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청와대 프레스센터인 춘추관에서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개 구조개혁'을 발표했다.

"독일은 1990년대 유럽의 병자로 불렸지만,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유럽의 중심국가로 부활했다"며 고임금·정규직 대 저임금·비정규직의 '노동시장 양극화' 프레임을 지적하고 무엇보다도 노동개혁을 특히 강조했다.

‘나뭇잎이 시드는 것은 나뭇잎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지와 줄기에 문제가 더 크고, 근본적으로 뿌리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발표한 구조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요성과 효과성만 강조해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사회는 2000년대 중반부터 ‘노동시장 양극화’ 뿐만 아니라 양극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하위소득과 상위소득 간의 소득양극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기업양극화, 도시와 농촌간의 삶의 질 양극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과밀·과소 양극화 가깝게는 우등생과 열등생이라는 학업성적 양극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남지역은 어떠할까? 10인 이상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광공업통계조사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의 경남 제조사업체수는 7,101개와 종사자수는 342,672명이다. 전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사업체 통계를 살펴보면, 2012년의 경남 제조사업체수는 29,854개와 종사자수는 418,908명이다. 소기업(10명 미만 기업)의 비율은 76.2%이고, 소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18.2%라는 것을 시사해 근로양극화가 어느 정도인지를 대변한다.

2000년 이후 연평균 3.4%의 인구증가율을 보이며, 경기도 화성시(13,309개), 안산시(7,799개) 다음으로 중소기업이 많은 김해시(7,053개)의 경우 도시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1인 제조업체의 비율이 15.2%고, 소기업 비율이 69.7%를 보여 수도권·지역간·기업간 양극화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드는 잎을 잘라낸다고 해서 그 나무가 사는 것이 절대 아니다. 정치와 경제 그리고 여러 사회문제를 비판한다고 해서 지역이 살아 날 수 없다는 논리다. 지역산업의 경우, 부품 품질이 완성품의 경쟁력을 높이듯이 글로벌 경쟁은 개별 기업간 경쟁에서 기업생태계(기업군)간의 경쟁으로 심화·확대되어 가기 때문에 상생협력을 위한 동반성장을 필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없는 곳이 대구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경상남도다. 중소기업 정책이 국가고유정책이다 보니 지역성장동력이 된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다보니 경제 또는 산업진흥원이란 명칭을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이 이제는 기초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경기도는 7개나 있고, 이번 5일날에는 창원산업진흥원이 개원되었고, 김해도 11월에 비즈니스센터가 설립이 될 예정이다. 김해의 경우 상생문화를 조성하고, 협력사 종합지원 체계 구축과 실행, 상생경영범위를 확대해서 상생협력을 고도화하려는 ‘기업상생협력센터’를 구상하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 기대를 가져 볼만하다.

경남도 ‘늦다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더 빨리할 수 있다’는 삶의 교훈을 새길 필요가 있다. 경남은 미래 먹거리를 산업성장의 추세선에서 결정하지 말고, 그래핀이 나노보다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지는 소재산업이듯이 미래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무엇인지를 한번 더 찾고, 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둔다면 한국경제의 성장을 산파한 기회를 또 가질 것이다.

가는 화살도 여러 개를 합치면 꺾기가 힘들다는 뜻으로 여럿이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절전지훈(折箭之訓)의 고사성어가 생각이 난다.

김영표/연세대학교 객원교수
 

김영표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webmaster@gnn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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