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시대에도 언론은 중시되었고, 민의와 정의를 대변하였습니다. 고려 때에는 어사대가 간언

빅종훈 경상남도교육감

의 역할을 맡았고, 조선 시대에는 사간원이 직간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맑고 요긴한 일을 하는 곳이라 하여 청요직(淸要職)의 하나로 불렸습니다.
위나라의 신비(辛毗)는 문제(文帝)가 민가 10만호를 이주시키려 하자 임금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간언을 했다고 합니다. 옷자락을 당기는 견거(牽裾)의 전통은 우리 나라에도 이어져 임금에게 직간을 한 간관들이 많았습니다. 한나라 성제(成帝) 때의 주운(朱雲)은 황제의 스승이 관록만 축내고 부패를 일삼는 것을 간언하다 잡고 있던 난간을 무너뜨렸습니다. 절함(折檻)이 충언의 뜻으로 쓰이는 유래입니다.
언론은 언로(言路)의 길을 따라 그침없이 흐르는 언류(言流)입니다. 그리고 흘러가야 할 것은 바른 말이어야 합니다. 옛 사람들은 언론을 바르고 깨끗한 말의 소통으로 이해했고, 그것을 숭상하였습니다. 민주주주의가 싹트기 전인 그 시대에 언론은 이미 삶의 진실을 지키는 길로 인식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받들었던 것입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매우 복잡해졌습니다.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면서 조정을 거칩니다.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커졌고, 그 사명도 무거워졌습니다. 흔히 언론사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정론직필을 듭니다. 그것은 언론의 생명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세상 속에서 살림살이를 꾸려 가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바르고 곧은 말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언론의 말은 정론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이 오고가는 정담, 살림의 즐거움을 자아내는 미담, 발견과 창조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재담과 미문도 직필 못지않게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창간된 비사벌경남뉴스은 인터넷 공간에서 소통하는 뉴미디어입니다. 지면의 제한을 넘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의 매체입니다. 이 장점을 한껏 발휘하여 도민들의 삶을 뜻깊고 아름답게 가꾸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경남교육에 대해서도 비평과 온정을 담아 알뜰히 그려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사벌경남뉴스의 필치가 세상을 밝히고, 또한 아름답게 수놓아 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아 창간을 축하하는 박수를 보냅니다.

경상남도교육감 박 종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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