적 자산까지 담아내는 복원사업을 기대한다. 강 흐름이 생성된 수천 년 동안 강변 모래톱 위에서 오랫동안 농업을 해왔던 범람 농업 경험 등을 인문학적 측면에서도 재발굴해 단순한 4대 강 복원이 아니라, 생태 문화적 차원에서 농부와 지역현장 전문가, 고고 역사문화 관련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이해당사자들이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처음 재평가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수천 년 동안 강변에서 살아온 주민의 인문학적인 삶의 역사와 자연사를 세밀하게 조사해 이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강다운 강으로 복원되기를 기대한다. 강은 흘러야 한다는 것이 진리이다.

청딱다구리의 모성애

2. 우포늪 주변에 산재한 고분군의 역사를 찾아야한다.

우포늪 가에 살면서 늘, 관심을 두는 것이 있다. 언제 쯤 다음에 열거하는 우포늪 인근의 대합면 주매리 고분, 이방면 거남리 고분과 초곡리 소장리 고분, 유어면 선소리 고분 등 미처 찾아내지 못한 선조들의 삶터까지 흔적을 표식하고, 관리-복원 할 것인가를 과제로 설정하여 살고 있다. 우포늪 생태계를 보전, 복원하고, 따오기라는 사라진 생물종을 되살리는 일을 제안한 사람으로서 마침, 문재인정부가 가야사 복원이라는 우리지역의 역사적 과제를 화두로 던진 상황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예로부터 늪가에는 수렵과 채집생활을 하며 청동기시대를 거치면서 농경생활을 한 흔적들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는 생태-문화예술, 그리고 역사분야에서 통합적으로 지역의 자산들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있지 않는 실정이다. 글쓴이도 수시로 학계와 관련기관에 우포늪을 가운데 두고 주변 지표조사를 통해 역사적 흔적을 찾고, 자연사가 만든 우포늪의 미래계획 세우기를 권고하고 있다.

3. 우포늪 주변 가야사 흔적도 따오기처럼 복원해야 한다.

“봉곳봉곳, 젖가슴마냥 부드럽게 늘어선 교동고분군. 창녕의 진산 화왕산을 병풍삼아 완만한 구릉과 야산이 아래로 아득하다. 굳이 풍수가가 아닐지라도 이곳이 예사롭지 않은 땅임을 느낄 수 있다. 낙동강이 남쪽으로 굽이치며 비옥한 들판을 품에 안은 천혜의 땅. 1500여 년 전 옛 가야인들도 이곳에 서서 저 너른 들판을 가슴에 품었으리라.”(조경화학예사) 마침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서 촉발된 '가야사 복원' 논쟁이 역사학계와 관련 지자제를 중심으로 논란이 많은 모양이다. “대체로 가야사 전공자들은 정치권의 주문에 당황한 표정이고 정치적 접근으로 인해 학문이 왜곡될까 우려하는 눈치다. 반면 해당 지역의 지자체들은 반색하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때 우리가 가야사를 연구하지 않으니까 일본은 제국주의시대부터 한강 이남의 한의 남부를 근대 식민지처럼 경영을 하고 그리고 가야지역의 그 통치기관인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야사는 한국사에서 발해와 버금갈 정도로 소외된 부분이었다. 연구자도 적고 연구해도 삼국에 비해 영향력이 적었다. 따라서 대체로 가야의 자체적 발전에 대한 연구보다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많았다. 임나일본부설, 신라에 의한 패망, 광개토대왕의 침략, 일본이나 백제와의 관계 등등. 아쉽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가야사에 대한 기초 사료가 절대 부족하다. <삼국사기>, <일본서기>가 절대적이며 기타 중국 자료도 일부 인용되고 있다. 이런 자료는 이미 분석 완료된 상태다. 결국 남은 것은 고고 자료들뿐인 셈이다.

4. 영호남에 산재한 가야사 유적에 주목 한다

초기에는 경남과 경북 일대에서 주루 발굴되었으나 최근에는 전라도에서 유물이 나오면서 가야사에 대한 시각이 확대되었다. 덧붙여 우리 고대사를 전해 주는 기록들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우연히 '삼국(三國)'자 붙은 역사기록물이 2개만 지금 남아 있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까 원래 기록에 따라서 삼국시대 이런 명칭이 붙여지게 되었다. 따라서 고구려, 백제, 신라 이외에는 좀처럼 돌아보지 않는 그런 역사 연구와 그리고 교육이 되어왔던 셈이다.” (전종익, 김영식) 다행히 가야사가 단순히 낙동강 가에 위치한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경북까지 미치는 이런 역사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섬진강 주변, 그다음에 또 광양만, 순천만 심지어는 남원 일대 그리고 금강 상류 유역까지도 고고학적 유적이 남아 있다. 다만 역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방정책’이 될 수 없다. 어디까지나 학계의 몫이다. 충분한 학술토론을 거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통설이 나올 때까지, 곳곳에 흩어진 고고학적 유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잃어버린 가야사를 복원하는데 시민사회와 자자체도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인식위원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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